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쿼터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씨네필들은 매년 연말이 되면 '스크린 쿼터' 때문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멀티플렉스 체인들이 연중 외화에 스크린을 내주다가 연말이 되어서야 스크린 쿼터를 맞추고자 스케줄을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영화팬 입장에서는 매년 연말 영화 선택권을 침해받게 되는 것입니다. 스크린 쿼터에 대응하여 상영 스케줄 관리를 해야 할 극장의 책임도 있지만, 극장을 그런 상황에 몰아넣는 스크린 쿼터제의 비합리성에도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현행 스크린 쿼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융통성 없는 운영'입니다.
특히 '특별관'에 대해서는 더 그렇습니다. IMAX, 4DX(이상 CGV), MX, Dolby Cinema(이상 메가박스), Super S, Super 4D(이상 롯데시네마)와 같은 특별관은 특별 포맷을 상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영관입니다. 하지만 이 특별관들이 스크린 쿼터제 때문에 '특별 포맷이 아닌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데 대한 관객들의 불만이 상당합니다. 특별관은 그 특성상 빅마켓인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숫자도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스크린 쿼터제 때문에 특별 포맷 영화를 체험하지 못하는 관객들도 많습니다.
한국영화 가운데서도 특별 포맷 영화가 하나 둘 나오고는 있으나, 특별관을 찾는 관객들을 만족시킬 만한 영화는 아직 부족한 현실입니다. 특별 포맷도 아닌 한국영화가 그저 한국에서 제작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특별관에 걸려야 하는지 의구심이 드는 지점입니다. 이런 제도 때문인지 한국 제작사들의 특별 포맷에 대한 투자도 인색합니다. 결국은 관객들의 선택권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의 특별 포맷 경쟁력도 떨어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전체 상영 회차 중 1/5을 상영하는 것도 아니고, 상영관 단위로 하루의 모든 회차를 상영해야만 1일으로 인정하는 기준도 융통성이 부족합니다. 극장이 스크린 쿼터에 맞춰 스케줄 관리를 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그래서 "특별관은 스크린 쿼터제에서 제외하자" 내지는 "스크린 쿼터를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여기에 대해 혹자는 "한국영화에게 할리우드 영화에 맞설 기회를 더 주어야 한다"고 말하며, 지금껏 스크린 쿼터가 국내 영화 산업의 방어막으로서 기능해 온 공로를 이야기합니다.
스크린 쿼터제가 필요한 제도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103년이라는 오랜 시간만큼이나 많이 성장해 왔습니다. 2006년 한미FTA 협상 과정에서 스크린 쿼터가 절반(146일→73일)으로 축소된 이후에도 한국영화는 오히려 성장했지 위축되지 않았습니다. <부산행>이나 <기생충>과 같이 세계시장에서 저력을 과시하는 작품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인들이 스크린 쿼터 축소 이후에도 끊임없이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노력한 결과입니다. 이는 스크린 쿼터제가 축소되거나 운영 방식이 변화한다고 해도 한국 영화산업이 충분한 소구력을 가질 것이라는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RF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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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영화 쿼터제가 더 필요할거 같습니다.. 상업블록버스터국내작 천만,수백만영화에 쿼터하면 뭐할까요..오히려 더 몰빵하는 악영향.. 관객 천명,이천명 하는 그렇지만 다양성과 작가의식있는 다양성독립영화쿼터제로 바껴야할듯 합니다.
해당 포맷이 아닌 영화를 특별관에서 상영하는 것은 상영시설에 투자를 한 극장에게도, 포맷에 맞는 영화를 관람할 기회를 잃는 관객에게도 손해이고, 그러한 상영형태가 제작자측에 일반관에서의 상영에 비해 큰 이득이 될지도 잘 모르겠네요. 그러나 당연히 할리우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영화를 특별관 포맷으로 제작하는 과정이 분명 한국 영화의 기술적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해당 포맷으로 제작된 영화가 나오는 경우에 따라 영화의 상영기회를 확보해주는 형태로 바꾸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제 기억에) 작년과 같이 아이맥스 포맷으로 제작된 영화가 '모가디슈' 단 한편인 상황에 일반관과 아이맥스관 스크린쿼터 일수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겠죠. 그러나 아이맥스 포맷으로의(4dx, 돌비시네마 등 다른 포맷도 동일하겠죠) 제작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모가디슈'의 상영 기회를 확보해주는 수준의 쿼터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네요. 특별 포맷으로 제작된 한국영화가 너무 적어서 이런 고민을 안해본게 더 서글픕니다..
특별관은 솔직히 빼줬음 좋겠단 생각입니다.
아니면 최소한 일별로 안하고 교차상영 가능하게 비율로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꼈음 좋겠어요.
이걸보니 새삼 변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네요. 한미fta급의 외부 요인이 다시 올 것 같지 않네요. 그냥 스크린쿼터는 상수라 생각하고 하반기 특히 연말에 아이맥스 영화가 몰리지 않기를 바래야 겠네요.
그래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터무니 없이 좁은 영화컨텐츠 시장을 생각한다면 스크린 쿼터제는 있어야겠지만, 정말 다각도로 부족한 정책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