'악마와의 토크쇼' 후기..몰입도 높은 호러쇼
1970년대 어느 심야 토크쇼가 대형 방송사고를 일으키고 폐지된 뒤, 그 사고 기록이 담긴 비공개 테이프가 별견됐다....는 설정의 모큐멘터리 공포영화입니다.
그 당시 실제 인기 토크쇼인 자니 카슨 쇼의 라이벌 프로그램으로 '올빼미쇼'가 있었다고 가정하는데요. 그 쇼는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심쩍은 심령술사, 사이비들을 판별하는 회의주의자, 그리고 사탄 들렸다는 어린 소녀를 게스트로 초청해서 자극적인 방송을 합니다. 적당히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으면 자제해야 하는데, 이런 류의 이야기가 늘 그렇듯 욕심 때문에 끝장을 보려다가 정말로 끔찍한 파국까지 가게 되죠.
<엑소시스트> 등 70년대의 유명 오컬트 영화의 오마주가 있는 가운데, 실존했던 회의주의자 제임스 랜디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등이 나와서 이야기를 달구고, 그 시절 생방송 토크쇼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린 영상과 TV 세트장 뒤에서 벌어지는 비하인드 장면이 적절히 삽입돼서, 마치 방청객의 한 사람으로서 그 현장을 지켜보는 듯한 몰입감을 줍니다. 서서히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연출 솜씨가 좋네요. 다만 마무리는 좀 뻔한 느낌으로, 기대했던 충격의 한방이 부족하다 느꼈습니다. 주인공 사회자의 욕망과 죄책감을 강조한 점도 모큐멘터리 영화 치고 작위적인 느낌이라 아쉬웠고요. 그래도 좋은 이야기 구성과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본 공포영화였습니다.
여담으로 토크쇼를 다룬 영화인 만큼 대사량이 엄청나고 1970년대를 좀 알아야 더 재밌는 디테일들이 많더라고요. 자막 번역가 분이 고생 많았겠다 싶었습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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