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세 감독님의 <첫사랑>(1993)을 봤어요
서울로 놀러왔는데 한국영상자료원 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는 이명세 감독님의 <첫사랑>을 보기 위해 아침에 찾아갔습니다.
몇 년전에 리마스터링을 했다고는 들었는데 저작권자가 공개를 거부하는 건지 다른 사연이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 영화를 고화질로 볼 수 있는 정상적인 루트가 거의 없죠.
도서관도 마찬가지더라구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제공하는 VOD나 DVD나 음질 화질 너무 심각하더라구요.
VOD는 특히 음질이 너무 좋지 않고 영상 재생 타임라인을 알려주는 바를 화면에서 없앨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영상을 4:3 비율로 출력해서 영상 자체에 상하 블랙바가 생기는 데다가 16:9 모니터에서 재생하면 상하좌우 블랙바가 다 생기는 상황이니 감상이 안 되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DVD는 VHS를 아무 터치 없이 디지털화시켜놓은 건데, 음질은 VOD보다는 그나마 낫지만 화면비율이 4:3으로 화면 양옆이 잘려서 나오고(배우들의 모습이 안 나오는 건 기본이며...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글도 간혹 잘려서 읽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화면 노이즈가 너무 심해서 눈이 아팠습니다. 왜 자료원에서 이렇게 대충 디지털화를 해서 제공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2020년에 DVD화를 했다고 합니다)
어느 서비스로 보든 결과적으로 불가능할 정도의 집중력을 가지지 않은 이상 제대로 된 감상은 불가였습니다.
그나마 음질이 조금 나아서 대사 이해가 편한 DVD버전으로 보았습니다.
노이즈에 눈이 아픈 걸 참으면서 영화 끝까지는 봤어요.
이미지가 중요한 영화라서 심하게 저하된 화질은 매우 아쉽지만
첫사랑의 순수한 감정을 직관적으로 묘사한 다채로운 표현들이 너무나 감각적이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김혜수 배우의 싱그러운 연기도 정말 어울렸고,
흘러가는 시간 위에 특별히 기억될 감정과 관계에 대한 시적인 고찰도 감성적이고 놀라웠어요.
빠르게 블루레이나 스크린으로 제대로 다시 보고 싶네요.
아마 지금 대중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다면 많이 회자될 청춘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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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사랑 나의신부 LD는 소장하고 있는데 이것도 찾아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