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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그리며 그린다는 것. (Dtak 님 나눔!)

DBadvocate
3032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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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득이 스포가 포함되어 있어요 ㅠㅠ)

 

#그림을 그린다는 것, 그리워 한다는 것, 그것을 태운다는 것.

"당신을 그리러 왔죠" 원문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대사가 타여초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당신을 그리는 것(miss)과 그리는 것(painting).

엘로이즈와 마리안느의 사랑도 그림을 그리러 온 것(painting)을 통해 그려진다는 것(miss)입니다.

 

처음부터 메타포인듯 타오르는 모닥불 주변에 캔버스를 말리고 있는 마리안느. 마리안느가 앞으로 이곳에서 그릴 그림과 그리워 할 사람이 타오를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대부분 이들 주변에는 타오르는 불꽃이 있습니다. 모닥불이든 벽난로이든 마리안느가 이곳에서 겪을 일화를 통한 그리움이 태워져야 함도 비유하는 듯 했습니다.

 

이런 묘사가 정점을 보인 때는 바로 엘로이즈가 모닥불에 의해 불이 붙은 상황이었습니다. 카메라는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마리안느의 시선을 잡았고, 내내 절제되었던 음악이 크게 사용되며 감정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합니다.

이는 다음에 엘로이즈와 마리안느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데... 그 직전을 보시면 평소처럼 산책을 하다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저승으로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를 찾으러 들어간 것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그 둘의 감정이 통해요. 참 의미심장한 연출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런데 타오른다는 의미는 소멸의 의미와 비슷한데도 타오르는 장면 이후 키스를 통해 이 두명의 감정을 확인하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그 의미는 사랑함에도 마리안느는 엘로이즈를 결국 보낼 수 밖에 없다는 걸로 저한테는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또 불꽃은 열정적 사랑을 의미하기도 해요. 타오르는 엘로이즈를 보고 이들의 사랑이 타올랐던 것처럼. 한 요소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가득합니다.

 

#오르페우스 신화 

점점 쌓아가는 감정선도 너무나 탁월하지만, 오르페우스 신화를 통해서도 각본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마리안느에게 뒤돌아보라며 외치는 엘로이즈. 결국 시인의 삶을 선택한거라는 자신의 책 해설처럼 마리안느는 뒤를 돌아보고, 엘로이즈는 사라집니다. 이들의 사랑을 신화에 빗대었다는 점. 그리고 그와 관련해 화가의 삶(그림을 그리며 그리워 할)을 사는 마리안느에 대한 연출 모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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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림을 통해 그리워하다.

뒤돌아본 당시의 하얀옷을 입은 엘로이즈를 그리워하며 마리안느는 오르페우스 그림에서도 에우리디케에게 흰 옷을 입혀 그렸어요. 그리고 자신은 오르페우스처럼 파란 옷을 입었습니다. 또 학생이 꺼내놓은 그림에서도 엘로이즈를 타오르는 사람으로 표현했어요. 화가의 삶을 사는 마리안느가 타오르는 그녀를 그리워 하며 그림을 그린 것이죠.

그리고 전시된 그림을 통해 엘로이즈와 다시 만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절정에 달한 음악의 사용입니다.

사계 여름 3악장 폭풍이 몰아치는 이 음악의 분위기 답게 감정을 폭풍같이 불러 일으켜요. 특히 엘로이즈의 감정을 롱테이크로 잡는 그 장면, 그리움과 희열을 내비치는 아델 에넬의 연기 너무 훌륭했습니다.

이렇듯 매우 절제된 음악이었다가, 감정을 터트리며 영리하게 음악을 사용한 점이 셀린 시아마 감독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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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영화 속에는 사랑뿐만 아니라 평등, 연대의 이야기도 담았어요. 이 계급이 다른 3명이 같이 약초를 찾고, 각자의 할일을 하고. 저는 셀린 시아마가 작품에 담고자하는 내용이 너무 맘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타여초 n차 여러번 했지만 아직도 어려운 영화인지라 미흡한 점이 너무 많네요^^;;;;; 애매한 설명은 제가 뺐는데도 제대로 정리가 안된 느낌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 ㅠㅠ 해서 영화에 대한 감상을 여러분과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ㅎㅎ 지적은 언제나 반가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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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눔해주신 덕에 다 내린 작품을 영화관에서! 특히 음향이 중요한 타여초를 좋은 극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ㅎㅎㅎ 부산에서 관람한 이 기억이 매우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듯 합니다 ㅎㅎㅎ 다시 한번 좋은 나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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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잘 읽고 갑니다. 일부러 안보고 극장에서 보려고 참고있는 작품중에 하나입니다ㅠㅠ
22:20
21.05.08.
DBadvocate 작성자
플렁아웃
ㅠㅠㅠ 저도 음향 때문에 극장을 선호합니다
23:57
21.05.08.
DBadvocate 작성자
북회귀선
https://extmovie.com/movietalk/65300804
앗 ㅎㅎㅎ 오늘은 부산에서 영화보고 왔습니다 ㅎㅎ 다 내렸는데 유일하게 걸어줬더라구요!!
23:56
21.05.08.
profile image
DBadvocate
오 부산원정을...
가보진 못했지만 고급스럽고 사운드 풍부한 극장에서 보셨군요 👍
03:28
21.05.09.
profile image 3등
감정묘사에만 집중해서 봤었는데 메타포나 신화적인 해석에 집중해서 봐도 흥미롭겠네요.
23:18
21.05.08.
DBadvocate 작성자
사냥할시간

