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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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인셉션>, <다크 나이트> 등 국내외로 다수의 팬을 보유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를 보고 왔습니다.
해외에선 아직도 바벤하이머 열풍이 거세 기록 경신중이기도 하고 소재 특성상 국내 관객의 이목이 집중되는 작품이죠.
1.
흔히 크리스토퍼 놀란의 감독은 <인셉션>나 <덩케르크>에서 처럼 여러 플롯을 교차 편집해서 그 밸런스 유지하는 데 능하고, <메멘토>나 <테넷>에서 처럼 비선형적인 플롯을 구조화하는 것이 장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신작인 <오펜하이머>의 플롯 또한 ‘핵분열’의 플롯과 ‘핵융합’의 플롯, 두 플롯이 교차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시다보면 차근차근 흐름이 잡히겠지만, 보다 쉬운 해설을 위해 놀란 감독의 인터뷰를 참고하자면-
컬러로 구성된 플롯은 오펜하이머의 관점이고 흑백으로 구성된 플롯은 루이 스트라우스의 관점에 가깝다고 하네요.
두 플롯이 혼재되어 있긴 하지만 결말까지 보고나면 어느 정도 타임라인이나 플롯은 머리 속으로 정리가 되어서 이전 놀란 감독의 작품들만큼 복잡하지 않습니다.
2.
오펜하이머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지 않았는데, 180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오롯이 그에 대한 정보 전달하는 데 할애합니다.
크게 러닝타임의 60분 단위로 나눠서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초반 1시간 가량까지는 두 인물이 진술하면서 회고하는 식의 전기영화로 오펜하이머가 원자폭탄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합니다.
여기서 <인터스텔라>나 <테넷>에서 놀란 감독이 물리학에 가진 애정, <덩케르트>에서 놀란 감독이 세계대전 등 역사적 사건에 가진 관심도가 상당하게 들어납니다.
또한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철저한 자문을 거친 각본의 철저한 준비성이 대번에 느껴지기도 합니다.
3.
생각보다 정치적 성격이 짙은데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과 실존 인물 관련하여 다루다보니 공산주의 등 이념에 대한 이야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러닝타임의 한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정치 드라마의 성격이 강해집니다.
정치적 이념과 윤리의식이 대두화 되몀서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마침내 원자폭탄을 실험하게 되는 데까지가 러닝타임의 2시간 가량입니다.
폭탄이 터지는 강렬한 영상은 실제로 놀란 감독이 힘주어 연출하기도 했지만 시각적으로나 영화 장치적으로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4.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는 생략하고 남은 60분 가량은 사건 이후 오펜하이머의 트라우마 등 심리적 여파를 다룹니다.
심리 드라마의 성격이 강해지는데 클로즈업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청중의 발소리 등 사운드를 강조하거나 공감각적 시각 효과를 통해 심리를 묘사합니다.
오펜하이머의 심리를 전달하는데 있어 사실 가장 큰 비중을 하는 건 루드비히 고란손의 웅장한 스코어라고 하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5.
후반부에서는 이야기의 판도가 바뀌면서 법정 드라마의 성격도 띄는데 여기서 강하게 심리가 드러나는 배우들의 연기가 전체적으로 훌륭합니다.
킬리언 머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에밀리 블런트 등 좋은 배우들이 출연해 연기의 디테일을 보여주고 그 외에도 플로렌스 푸, 맷 데이먼, 데인 드한, 라미 말렏 등이 여러 군데 출연해 초호화 캐스팅의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6.
킬리언 머피와 플로렌스 퓨의 배드신이 두세차례 등장하는데 전체적인 맥락이나 오펜하이머를 소개함에 있어 꼭 필요한 장치로 쓰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건조한 톤 앤 매너로 긴 러닝타임 동안 한 인물에 대한 정보 전달을 받아서 루드비히 고란손의 스코어와 더불어 웅장한 전기문을 감상한 느낌입니다.
야심이 큰 감독의 야심작이긴 하나 전기문에 180분의 러닝타임을 할애하는 건 필요 이상으로 과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메테포도 장중한 오프닝이나 몇몇 대사 외에 더욱 활용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한 줄 평 : 루드비히 고란손의 스코어로 더욱더 웅장한 전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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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영화 전체에서 스코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이 영화의 상징과도 같달까요^^ 그러면서 음악 감독님 성함 오기재하는 미흡함 ^^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