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얼굴> 아트나인 시네마구구 후기 (강추!)
한지민 초청상영회 탈락에 실망하고 있다가
같은 날, 아트나인에서 GV가 있다는 소식에 쏴리 질러!!!!!!! 하고 다녀왔습니다.
익무 게시판을 보니까 압구정 씨집에서 1시 시영 시 간단히 무대인사 하시고(빈 좌석들 ㅠㅠ), 점심 드시고 이수로 넘어오셨나봐요!
아트나인 GV는 종영 후인 3시 반쯤 시작 했는데, 밥 먹고와서 기운이 좋다고 하셨거든요 ㅎㅎㅎ
입고 오신 초록 원피스는 한지민 언니가 선물한 거라며 자랑하셨는데 그 얘길 하시며 작가님이 참 예쁘게 웃으셨어요.
0. 유퀴즈?
GV 동안 앞에서 열심히 촬영을 하셔서 궁금했는데, 다음주 유퀴즈에 한지민 배우편이 방송된대요(7/6). 지민님이 역시나 은혜씨 이야기를 빼놓지 않으셨는데 그래서 유퀴즈 팀에서 스캐치 촬영? 나오셨다고 알려주셨어요. 혹시 모자이크 원하시는 분 있으면 손들어 달라고 하셨는데 잘하면 저... 유퀴즈 출연하나요!!!!!! (응 너 탈락) 한지민x정은혜 자매의 모습 또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1. <우리들의 블루스>와 개봉 시기
저는 이 영화 혹은 정은혜라는 사람을 먼저 보고싶어서,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지 않고 참고 기다렸어요. 제 최애 작가가 노희경 작가님이라 아껴둔 것도 있지만 배역으로 먼저 보기가 싫었다고 해야할까요(왜그랬;;)? 그런데 감독님 답변을 들어보니 드라마 측에서 캐스팅 제안을 하면서 영옥이 언니 '영희'를 연기한 은혜씨에 대해서 사람들이 모르고(편견 없이) 보길 원했고, 먼저 드라마 방영을 하고 이후에 개봉하는게 어떻겠냐고 조율을 하셨다고 해요. 생각해보면 그렇게 하는 편이 아무래도 영화 흥행에도 더 도움이 되겠죠? 감사하게도 출연 배우님들도 지원사격 해주고 계시고요ㅎㅎ 아무튼 <니얼굴>을 많이들 보시고, 8월 예정인 개인전과 출간 될 책도 많은 분들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제 우블 정주행 갑니다!
2. 왜 '니얼굴' 인가?
캐리커쳐를 하시니까 얼굴이 중요한건 당연한데 왜 '니' 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굴, 얼굴들, 네 얼굴, 너의 얼굴, 당신 얼굴 등등 많은 표현 중에서 왜 문호리 리버마켓 부쓰 이름과 영화 제목을 <니얼굴>로 하셨냐고 여쭸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답변을 주셨어요ㅎㅎ 평소 남동생이나 주변에서 서로 욕 하면서 장난칠 때? '재수없어 니얼굴~' 이런 식으로 자주 표현을 하셨다고... 약간 부정적이고 짓궂은 뉘앙스로요. 감독님이 착하고 도덕적인 것에서 조금 비틀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그림 그려주시는 거에요?" "응. 니얼굴" 하고 대답하는 장면에서 빵 터졌는데, 그런 분위기로 생각하니 익살스럽고 통통 튀는 느낌이 들어요. 답변을 듣고 '너의 얼굴'이라 상상을 해봤더니 노잼이고... 은혜씨랑 안 어울리는 것 같단 생각에 고개를 끄덕끄덕 했습니다.
