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영화수다(부모님은 강하십니다)
가끔 익무 보다가 보면 보이는 질문 중 '부모님과 보기 괜찮을까요?'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사실 이 질문의 의도가 뭔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부모님과 보기에 선정적인가", "부모님과 보기에 폭력적이고 잔인한가" 등등일 수 있겠네요.
제 어머니께서는 제가 어릴 적에 늘 보라고 강조하신 영화가 있습니다.
YWCA 청소년 권장영화 비슷한 '사운드 오브 뮤직',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닥터 지바고', '아라비아 로렌스' 등이죠.
영화를 자주 보신 분은 아닙니다만 나름 쿨내나게 보시는 분이죠.
하루는 혼자 집에 있으면서 최애영화인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을 보고 있었습니다.
볼때마다 재밌어서 집중하고 보고 있었는데 뒤에 나타나신 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시더군요.
"저 전기톱 들고 춤추는 뚱떙이는 뭐냐?"
집에서 어머니와 나카타 히데오의 '링'을 봤을때도 어머니께서 한마디 던지셨습니다.
"저게 뭐가 무섭냐 ㅉㅉㅉ '여곡성' 정도는 돼야지 ㅉㅉㅉ"
온가족이 집에서 '타이타닉'을 비디오로 빌려본 적이 있습니다.
로즈가 습기 찬 자동차 창문을 손으로 짚네요.
조금 뻘쭘했던 제 등 뒤로 아버지께서 한마디 던지십니다.
"옛날에는 저러다 카메라가 물레방아로 갔는데"
암튼 결론은....부모님은 우리보다 거친 세상을 살아오셨습니다.
공포고 액션이고 에로고, 당신들께서 살아오신 산전수전에 비하면 애들 장난이죠.
저는 지금 부모님과 떨어져 산지 오래됐고 코로나 때문에 자주 뵙지도 못합니다만...
부모님과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이걸 보셔도 괜찮을까?" 대신 "이거 재밌을까?"만 고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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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전기톱 들고 춤추는 뚱떙이는 뭐냐?"
여기서 정말 빵 터져서 소리내고 웃었네요
저도 엄마 때문에 엑소시스트, 쏘우시리즈 등 공포와 고어물을 좋아했었는데 (그 때가 제가 미성년자 때였는데 19금도 같이 봤었네요, 야한장면만 빨리감기나 채널돌리기 ㅋㅋ) 지금은 돌아가시고 나서 잘 못보게 되었네요
엄마가 많이 보고 싶네요...
이젠 세상에 안계시지만,
한달에 한번 꼭 영화를 보여드렸는데 당시 친한 극장 일하는 지인한테 <울랄라 시스터즈> 끊어 좀 전해달랬는데 시간대가 같은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끊어 전해줬더라구요 ㅎ;;
보시고 왈,
너 이거 보여준 의도가 뭐냐? 하며 보는 내내 짜증 났다...
고 하시더라능 ㅎ;;
글쓰신 분 부모님께서는 정말 쿨하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