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보다 더 지독하게 보수적인 그래미상

그래미상이 얼마나 지독하게 보수적인지 잘 알려주는 단적인 예가 바로...
20세기 미국의 팝퀸이자 미국 문화의 아이콘이었으며, 더 나아가 시대를 초월한 팝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그 자체로 팝의 역사인 마돈나조차도 데뷔한 지 17년이나 지나서야 처음으로 그래미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입니다.
1982년 데뷔, 1999년 그래미상 첫 수상
<1999년 그래미상 수상 직후 포토월에 선 마돈나>
그 사이 마돈나는 1984년 '라이크 어 버진'으로 빅히트를 치며 세계적인 가수로 발돋움했고, 1990년엔 '보그'로 또다시 전세계에 마돈나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등 그래미상 첫 수상 이전에 이미 전성기를 찍었던 가수였습니다.
오히려 서서히 그 인기가 저물어갈 즈음(데뷔한 지 무려 17년이나 지난)에 이르러서야, 1998년에 발표한 앨범 '레이 오브 라잇'으로 생애 최초로 그래미상을 수상(1999년)합니다
마돈나의 '레이 오브 라잇'은 테크노 & 일렉트로닉 뮤직을 전세계에 대유행시킨 기념비적 앨범이었던 탓에 천하의 그래미상도 마돈나를 예전처럼 쉽게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죠. 결국 주요 부문 중 하나인 최우수 팝 앨범상 등을 선사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행한 마돈나의 테크노 댄스. 국내에선 전지현과 가수 이정현 등의 춤으로 유명했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범 '레이 오브 라잇'이 전세계에 테크노 광풍을 불러오고 그 유명한 테크노 댄스를 대유행시켰으니, 그 공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마지못해 최우수 팝 앨범상을 수여했다는 느낌이 더 강했죠.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앨범과 올해의 레코드상, 올해의 노래상은 수상하지 못했거든요. 당시 분위기만 봐서는 충분히 수상 자격이 있는, 마돈나 최고의 앨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데뷔 17년이 지나 그래미 시상식에서 첫 공연
그런데 그 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문화를 상징하는 한 인물이었던 마돈나의 그래미상 첫 공연도 1999년에 와서야 성사됩니다. 데뷔하고 17년이나 지나서야, '라이크 어 버진'과 '보그' 등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내던 20대와 30대 시절의 최전성기를 지나, 마돈나가 42살이 되던 해에 그제서야 그래미상은 마돈나를 자신들의 무대에 올렸습니다.
<보깅 댄스를 대유행시키며 1990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렸던 싱글앨범 '보그'>
정말 지독하게 보수적이지 않을 수 없죠. 팝뿐만 아니라 전세계 대중음악 시장에 끼친 영향을 고려하자면 그보다 10여년 전에 무대에 초청하고 상을 줘도 모자랄 판에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까지 다다라서야 마돈나를 인정한 셈입니다. 그런 점에서 BTS는 마돈나보다는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이미 그래미 시상식에서 3년 연속 공연을 선보였고 꾸준히 후보로 지명 중이니까요.
덧붙여서 마돈나의 2006년 그래미상 공연을 첨부해봅니다. 이날 마돈나는 2005년에 발표한 앨범 '컨페션스 온 어 댄스 플로어'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아직도 '올해의 앨범상/올해의 레코드상/올해의 노래상'은 수상하지 못하는 중이네요. 이젠 마돈나 자신도 그냥 포기한 듯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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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를 ㅠㅠ

특히 힙합쪽은 올해의 앨범상과 아티스트상에 마지막으로 준게 1999년이었져 ㅋㅋㅋ
유투랑 그린데이가 어부지리로 본상을 가져갔던게 기억나네요.

25년정도 그래미 공연때문에 연차라도 써서 생방으로 보는데. 방탄소년단이 이번에 못탔다고 인종차별이라는거는 진짜 말도 안되는 말이에요. 예전 그래미였으면 사실 비욘세도 지금처럼 그래미 트로피 30개가까이 못모았죠. 그나마 많이 나아졌다고 봐요. 방탄후보노미니는 진짜 역사적으로 보이그룹탑티어 인증한거나 다름없어요. 시대를 주름잡던 bsb나 엔싱크 원디렉션 후보도 거의 못올랐습니다. 화이트그래미 오명을 다 벗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제기억에 2000년대 초반부터는 꽤나 대중친화적인 가수들이 상을 받기 시작했어요. 첨언하자면 윗분말씀대로 도자캣 노래가 너무 쎘고, 도자캣이 가져가는게 맞아요. 적절한 시상이었다고 봐요.


상이 없어도 마돈나는 마돈나고, BTS는 방탄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