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거리] 장소에 남겨진 기억의 흔적을 되새기다
때론 착오로 재밌는 결과가 이어집니다. 헤어진 두 남녀가 일로 재회하게 내용의 영화의 거리의 예고편을 보면서 개봉후 봐야할 영화로 체크했습니다. 천국의 계단 이후 처음 보는 듯한 김태희 남동생 배우 이완과 전직 아이돌이였다 배우로 전업한 한선화의 앙상블이 보기 좋았습니다. 부산을 배경으로 선남선녀의 조합으로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번 주말 명씨네와 압구정CGV서 특별전이 있어서 그런지, 영화의 거리 일정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아티스트 주말 쿠폰으로 볼 수 있는데, 주말에 비싼 코엑스 부티크관이라니... 그래도 무대인사란 표시에 호기심이 들어 예매를 했습니다. 무대인사 치곤 너무 사람이 없는게 아닌가 했는데, 막상 현장에 가서는 제법 사람이 있는데다, 잔뜩 들뜬 메가박스 크루들도 같이 관람했습니다.
영화 끝나고 검색을 하니 영화는 아직 개봉도 하지 않았습니다. ㅋㅋㅋ 어쩐지 무대인사로 감독이 영화의 거리를 사랑해주셔서, 미리부터 만나주시고 등의 인사말이 그제서야 이해갑니다. 그러니까 유료 시사회 택인 것을 모르고, 특별전으로 타사 타영화관서 일정이 없는 것로 착각한 것입니다. 랜덤 추첨으로 포스터나 무드등 등의 깜짝 경품 이벤트 등도 있었습니다.
언론시사회와 달리 핀포인트 조명은 없이 어둑해서 주인공 배우 두분과 감독님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또렷하고 낭낭한 목소리로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대 남녀 미숙했지만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그리는 영화란 소개를 하고, 무대인사는 곧 끝났습니다. 한선화 배우가 원래 부산 출신이란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이완 배우는 울산이 자랑하는 최고의 미녀배우 김태희의 가족이니 당연히 알고 있던 사실입니다.
잡설이 길어졌는데, 영화는 오래전 진로 문제로 헤어진 연인이 일 때문에 다시 부산에서 재회하는 내용입니다. 주인공 선화는 부산에 기반한 한 소규모 프로덕션 회사서 영화 로케이션 매니저이자 프로듀서로 일합니다. 영화에 맞는 장소를 발품을 팔아 찾고, 영화 감독 등과 조율하는 장소 섭외가 주된 업무입니다. 헐리우드 등의 연출이 있는 감독 등이 부산서 촬영계획이 있어 내려 왔는데, 알고 보니 주인공의 대학 시절 연인이라 껄끄럽습니다. 애써 평정을 누르고 두 사람은 영화에 맞을 듯한 후보지를 하나씩 탐방합니다. 그러면서 그 둘의 추억의 장소 여럿을 거치게 됩니다.
선화는 부산에서 열심히 하면 영화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감독은 목표에 더 빨리 도달하려면 인프라가 잘 되있는 서울서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의 견해차로 거리가 멀어지면서 마음까지 멀어지며 연애를 끝냈지만, 세월이 한참 흘러 다시 만나니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릅니다.
해운대, 광안리 등의 부산의 잘 알려진 명소보단 부산 근교에 한적한 거리나 해안가 도로 등을 거닐며, 감독이 원하는 장소를 하나씩 다녀갑니다. 늦가을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부산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두사람과 두사람과 연관된 사람들의 추억을 하나씩 회고하며 영화는 잔잔한 물결마냥 흘러갑니다.
영화는 가을의 커피 한잔 보다는 쌉쌀하지만 은은하게 향이 퍼지는 국화차같습니다. 이런 영화는 집에서 보기 보단 극장서 보는 편이 운치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크게 극적인 반전이나 사건은 없지만 헤어진 연인이 추억의 장소를 거닐며 하나씩 보따리를 풀어놓는 것이 누구나 한번쯤 가지고 있을 연애의 기억을 반추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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