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전] <옐라> 기이하고 슬프고 처연한 심리 스릴러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이혼으로 새 삶을 시작하는 옐라. 하지만 남편 벤은 지속적으로 그녀를 찾아와 사랑을 호소하고, 그 맘에 잠시 흔들린 그녀는 다시 한 번 그의 도움을 받아요. 그러나 벤은 기어이 본색을 드러내고, 이로 인해 그녀의 인생이 송두리채 바뀌고 맙니다.
옐라가 맘을 굳게 먹고 모든 것을 뒤로한채 떠나려 하자 다시 그녀의 발목을 잡은 벤. 그와 그녀가 탄 차가 경로를 벗어나며 두 사람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이는 순간, 현실과 환상이 하나가 되며 옐라는 기이한 여정을 시작하지요.
<운디네>를 연출한 감독이라 언뜻 <옐라>가 <운디네>의 프리퀄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옐라를 받은 물은 그녀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 잠시 그녀의 희망을 투사합니다. 옐라가 품은, 마치 아버지를 닮은 진정한 사랑에 대한 열망이 현실적으로 펼쳐지고 그 결실을 맺을 때쯤 그녀의 바람은 여지없이 깨져 버려요. 이건 어쩌면 물의 심술일지도 모르겠어요. 아니면 물로 끌어들이기 위한 농간으로도 보이구요. 옐라가 온전히 물에 흡수돼 정령이 되어 완벽한 사랑을 찾아 나온 것이 <운디네>일까 한 번 이어봅니다.
사실 그녀의 실패한 사랑을 보며, 옐라는 어쩌면 모든 사랑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았어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듯, 그녀는 사랑에 대해 조급하거나 무지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늘 그렇게 실패하겠지요. 그래서 차 안에서 그녀의 표정이 체념으로 바뀌는 순간 안타까움과 더불어 안도감이 들기도 했어요.
시종일관 묘한 분위기와 독특한 설정들이 현실적인 배경에서 이어지고, 옐라의 행동 하나하나에 긴장을 하게 되어 이 심리 스릴러를 더욱 인상적으로 바라봤어요. 니나 호스의 표정과 육체가 남기는 인장이 아주 강렬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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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촐트감독영화는 거의 명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