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그녀의 사랑에 숨죽이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지만 심하게 상한 얼굴때문에 재건수술을 받아야했던 넬리. 수용소에서 그녀를 지탱하게 해 준 남편 조니를 찾기 위해 수소문하던 중 한 클럽에서 그를 발견하고 다가서지만, 조니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조니는 다른 맘으로 그녀에게 접근하는데, 넬리는 그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의 불편한 제안을 수용한다.
넬리는 조니와 다시 함께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수용소에서 처절한 고통을 버텨내며 살아남았어요. 그래서일까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조니를 향한 사랑은 그럼에도 변하지 않아요. 조니의 기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그가 자신을 알아보고 다시 사랑을 나눌 수 있기만을 가슴으로 염원합니다.
2차 대전 직후 독일을 배경으로 조니를 향한 넬리의 사랑을 다룬 이 작품은, 넬리가 수용소에 갖히게 된 불편한 진실이 밝혀지며 극전 전환을 이루게 되는데, 어떤 면에서는 역사적으로 신념을 내던지고 배반의 길을 걸었던 이들에게 섬찟한 경종을 울리고 있어요.
심각하게 훼손된 외상에서 점차 나아지고있지만 폐허가 된 예전의 터전을 바라보며 분열증을 겪을만큼 정신적으로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던 넬리가 조니를 만나 서서히 본연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긴장감있게 펼쳐지고,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마침내 결단을 내리는 그녀의 모습에서 서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콘트라베이스와 피아노의 선율로 인상적으로 도입부를 채운 이 작품은 음악에 집중해도 좋을만큼 극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집니다. 특히 삽입곡인 'speak slow'는 기성곡과 니나 호스가 직접 부르는 방식으로 두 번 흘러나오는데, 그 당시의 상황과 가사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가슴에 고스란히 맺힙니다.
전후 사회분위기에 무기력하게 억압당하고 다시 나타난 사랑앞에서 고통과 환희 그리고 흔들리는 심리를 잘 표현한 발군의 니나 호스와, 매력적이지만 기만에 찬 조니를 설득력있게 연기한 로날드 제르펠드를 오래 기억하게될 듯합니다.
<트랜짓>과 <운디네>에 이어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예전 작품이 뒤늦게 개봉을 하는 것인데, 제겐 가장 울림이 큰 작품이었습니다. 올해 감상한 작품들중 앞부분에 놓아도 좋을 듯싶어요.
(익무의 고마운 초대로 감상하였습니다)
추천인 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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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잼나게 보신듯 하여...
뻘해석한 글이지만 소개 함 드려봅니다. ㅎㅎ
https://extmovie.com/movietalk/67013488
굉장히 드라마틱한 스토리네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