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한산 리뷰 : 건조한 한산의 해무
1. 많은 분들이 불호하는 전작 명량의 단점이 개선된 듯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단점들을 꽤나 좋아했던 것 같아요. 인물과 신파없이 직진해버리는 이번 한산은, 좀 건조하네요.
2. 초중반부는 나름 흥미있게 봤습니다. 조선 수군과 일본 장수들이 전투를 준비하는 각각의 진영의 모습들이 재밌었어요. 특히 변요한 배우 연기가 참 좋더군요. 강단을 내려야하는 상황 속에서 카리스마가 빛나는 캐릭터였어요. 역사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고증도 잘 된 것 같았고요. 맥거핀처럼 활용되는 첩자 캐릭터들은 식상했지만, 뭐 그정도야 귀엽게 넘어갈 수 있죠.
3. 박해일 배우의 충무공은 좀 아쉬웠습니다. 명량에서 최민식 배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이었을까요. 전술에 대한 고뇌에 너무 빠진 나머지 대사가 별로 없고, 아직 중후한 느낌은 덜해서 캐릭터에 집중이 잘 안되더라고요. 헤어질 결심의 해준이 잔상처럼 남아있는 헤친자 관객의 실수이기도 한 것 같아요 ㅎㅎ
4. 여차저차 잘 쌓아온 서사를 클라이막스 해전에서 탁 터뜨려야하는데, 뭐랄까 비유하자면 이순신 전시회에서 주말에만 특별히 상영하는 짧은 필름 같았어요. 거북선 원툴에다가 학익진은 덤. 장수들은 멀뚱멀뚱... 오히려 당하는 왜군 쪽이 좀 더 유기적인 느낌을 받았네요. 전주성 파트는 너무 허술해서 어쩔 수 없이 맥락상 넣은 것 같았고요.
5. 명량에서는 노젓는 사람들부터 다들 고전해서 승리를 쟁취한 느낌이라 감동이 컸는데, 한산은 그렇지 못했어요. K-신파가 은근 잘 맞는지도요...? 고향이 통영이라 이순신에 대한 애정이 아주 조금은 각별해요. 노량 나오면 의리로 보겠지만 기대는 조금 덜어야겠습니다. 아래는 2년 전 방문했던 한산도 사진이에요. 제승당에 가면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시조를 읊으며 고뇌했던 충무공의 얼을 느낄 수 있답니다. 한번씩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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