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매니페스트 시즌1~4-간단 후기

지난주 golgo 님께서 올렸던 넷플릭스 신작 관련 글 보던 중에 눈에 띄던, 반대로 지금까지 눈에 띄지 않던 시리즈 하나가 있었어요. 바로 매니페스트였는데요, 왜 이걸 안 봤지 하고 떠올리다 보니 어느 기자님이 올렸던 기사꼭지가 스쳐 가기는 하더라고요.
전체적인 감상을 먼저 쓰자면, 시즌1에서 4까지,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은 있다는 거였습니다.
시즌1은 <로스트>느낌이 나더군요. 이런 식으로 조난 당한 이들이 생환한다는 내용의 미드는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러한 초반의 설정만으로 명확한 결말에 대한 플롯 진행과 플랜 없이 땜방질하듯(비표준어입니다만) 진행되다 다음 시즌이 캔슬되는 경우는 수없이 봐왔습니다.
매니페스트 역시 시즌3에서 NBC로부터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불운을 봤던 드라마라고 하네요. 넷플릭스가 냅다 이를 받아서 진행해 버린 시리즈라고 합니다.
다 보고 엌, 했던 거슨! 공개된 시즌4가 전체가 아니었어요. 시즌4 보실 분들은 파트2 공개된 뒤에 몰아보시는 게 낫지 않을까. 파트2 스트리밍 예정일은 아직 미정(그렇지만 곧 공개된다고)이라고 하네요.
간단하게 시즌별로 몇 자 적어보면.
시즌1. 로스트 떠오르더군요. 그때 생각도 나면서 뭔가 좀 향수에 젖어 보게 만들었답니다. 물론 드라마의 여러 전반적이고 꾸준한 부분에서 로스트 하위 호환 같은 느낌은 어쩔 수 없는 듯해요. 로스트의 아우라가 워낙에 강력했어서. 비행기에서 5년 만에 살아 돌아온 승객들이라는 설정, 그리고 이 승객들이 계시를 본다는 설정입니다. 여기서 미스터리가 저절로 생겨납니다. 이들의 관계와 배경만으로도 시즌1 끌고 가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시즌2. 중간에 살짝 집중력을 잃기도 합니다만. 왜 그들이 계시를 받고, 또 그게 무엇인지에 초점을 둔 터라 여전히 집중력을 잃지 않고 볼 만했습니다. 다만 가면 갈수록 어슷어슷해지는 부분, 또 펼쳐놓고 채워넣지 못하는 부분, 나왔다가 사라지는 캐릭터 역시 존재합니다. 어쩔 수 없는 듯. 장기 채비를 하듯 시즌에 대한 준비를 합니다만 계시일을 받아놓고 가는 드라마로 설정을 좀 달리하네요.
시즌3. 시즌1과 2의 기세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재미가 없다기보다 평범해진다고 할까. 그 방향으로는 안 갔으면 했는데 역시나 서양의 미스터리는 궁극적으로 거기에 도달하나 싶어지네요. 역시 세 시즌 중에서는 가장 재미가 떨어집니다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보게 하는 힘은 있습니다. 이야기가 뻔해지고 조금 구질구질해지는 것 같은 개인적인 소감으로. 특히 마지막 대목은 수긍하기가 좀... 그저 다음 시즌을 위한 결말을 위한 불필요한 떡밥으로.
시즌4 파트1. 가지 말았으면 하는 길의 궁극으로 치닫네요. 앞에도 썼지만 재미가 없다, 이게 아니라 이야기의 진행이 뻔하고 미시적이며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승객들끼리 결국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할 거면서 뭣 하러 그렇게 전 지구에 재난이 벌어질 것처럼 특히 일반인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처럼 전개한 건지. 디테일한 것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전 시즌을 복기하는 것은 좋은데 너무 미시적인 것에 집중해 이야기 전체의 재미를 좀 놓친 듯했답니다.
시즌4 파트2가 나오면 당연히 보겠습니다.
총평하면, 시즌 전체를 보게 하는 힘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시즌이 진행하면 할수록 미시적인 부분에만 매달려 외연의 확장에는 신경을 쓸 수 없는 플롯으로 치달아 버리네요. 시즌3에서, 왜 시즌4를 캔슬했는지 수긍이 갔답니다. 아무쪼록 시즌4 파트2에서 대미를 잘 장식해주기를 바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