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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美 프린스턴 대학교 졸업식 축사

jimmani
8329 2 7

christopher_nolan_princeton_h_2015.jpg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최근 미국의 명문대인 프린스턴 대학교 졸업식에서 축사를 했습니다.

'Hollywood Reporter'에 그 내용이 실렸는데, 어설프게나마 번역해 보았습니다.

자신의 영화에 빗대어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마지막 문장에서 진심어린 축하(?)가 느껴지네요 ㅎㅎ



http://www.hollywoodreporter.com/news/christopher-nolan-princeton-graduation-speech-799121



- 번역문 -


"이 연설의 위대한 전통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을 좇아라' 같은 종류의 말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왜냐면 그걸 믿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현실을 좇으라고 말하고 싶다.


언젠가부터 우리들은 현실을 어떤 의미에서 꿈의 '가난한 사촌' 정도로 여기게 되었다. 난 여러분에게 우리의 꿈, 우리의 가상 현실, 우리가 만끽하고 우리를 둘러싸는 그 모든 상상들이 우리 현실의 일부임을 입증하고 싶다.


(<인셉션>의 결말을 예로 들며) 영화가 끝날 때, 콥(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화면에서 퇴장하는데 그때 그는 자신의 주관적인 현실에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상관하지 않으며, 여기서 '아마도 모든 층위의 현실이 유효할 수 있다'라는 하나의 진술이 생긴다. 카메라는 돌아가는 팽이가 비틀거리려 하는 듯 보이기 직전까지 보여주다 암전된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붙들기 전에 황급히 극장을 빠져나왔는데, 관객들로부터 아주 아주 강한 리액션이 나왔다 : 대부분이 불평 소리였다. 요지는, 관객 입장에서는 설령 일종의 가상현실인 픽션을 보고 있다 해도 절대적인 의미가 중요하는 거다. 그 순간이 꿈이냐 현실이냐라는 질문은 내가 만든 모든 영화들에서 가장 많이 들어온 질문이다. 사람들에게 그것은 '현실의 문제'이기 때문에 중요한 거다. 현실은 중요하다.


여러분은 지금 마치 지식으로 이뤄진 하나의 부드럽고 거대한 프랑스 치즈를 완성한 느낌일 거다. 물론 내가 실감하는 것은, 사실 여러분이 만든 게 부드러운 프랑스 치즈가 아니라 딴딴하고 구멍 많은 스위스 치즈라는 것이다. 바로 그 구멍들이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바깥 세상으로 나가 여러분에게 있는 줄도 몰랐던 그 구멍들을 경험을 통해서 메울 것이기 때문이다. 때론 놀라울 것이고 때론 끔찍하겠지만, 그러면서 배워가는 거다. 여기서 여러분이 성취한 것들 덕분에 그 일이 가능해 질 것이다. 여러분은 지식을 배운 게 아니다. 배우는 법과 배움의 가치를 배운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중 어떤 구멍들은 가장 소중한 것들로 채워질 거라는 것이다. 바로 새로운 생각, 새로운 아이디어, 세상을 바꿀 것들로 말이다.


당신이 키우는 아이디어의 씨앗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실질적인 것으로 자라날 것이다. 나는 그 아이디어를 짊어지고 나갈 여러분들에게 더 열심히 이야기해주고 보여줌으로써 어떻게든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인종주의, 소득 불균형, 전쟁... 더 말할 수 있지만 여러분들 또한 여전히 오늘날 인식하고 있는 문제들이기에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난 20년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내가 여러분에게 어떤 조언을 한다면, 나는 우리 세대와 그 업적부터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다. 진실은, 우리가 많은 근본적인 사안들을 다루는 데 - 어쩌면 좋은 이유에서 - 실패했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세계를 연결할 수 있다고, 지리적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생각을 교류할 수 있다고, 이 모든 사회 문제들이 사라질 거라고 믿으며 세상에 나갔을 거라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이제는 우리가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커뮤니케이션이 모든 것은 아니다. 우리 세대의 수많은 지적, 물질적 자원들이 커뮤니케이션 인프라에 투입되었고 훌륭한 성취물들을 냈지만, 그게 우리가 애초 주장했던 수준만큼은 아닐 것이다.


마치 국경을 건너는 비행기에 타고서 창밖을 내다보기보다 비행기 안 스크린에만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것과 같이, 그것은 현실에 대한 모욕과 같다. 나 역시 사람들이 비행기 안 현실에서 또 다른 현실 속으로 빠져들게끔 일조하는 영화 제작자라는 아이러니를 인정해야겠지만.


이 멋진 세계를 가로지르는 비행기 안에 있는 여러분은 경이롭고 위대한 현대의 풍경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고, 미국은 물론 누구도 당도한 적 없는 오직 여러분만이 다다른 곳을 조망하는 관점도 얻을 것이다.


근본적인 것을 보라. 우리가 어떻게 그것들을 바꾸고 진보시킬 수 있을까? 나는 여러분에게 그 방법을 말하진 않겠다. 그것이 여러분에게 주어진 문제라고만 말하겠다. 여러분이 성취한 것에 사람들이 진정 영향을 받는다는 게 중요하다. 여려분에겐 한계 없는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


브루스 웨인에 대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가 프린스턴에 들어갔으나 졸업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 이후부터 여러분 모두는 배트맨보다 이미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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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lgo
    golgo
  • 피자나라치킨공주
    피자나라치킨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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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나라치킨공주
축하해~! 피자나라치킨공주님은 50포인트에 당첨되셨어 ㅋㅋㅋ 활동 많이 해 +_+
19:16
15.06.06.
jimmani 작성자
피자나라치킨공주
정말 뜻깊은 축사였던 것 같습니다.^^
12:37
15.06.07.
profile image 2등

번역 수고하셨습니다.

상당한 난이도였을 것 같은데... 덕분에 좋은 글 편하게 읽었습니다.^^

23:59
15.06.06.
jimmani 작성자
golgo
감사합니다.^^ 조금 어렵긴 했지만 내용이 너무 유익해서 즐겁게 읽어가며 옮겨보았습니다 ㅎㅎ
12:38
15.06.07.
3등
음, 내용은 현실을 좇으라고 하면서 마지막 문장은 희망고문 같은데요. 브루스웨인의 현실은 금수저 중 최고 수준인데 고작 대학 졸업 못했다고 졸업생들을 띄우다니...
14:19
15.06.07.
profile image
바람되어
마지막 문장은 마무리 멘트로써 [졸업식 축사] 라는 성격에 맞게끔, 자신의 대표작 캐릭터를 인용하면서, 재치있게 졸업생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며 끝맺음을 하고 있는것으로 봐야하지 않나 생각하네요.
23:32
1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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