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블라썸> 독특한 아날로그 감성의 첫사랑 이야기(스포x)
헤드폰을 착용한 남녀가 한 쪽으로 고개를 비스듬히 숙이고 있는 이 메인 포스터를 보고선 가벼운 음악 로맨스를 예상하며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타이틀 역시 봄꽃이 눈부시게 만개한 이미지와 더불어 뭔가 화려한 사랑 이야기를 먼저 상상하게 했었죠☺️
<스프링 블라썸>은 확실히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는 맞습니다. 다만 결코 흔치않은 방식으로 흥미를 유발했습니다. 이미 활짝 피어있는 꽃이 아니라 꽃봉오리가 맺히는 과정을 천천히, 서정적으로 보여주는 느낌?
2천 년생이라는 ‘수잔 랭동’은 이 영화의 감독이자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 상영 시작 전, 시사회 주최 측의 센스 있는 설명덕에 미리 알고 관람했는데, 예상외로 연기가 너무 자연(+능청😎)스러워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 속 수잔이 현실의 수잔을 투영한, 어쩌면 완벽하게 동일한 인물일지 모른다는 점 역시 저로 하여금 영화에 푹 빠질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수잔은 평범한 듯 평범하지만은 않은 10대 후반의 성숙한 여학생입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정신은 다른 곳에 가 있을 때가 많고, 가족들에게 의지하고 싶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벽을 느낍니다. 그 나이대 답지 않게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수수한 옷차림을 고수하던 수잔은 우연히 알게 된 연상의 남자에게 끌리고 첫사랑이란 감정을 마주하기 시작합니다.
수잔 랭동이 본인의 감성을 듬뿍 쏟아 만든 이 영화는 현재의 프랑스가 배경이라곤 믿기 어려운 느낌을 줍니다. 주인공 남녀는 그 흔하디흔한 휴대폰으로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이기는커녕 미리 약속조차 하지 않은 채 우연한 맞닥뜨림을 기대하곤 합니다. 이런 아날로그적인 감성이라니!!!!🥰 개인적으론 <스프링 블라썸>을 여타 로맨스 영화들과 구분시켜주는 최고의 매력으로 꼽고 싶습니다. 현대인들에겐 디지털디톡스가 필요하죠ㅋㅋ
둘이 함께하는 장면들에 못지않게 각자의 방식대로 상대를 생각하는 장면들이 많고, 특히 함께할 때에도 완벽한 ‘함께’가 아니라 그저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보여주던 부분도 참 독특했습니다. 닿을 듯 닿지 않는 담백한 연출들이 아직은 서로에게 거리감이 있는, 서툰 커플의 풋풋함을 증폭시켜 현실적인 동시에 더더욱 낭만적인 느낌으로 와닿았습니다.
누군가가 사무치게 좋아서, 그 어찌할 수 없는 감정에 가슴이 벅차올라 엄마 앞에서 눈물을 터뜨리던 수잔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영화에 대한 인상이 정말 좋아서 재관람하려 마음먹었는데, 멀티버스를 누비는 배박사님과 개봉이 겹치는 바람에 정상적인 시간대의 상영관을 찾기조차 힘이 드네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선택의 다양성을 보장해달라ㅠㅠㅠㅠ
서울극장 폐관 이후 서울아트시네마가 따로 개관했단 소식은 익히 들었었는데 시사회 덕에 처음 방문해 봤습니다. 상영관에 입장하니 단차가 너무 낮은 게 아닌가 싶었는데 좌석 배열이 지그재그라 전혀 문제 되지 않더라고요. 생각보다 스크린 크기도 크고 공간 자체가 넓어서 쾌적했습니다. 씨네큐브나 에무시네마를 종종 이용하는 편이라 제 입장에선 편하게됐네요ㅎㅎ
살랑살랑한 계절답지 않게 유독 로맨틱한 영화의 가뭄인데 <스프링 블라썸>으로 두근두근 에너지 충전하시길요~🥰
장숑
추천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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