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는 모든 영화를 더빙으로 상영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Supervicon님 이벤트 글들을 보면서 난 이야깃거리가 없어서 보기만 해야겠다 했는데 생각해보니 저도 나름 이야깃거리가 있었네요.
때는 2017년 여름, 저는 한창 장기간의 유럽여행 중이었어요. 총 6주간의 일정이었고 그때는 4주차, 친구와 함께 독일 뮌헨에 있었습니다. 한달이 지나도록 영화를 보지 못해서 저는 슬슬 영화금단현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독일에서는 극에 달해서 어떻게든 바쁜 일정을 쪼개서라도 영화관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랑 친구는 뮌헨에서 따로 또 같이 서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다니는 중이었기 때문에 혼자 일정을 보내는 시간에 영화관을 무조건 가야겠다며 인터넷으로 독일 영화관에 대한 정보를 찾아봤죠.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
독일에서는 모든 영화들을 더빙으로 상영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선 애니메이션 영화나 배리어프리 상영 같은 경우에만 더빙 상영을 하고 그것도 000(더빙) 이런 식으로 더빙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지만 독일은 영화 제목만 보고 갔다가는 무조건 더빙 상영이에요. 그런데 일주일에 한번 정도(그것도 특정 영화들에 한하여) 오리지널 버전 상영이 있어요. 그런 경우엔, OV(Original Version)이라고 영화 제목 뒤에 붙어 있어요.
그때가 7월 중순이었고, 저는 독일 길거리에서 혹성탈출 리부트 마지막편 광고를 보고 이걸 봐야겠다 생각했었어요. 국내에선 그 영화가 8월 개봉이었는데 유럽에선 7월에 제가 독일에 있을 때 막 개봉했던 걸로 기억해요. 어차피 한국 돌아가면 한글 자막으로 한번 더 보면 되니까 영어 버전으로 먼저 봐야겠다 했었는데 독일어 더빙이라는 예상치 못한 장벽을 만난 거죠.. 영어는 어떻게 극복해보겠는데 독일어는 교양수준으로만 할줄 알아서 도저히 도전 못하겠더라구요. 얼마 없는 ov버전 상영시간에 맞추는 것도 힘들었구요. 결국 그렇게 영화관 가는 건 포기를 하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한테 메일로 영화파일을 보내달라고 해서 노트북으로 미드나잇 인 파리를 봤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독일 영화관을 가볼 수는 있었어요!
당시에 저는 엄청난 축덕이었어서 사실 뮌헨을 간 이유도 제가 좋아하는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장, 알리안츠 아레나를 가기 위함이었는데요. 독일 국가 대표팀도 좋아하고 분데스리가도 좋아하고 마침 당시에 아우스크부르크에 제 최애 선수였던 홍 모 선수가 뛰고 있었어요. 아우크스부르크는 참고로 관광객들이 잘 가는 도시가 아니에요. 그냥 시골이에요.... 제가 거기 간 이유는 딱 하나 덕심이었어요...
그런데 거기에서 길을 걷다가 우연히 영화관을 발견한 거예요!
시골도시인데 영화관이 꽤 크고 신식이라 놀랐던 기억이 나요.
나름 부대시설도 갖춰진 멀티플렉스였어요.
내부는 이런 모습이에요.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아쉬운 마음에 한참을 서성이다가 기차를 타고 뮌헨으로 되돌아왔었죠ㅠㅠ
마지막으로 아우크스부르크 사진들 몇장 남기며 글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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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 왠지 씁쓸하네요. 우리는 자막 영화를 보는 것에 익숙해졌는데..
독일이 더빙을 특히 선호한다는 걸 본인들도 느끼고 있는 거 같아요. 제가 봤던 영상은 이거인데 넷플릭스 같은 걸 보고 자란 세대는 또 다를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롬님 말씀처럼 요즘은 글로벌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시대라 인식이 좀 바뀌었을 수도 있겠네요.
저도 그 당시에 검색해보다가 프랑크푸르트는 그래도 원어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좀 있다고 봤어요. 당시 일정 중에 프랑크푸르트가 없어서 아쉬웠지만요ㅠㅠ 아무래도 거기가 대도시고 교통의 요충지라 외국인들도 많이 오고가서 그런 원어 전용 자막 극장도 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