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라운드 리뷰. 만국의 술쟁이를 위한 영화! (스포 있음)
개인적으로 매즈 미켈슨이라는 배우를 참 좋아해서 작년부터 어나더 라운드라는 작품을 많이 기다렸었습니다.
보통 이 배우의 대표작이라고 한다면 더 헌트가 많이 거론이 되었었는데, 해외 반응으로만 보면 새로운 대표작이 등장했다는 반응이었거든요.
그래서 부푼 기대를 안고 보러갔었고, 관람 후기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스포를 찾아보지 않고 가서 그냥 대충 술에 관한 영화겠거니 했는데, 이게 웬걸. 영화 보면서 이렇게까지 술이 마시고 싶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술쟁이의 심금을 울리는 영화였어요. 친한 사람들과의 술자리에서 적당히 취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운 텐션, 이성적으로는 그만 마셔야하는데 그놈의 한 잔이 발목을 잡고 놓지 않아서 결국은 더 달렸다가 다음날 후회했던 기억들. 취기에 부렸던 이상한 객기들ㅋㅋ 같은 술과 관련된 좋은(?) 추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에서는 술기운을 빌려 모든 것이 완벽했던 시점을 지나 점점 술로 인해 가정, 직장에서 문제가 생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었죠. 글로 쓰니 상투적으로 느껴지지만 술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잘 보여준 것 같아요.
마르틴이 끝내주는 수업을 하는 것을 볼 때는 나도 한 번 술 마시고 일해봐? 하다가 학교에서 사고치는 것을 보며 역시 미친짓이지.. 이러고 고개를 내젓기를 반복했네요ㅎㅎ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묘사되는 술은 보통 파티 분위기거나, 아니면 알콜 중독이거나 하는 식으로 조금 극단적인 경우가 많았는데, 어나더 라운드에서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보통 사람들의 술자리를 보여주어서 좋았습니다. 술쟁이 감성은 국적을 가리지 않나봐요ㅋㅋ
감독의 전작인 더 헌트에서만 해도 덴마크와 한국의 문화 차이 같은걸 느꼈었는데, 술 앞에서는 그런 것도 없네요. 정말 완벽하게 공감할 수 있었어요. 칸이나 아카데미에서 수상할 수 있었던 것도 프랑스나 미국의 술쟁이들이 공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감히 추측해봅니다ㅋㅋ
그리고 매즈 미켈슨의 마지막 댄스 장면은 여러 호평을 봤지만서도 여전히 대단하더군요.
전직 댄서였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막 뛰어다니고, 굴러다니고ㅋㅋㅋ 왠지 짬바가 느껴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연기만 잘하는게 아니라 몸도 잘쓰셨었네요ㅎㅎ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본격적으로 술과 함께 하고싶은 영화였어요.
이 시국이 지나고 나면 한번쯤 다시 영화관에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워낙 술 좋아해서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