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본 히어로물 중에 가장 참신하게 느껴졌던 [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
뭔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닥터 스트레인지’ 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죠. 지적이고 날카롭고 외골수적인 성향의 외과의사 출신(?) 히어로...ㅎㅎ
영화를 보기 전, 마블의 또 다른 작품인 아이언맨처럼 ‘닥터 스트레인지’ 라는 개인 캐릭터에 좀더 집중해 유머 감각이나 매력을 보여주는 가벼운 전개로 2편이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한 채로 극장에 들어갔지만... 끝나고 나니 제 예상은 하나도 맞아 떨어진 게 없네요...ㅋㅋㅋㅋㅋㅋ 다 보고 나서 뭔가 뒷통수를 빡!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은 의미로요!
영화 전체적으로 너무나도 참신한 부분이 많았기에 몇 가지를 정리해서 써보려 합니다ㅎㅎ
* 지금까지의 마블에서 볼 수 없었던 공포, 호러 장르
전작의 가벼운 느낌은 어딜 가고, 전혀 새로운 분위기의 영화가 되어 돌아온 닥터 스트레인지2 입니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약간의 공포 분위기가 있다?는 정도로만 알고 갔지, 그래도 전작에서 이어지는 어딘지 모르게 유쾌한 분위기를 상상했던 저로서는 컬쳐 쇼크였습니다ㅋㅋ 마블 히어로물은 항상 특유의 밝은 분위기가 있을 거란 생각이 와장창(?) 부서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전개 하나하나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네요ㅋㅋㅋ
영화의 전체적 흐름은 이런저런 인생의 시련(?)을 겪고 난 후, 다크홀드의 강력한 힘으로 원하는 걸 갖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완다(스칼렛 위치) 와 세상을 혼돈에 빠뜨릴 그녀의 행동을 저지하려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결입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닥스’(일명 닥터스트레인지)는 본인조차도 강력한 마녀인 완다를 이기기 힘들 것이라는 것을 대놓고 이야기하며(...), 차베즈의 능력을 빼앗으려는 완다를 막기위해 그녀를 데리고 여기저기 피하고 도망갑니다. 대부분이 대등한 싸움이랑은 거리가 멀고, 다크홀드의 힘을 앞세운 완다가 집요하고 무섭게(?) ‘닥스’ 일행을 쫓아오는데 그 연출이 기괴하고 공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ㅠㅠ
특히 닥스가 마법으로 닫아둔 개폐문을 하나하나 다 박살내면서 절뚝이며 쫓아오는 완다의 모습은 여느 공포 영화에서 학살자가 주인공을 죽이기 위해 벌이는 죽음의 숨바꼭질을 연상시키게 하더군요...!! 영화 내내 제일 긴장하고 집중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마 감독의 의도였겠죠? 너무 긴장되서 나중에 보니까 빨대가 너덜너덜 해졌더라는 후문이 ㅋㅋㅋㅋㅋ 으악
그 외에도 일루미나티와 완다의 싸움이라던지, 이미 죽은 또 다른 본인을 되살리는 강령술(?) 이라던지... 그 동안의 마블 히어로물에서 보지 못했던 참신하고 충격적인 비쥬얼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화 내내 그 다음엔 어떤 것이 튀어나올지 계속 기대가 되더군요 ㅎㅎ 장르를 한번 비튼 것만 하더라도 이 영화는 그동안의 마블과 차별화가 되네요. 아마 마블 역사에서도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신함에 있어서 제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입니다!
* 제대로 느끼려면 무조건 특별관에서, 황홀한 비주얼의 향연
첫 관람은 ScreenX 관에서, 두 번째 관람은 3D 관에서 했었는데 두 특수관 모두 감탄만 나오더군요 ㅎㅎ 효과가 영화 시간의 반정도는 차지 하는 것 같더라구요.
익스트림무비 - [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 Screen X 관람 (extmovie.com)
▲ 따로 써둔 ScreenX관 간단후기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엔 후기를 따로 쓰지 않았던 3D 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싶은데요. 정말 한번은 꼭! 봐야합니다 ㅎㅎ ScreenX관도 만족스러웠지만 3D도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ScreenX관에서는 최고의 장면을 카마르 타지 전투장면으로 꼽았지만, 3D 관에서는 첫 장면부터 저도 모르게 감탄이 나오더라구요. 차베즈가 시공을 달리고 문어 괴물(?)을 피하는 장면에서 보이는 문어의 빨판(...) 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저도 모르게 손을 뻗게 되더라구요. 그 생생한 질감에... 왠지 만져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나봐요. 완다가 카마르타지 안에서 물웅덩이로 공격을 하는 장면과 갑자기 가시들이 팍! 돋아나는 장면도 감탄했어요. (가시는 상처받은 완다의 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인상적인 효과들이 저~~엉말 많습니다.
3D관은 이번이 태어나서(?) 첫 관람이었는데요. 인생 첫 관람을 이 영화로 스타트를 끊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에서 쓴 ScreenX 후기처럼, 이번 닥터스트레인지2는 세계관 최강 마법사들의 싸움이 주요 흐름이라 마법에 관련된 이런저런 효과들이 끊임없이 쏟아집니다. 진짜 ‘쏟아진다’는 말 말고는 적절한 단어를 찾을 수 없을만큼 원없이요. ㅎㅎ (제가 눈이 약해서 그런지 나중엔 효과가 너무 넘쳐흘러서(?) 눈이 침침...해지더라구요ㅋㅋ) 객관적으로 특별관의 효과로만 본다면 이 3D관만한 관이 있을까 싶네요...!!
