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가죽 남자와 복숭아엉덩이 여자 (1998)
제목만 보고 엄청난 똘끼를 자랑하는 영화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별로 그렇지 않다.
똘끼를 자랑하는 인물들이 엄청 많이 나온다. 하지만 똘끼를 자랑하는 인물들이 별로 하는 일이 없다. 대부분은 그냥 앉아서 무슨 일이 발생하길 기다린다.
그런데 그 무슨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루하다. 상상력 부족이다. 똘끼 충만한 폭주하는 영화라기보다 정신없이 산만한 지루한 영화라는 느낌?
영화 줄거리도 폭주하는 똘끼 가득한 영화가 아니다. 전형적인 샘 페킨파 식 영화다. 등장인물들이 욕망에 얽혀 서로 죽고 죽이는 폭력의 교향곡 같은 거다.
여기에 인위적인 똘끼를 섞으면 이 영화가 된다.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똘끼가 아니다. 억지로 머릿 속으로 상상해 낸 똘끼? 감독은 의외로 성실하고 점잖은 타입의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토시코라는 시골 호텔에서 일하는 소심한 여자는 호텔 주인인 아저씨에게 얽매여 있다. 아저씨는 토시코에게 흑심을 품고 성적 억압을 한다. 뭐 눈에 띄는 행동을 하면 차라리 저항을 할 텐데, 아무 행동도 안하면서 잘근잘근 사람을 말려죽이는 거다.
나중에 보니 토시코 때문에 자기 아내도 청부업자를 시켜 살해했다. 토시코는 견디다 못해 자동차를 몰고 호텔을 뛰쳐나간다.
그런데 나가자마자 사고를 낸다. 야쿠자가 탄 자동차를 들이받는다. 그리고 야쿠자에게 쫓기던 사메하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다.
야쿠자 돈을 훔쳐 달아나던 사메하다는, 토시코 덕에 죽다 살아난 것이다. 토시코는 사메하다를 붙들고 데려가달라고 사정한다.
토시코는 야쿠자들, 살인청부업자들이 득시글거리는 광란의 파티 한가운데로 뛰어들게된다. 대단한 청부업자들도 죽어나가는 그 한복판에서 소심한 여자 토시코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내용이다. 여기까지 보면, 롤러코스터같이 엄청난 속도로 한방향으로 질주해나가는 그런 스타일의 영화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 이후, 정적이고 조용한 일상을 다루는 일본영화 스타일로 간다. 정적이고 일상을 다루는 샘 페킨파식 영화라니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영화다.
영화는 중반 이후 굉장히 느슨해지며 지루해진다. 이게 현실이었으면, 눈 한번 짬빡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니까.
그런데 이 영화 전개는 조용하고 지루하다.
그리고 막판에 모든것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광란의 질주를 보여주는데, 또 이 클라이맥스에서는 좀 힘이 딸리는 듯하다. 대충대충 넘어가는 감도 있다. 감독이 긴장감과 서스펜스, 충격을 자아내는 능력에서 좀 한계를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은 아주 좋았다. 도대체 사람 죽이기를 취미처럼 하는 악당 야쿠자들이 처음 보는 토시코를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이유는? 결국 토시코를 구하려다가 남자 주인공도 총알받이가 된다. 이거 너무 개연성 없는 전개라고 생각했는데, 막판 반전이 나온다. 사실은 이게 주제였던 거다. 용이 될 뻔했다가 호랑이가 된 영화다.
똘끼 가득한 막장영화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모범생 영화다.
제목은 그냥 낚시이다. 상어가죽 남자와 복숭아 엉덩이 여자는 안 나온다. 듣기 재밌으라고 붙인 제목이다. 남자가 상어가죽 재킷을 입었다고 우기기는 하지만......
추천인 2
댓글 2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