3. 감독의 의도
영화에서는 은혜씨를 장애인으로 소개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점을 의도적으로 축소하지도 부각하지도 않아요. 주인공 은혜씨가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일상,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셀러로 활동하는 모습, 이후 전시나 다른 예술가들과의 협업 등에서의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가족들과 투닥거리고 댕댕이를 예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영화를 제작한 서동일 감독님은 은혜씨와 함께 살고 있는 아버지이기도 한데요, 기존에 장애 혹은 장애인을 담은 영화들이 차별, 편견, 어려움, 사회문제나 구조에 관심을 더 가져왔고 그들을 타인에게 '의존하는 존재'로 그리고 있는 것에서 탈피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코드 혹은 코드화에 대해 고민하시면서 편집 작업 하시면서도 어떤 부분은 많이 덜어내셨다고 해요. 은혜씨의 첫 그림을 봤을 당시, 엄마 장차현실 작가님도 그동안 은혜를 '주체적인 존재'로 바라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하셨어요.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는 은혜씨가 자기 일을 하고 주변과 관계 맺고 살아가는 우리와 다름 없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근 준비하고~ 영업준비 하고~ 그림 그리고~ 돈 받고 거스름 돈 주고~ 일하다 지치면 꾸벅꾸벅 졸다가 얼굴 비비며 정신차리자~ 하고, '지친다' '빨리 그려야 해서 힘들다' 솔직한 표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부모님의 도움도 받고 활동보조도 계셨지만, 살면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건 '그들'뿐만이라고 구분지을 수 없는 거니까요. 좋으면 웃고 춤추고 노래하고, 싫고 짜증나면 시원하게 욕도 하며 찡그리는 표정을 통해 누구보다 살아있는 존재처럼 보여서 좀 눈물이 났어요. (이건 제가 요즘 dead inside...라서ㅠㅠ). 은혜씨 사람 자체가 정말 매력적이라 영화 전반적으로 푹 빠져서 감상했습니다. 객석에서 빵터진 장면도 많았어요.
1600점의 그림을 직접 손으로 그리고 수익금을 모아 전시를 열거나 이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라는 어구를 넣지 않아도요. 시선 가는대로, 정해진 순서나 규칙 없이 작가님 마음대로 그린다는 점이 고유하고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은혜씨만의 시선과 터치로 완성된 그림들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대학을 졸업했지만 갈 데도, 일할 곳도, 만날 친구도 없었던 은혜씨의 현실이 많은 사람들과 닿아있단 생각도 들었고.. 자신을 발견하고 길을 열어가는 과정이 저에게 위로로 다가왔습니다.
그림, 시, 노래, 춤이 한 장면에 모아진 후반 시퀀스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도시 노마드' 퍼포먼스와 은혜씨의 춤선이 예술이었어요. 그래서 GV 경험이나, 드라마 우블 요소를 빼고 이 영화만 놓고도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는지, 다른 분들께 다큐로서 추천할만한지 자문했을 때 YES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분위기가 유쾌한 것 외에도 존재, 예술, 노동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영화 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마을공동체' 같은 방식에 관심이 있어서 양평 문호리 지역 커뮤니티와 리버마켓이라는 공간도 인상적이었어요. 진지한 성찰을 빼더라도 "예쁘게 그려주세요." "안 예쁜 얼굴이 없어요." 라는 말이 어찌보면 상투적인 표현인데도, 아름다운 것, 생동하는 존재가 주는 에너지를 한껏 느낄 수 있어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좀 진지대장이라 그렇지.. 그냥 유쾌한 힐링영화로 보아도 손색 없습니다! 엔딩 타이틀 떴을 때 아익!! 재밌는데 벌써 끝났어? 했을 정도였어요.
GV끝에 '니...니... 나 버렸지!! 지하철에! 나쁜 년!' 하면서 명대사도 날려 주시고, 춤도 추시고, 같이 사진도 찍어주셨어요!
선착순 포스터를 못 받아 조금... 아쉬운 것 빼고는 아주 아주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몇 분은 있겠죠) 감사합니다 <3
링딩동링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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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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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 재수없이 니얼굴~ 에서 빵터졌어요ㅋㅋㅋㅋㅋ 은혜씨를 장애인으로 소개하지 않는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