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랑] 생로랑 vs 이브생로랑
생로랑이라는 영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2008년 타계한 프랑스의 천재적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을 삶을 조명한 영화입니다.
작년에 '이브 생 로랑'이라는 피에르 니네이 버전이 국내에서 먼저 개봉되었고
올해 '생 로랑' 이라는 가스파르 울리엘 버전이 올해 개봉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비슷한 듯 다른 두 작품을 비교하게 되네요.
두 배우 모두 훌륭한 연기로, 놀라울 정도의 이른바 싱크로율을 보이며 천재 디자이너를 재현해 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두 작품 모두 전기 영화의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다만 '이브 생 로랑'이 그의 생애에 걸친 일대기를 충실히 구현한 영화임에 반해
올 해 개봉하는 '생 로랑'의 경우 이브 생로랑의 최전성기 시절을 위주로,
패션디자이너로서의 내면적 갈등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춘 영화입니다.
결국 이런 차이점으로 인해 전자의 경우가 조금 더 친절하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이브 생 로랑이나 그의 브랜드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다면,
관객 성향에 따라 생략된 부분들이 불친절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고,
나아가 영화의 흐름자체가 뚝뚝 끊기거나,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브 생 로랑' 제작진은 그의 삶을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는 극찬과 함께
촬영 당시 피에르 베르제와 재단의 적극적이고 긴밀한 협조를 받을 수 있었지만.
'생 로랑' 팀은 , 피에르 베르제와 극한 대립을 하며 촬영 당시 일체의 지원을 받지 못 했다고 합니다.
이를 단순히 두 영화의 완성도를 판단하는 하나의 잣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이브 생 로랑의 경우 전 생애에 걸쳐 그의 삶을 객관적으로 조명하는 과정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피에르 베르제를 포함한 주변 인물들 까지 비중있게 다뤄졌기에,
피에르 베르제 입장에서 이브 생 로랑의 업적에 자신의 지분(예술 '경영자' 마인드)을 주장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반해 생 로랑은 천재 디자이너로서의 내면의 목소리와 고뇌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그의 업적은 오롯이 이브 생 로랑의 천재성과 고뇌, 영감의 산실이 되버리는 이지요.
피에르 베르제의 역할은 축소되고 제한적으로 그려지게 되면서, 소외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퀴어물이라고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영화에서 동성애적 요소 역시 비중있게 다루어 집니다.
개인적인 느낌입니다만..
'이브 생 로랑'에서의 동성애 연기는, 한 때 유행했던(지금도 유행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이돌 가수들의 팬픽에서의 동성애 코드처럼,
설레임 한가득 여심을 자극하는 형태로 약간은 가벼우면서도 탐미적으로 그려진 반면(이를테면 키스신이 그렇듯이)
'생 로랑' 동성애 연기는 좀 더 현실적이고 성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는 직접적인 성기 노출신에서 느껴지는 고정관념일 수도 있겠네요.
두 작품을 모두 관람한 제 입장에서, 어느 한 작품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렵습니다.
구지 구분짓자면 '이브 생 로랑'을 통해 한 패션 디자이너와 패션 디자인 업계에 한 지적 호기심이 자극된 것 같고
'생 로랑'을 통해 천재 예술가의 고뇌와 인생에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브 생 로랑'은 한 편의 위인전을 읽는 듯한 느낌이라면,
'생 로랑'은 그의 일기와 작품집을 보는 느낌에 가까우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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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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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렇게 또 다르게 볼 수도 있겠군요*.* 이브 생 로랑 참 재밌게 봤었는데 생 로랑도 기대되네요
생 로랑은 그의 일기라는 표현에 동의해요. 생 로랑 스스로의 시선에서 그려진 느낌ㅋㅋㅋ 이브 생 로랑은 안봤는데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