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디셈버] 페르소나(스포주의)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관계(36살 유부녀와 13살 미성년 남학생의 섹스 스캔들)를 가정(가족)이라는 결과로 만들어 낸 그레이시와 조. 스캔들로부터 20년 후 터부의 관계를 '기어이' 신화적 사랑으로 탈태시킨 두 사람의 가정에 영화 속 그레이시를 연기하게 된 배우 엘리자베스가 찾아 온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방문은 일견 견고하게 보이던 그레이시와 조의 관계에 아슬아슬한 파열음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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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soap opera)와 아트 무비 사이에서의 위태로운 줄다리기,

토드 헤인즈의 신작 <메이 디셈버>는 의외의 블랙 '코미디'다.​

가짜(연기)를 통해 진짜를 표현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배우 엘리자베스는 그레이시와 조 그리고 그들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리서치를 통해 그레이시라는 인물의 실체에 접근하고자 하지만, 그 작업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혼란은 가중될 뿐이다. 엘리자베스는 조가 건내 준 그레이시의 오래 전 연서를 읽고 자신의 작업에 있어 결정적 승리를 확신하지만(조가 떠난 후 자신의 침대에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그레이시를 연기하는 엘리자베스!) 바로 다음날 그레이시의 진술로 자신이 확신한 캐릭터의 알리바이는 처참히 깨지고 만다. 영화의 엔딩은 엘리자베스의 지리멸렬을 확실하게 선고한다. 그레이시가 소파에 누워 뱀을 매개로 조를 유혹하는 장면을 찍는 영화 제작현장이 그것인데 아무리 봐도 그레이시와 조 스캔들의 진실에는 관심이 없는 선정적인 상업영화로 보인다. 엘리자베스는 감독에게 추가 테이크까지 요청하며 열의를 보이지만 그간의 엘리자베스의 직업적 노력이 헛소동에 불과했다는 조소를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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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하게 구축된 아름다운 미장센과 과장 과잉의 스코어가 조화와 부조화를 오가며 시종일관 스크린에 팽팽한 긴장을 불어넣는다.

줄리안 무어와 나탈리 포트만의 투샷은 그 자체가 눈부신 스펙터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