꼭. 무조건. 비주얼과 관련된 특별관!!에서 관람을 하시길 추천드립니다ㅎㅎ
* 영화를 통해 볼 수 있었던 각 나라의 ‘마법사’에 대한 인식
이건 최근에 제가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이라는 영화를 보고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꼈던 점인데요. 제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마법사는 ‘해리포터’에 나오는 wand(완드)를 이용해 마법주문을 외우는 마법사들이었는데, 닥터스트레인지에서 나오는 스티븐 스트레인지는 완드도 없이 마법을 부리며(완다도 그렇고 강력한 마법은 특정 기물을 쓰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맨몸으로 마법을 다루시는) 심지어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죽은 시체를 되살리는 강령술도 하는 모습을 보며 놀랐네요. 영국에서 생각하는 마법사는 기본적으로 기물이 있어야 하고 제약이 많은 느낌인데, 미국에서의 마법사는 강령술 또한 마법의 일부로 생각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어기 다른 곳에서는 전혀 다른 개념인데도요. ㅎㅎ 닥스에서는 그만큼 마법이나 요술의 개념이 좀더 폭이 넓단 생각이 들어서 흥미로웠어요. 아 물론, 극중 완다를 제외한 최강의 마법사인 닥터 스트레인지 이기 때문에 그정도(?)를 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 최강의 마법사도 꼭 필요한 필수템, 딱총나무 지팡이(완드). 영국의 마법사들에게 완드는 빼놓을 수 없는 잇템.
▲ 미쿡(?) 출신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는 강령술도 한다구요!
* ‘내가 사랑으로 키울게’ 란 대사 단 한마디로 애매한 서사에 정당성을 부여하다
1편이 닥터 스트레인지의 이야기라면 2편은 스트레인지와 완다의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빌런(?)으로 등장하는 완다의 비중이 꽤나 큽니다. 다양한 시공간을 여기저기 오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부분이 있어서, 1인 다역을 소화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엘리자베스 올슨 둘다 영화 설정상 여러 명을 연기하게 됩니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가 좋아서 어색한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분명히 같은 완다인데... 스트레인지인데... 다른 사람임이 분명히 느껴집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오래된 팬이라 베니가 연기를 얼마나 잘하는 배우인지는 익히 알고 있던 부분이었지만, 엘리자베스 올슨이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그닥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재발견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다만 처음에는 좀 의아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분명히 전편을 봤었고 디플에서 다시 1편 복습까지 마치고 온 상태인데, 첫 시작부터 왜인지 모르게 뭔가 전편을 안 본 것만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완다라는 캐릭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그녀의 이미지는 현명하면서 지적인(?) 캐릭터였는데 2편에서는 갑자기 전혀 다른 모습이라... 뭔가 이렇게 된 이유를 좀 더 보여줘야 할 것 같은데 편집이 된걸까? 라는 생각이 조금 들더군요. 그 궁금증은 극 후반에 풀렸던 것 같습니다.
완다가 멀티버스에서 또 다른 자신을 공격하고,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이 겁을 내자 무서워 하지 말라며 다가가지만 아이들에게 완다는 어머니와 얼굴만 같을 뿐 갑자기 들이닥쳐 공격한 괴물일 뿐이죠. 오로지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일념으로 모든 일을 벌였는데... 그 행복한 일상은 온전히 나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완다에게 또 다른 완다 자신이 이야기하죠. “내가 사랑으로 키울게.”
그 말을 듣고 완다가 울부짖으며 보여주는 감정 연기가 너무 절절해서, ‘그녀는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한방에 사라졌습니다. 모든 걸 다 가질 수 있는 강력한 마법사지만 정말로 가지고 싶은 단 한가지는 끝내 가질 수 없었네요. 그녀의 연기가 훌륭하지 않았다면 이 중요한 부분을 과연 살릴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애매했던 스칼렛 위치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아주아주 중요한 연기였던 것 같아요. 엘리자베스 올슨 참 대단한 배우네요.
* 마블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것인가, 흔히 생각하는 히어로물의 전개를 새롭게 쓴 ‘닥스2’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까지 본 마블 히어로들 시리즈 중 아이언맨 1편만큼이나 제 취향에 맞는 닥스2였습니다. 아이언맨1을 보고 난 다음에 느껴지던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었네요ㅎㅎ 일단 공포 호러 전개로 히어로물이 가지는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 감독의 연출에 별 백만개를 주고 싶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마블이 1페이즈의 슈퍼스타들이 리타이어한 이후부터,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할지 크게 고심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 거대한 마블 멀티버스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 지 같은 부분이요.
생소하더라도 다양한 연출이나 방식을 시도해야함을 본인들이 알고 그 결과물을 나름 훌륭하게 내놨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부분에 큰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요. 특별관에서 연달아 관람을 해서 그런지 영화를 봤다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체험한 거같은 기분이 드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였습니다 ㅎㅎ 너무 재밌었어요! 강추합니다!!
플렁아웃
추천인 2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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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상력의 빈공간을 얼마나 잘 묘사하느냐에 따라서
체험의 플러스 영역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닥스2가 제게 그렇게 느껴졌네요.
다른분들이 헐렁하게 생각했다는 각본 충분히 이해하지만,
저 역시 수십년간 비주류 영화들 보면서 각본만으로는 결코 뚫고 들어갈 수 없는
동영상이라는 매체의 특이성을 수없이 느껴봤기에,
닥스2에서 영상만으로 구현된 내러티브의 조각들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것을 체험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각본에 구멍난 영화죠.
하지만 저는 각본만으로 설명이 되는 영화보다
이렇게 내러티브의 일부는 영상만으로 구현하는 영화를 더 높게 칩니다.
이게 원작이 존재하는 작품을 동영상으로 다시 보는 이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