감정묘사를 따라가는 것도 너무너무 좋지만 동시에 다른 연출들도 매우 남다르기에 더욱 좋은 작품인듯 했어요 ㅎㅎㅎㅎ

23:57
21.05.08.
profile image

우리나라말은 그리움, 그림, 글의 어원이 다 같은걸로 알고 있어요. ^^
(마음속을 긁다에서 파생되었다고 들은듯...)
덕분에 '그리다'로 이 영화를 더 멋지게 해석할 수 있는 듯요.
불꽃과 파도소리의 ASMR, 날것 그대로인 아까펠라와 마지막 관현악곡 ost
그리고 드레스코드를 통해 불과 물(바다)같은 둘이 어우러지는 영화를 은유한듯 하더라구요.

01:30
21.05.09.
DBadvocate 작성자
Nashira
오 우리말 어원 흥미롭네요!! 그린다는 말이 진짜 이 영화를 잘 표현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 그리고 음향이 진짜 좋죠 ㅠㅠ 그래서 MX로 개봉했을 때 무리하고서라도 보러간적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ㅠㅠㅠ 그러고보니 드레스코드도 빨강과 초록으로 대비가 되죠 ㅎㅎㅎ
02:23
21.05.09.
profile image
DBadvocate
촛불처럼 붉은옷만 입는 마리안느와, 바다처럼 검푸른 옷입는 엘로이즈는...
치마자락에 불이 붙었듯이 엘로이즈에게 마리안느가 묻어나고,
비록 바다에 같이 뛰어들진 않았지만
후에 바닷가 풍경속 불붙은 엘로이즈로 실제와 다르게 그려낸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봤어요.
초록색은 좀 의아했는데... 생각해보면 빨+파+초=빛의 흰색(웨딩드레스,속옷)이지 않을까 하는 뻘생각도...ㅎㅎㅎ
02:29
21.05.09.
DBadvocate 작성자
Nashira
아 대비를 생각했는데 초록색 자체만 본다면 의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ㅎㅎㅎㅎ 수녀원에서만 입는다는 옷인 파란 드레스가 좀더 확실히 대비를 의미할듯 합니다! 다른의상들도 오르페우스 신화라던지 잘짜여진게 보이더라고요 ㅎㅎ 덤으로 그 시대 여성복인데도 주머니를 쓰는 마리안느까지 참 보면볼수록 매력있는 타여초 입니다 ㅎㅎ
09:27
21.05.09.
profile image
"당신을 그리러 왔다"는 원문으로도 "그림을 그리려 왔습니다"라서 바로 직후에 나오는 "그래서 쳐다보았군요"도 함께 하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그림을 그리러 왔고 그래서 지켜보았던건데 (엘로이즈의 어머니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쳐다보라고 할 때, 엘로이즈가 위 답변을 할 때 사용하는 동사가 look이나 watch처럼 의도를 갖고 적극적으로 시선을 두는 보다의 의미에요) 그림도 시선도 점점 그 목적과 의미, 깊이가 달라지니까요.
01:35
21.05.09.
DBadvocate 작성자
RoM
오오 네 ㅎㅎㅎㅎㅎ 이 영화의 결론적인게 뭐가 될 수 있을까 하다 그리워한다. 그림을 그린다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watch에 대한 의미도 눈여겨볼만하죠!! 특히나 그림을 그리는 동안의 서로의 시선에 대해서 애기하는데, 이 둘의 감정묘사에 덧대어지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watch의 의미를 알수록 영화를 깊게 이해할 수 있을듯 합니다 ㅎㅎ
02:20
21.05.09.
profile image
오늘 본 극장 자체테마도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라서 보면서 신기했네요 멀리서 오셨는데 그래도 만족하셨길 바랍니다 :)
05:46
21.05.09.
DBadvocate 작성자
Dtak
오오 극장테마가 그랬다니 정말 타여초를 위한 극장이었군요 ㅎㅎㅎ 멀리서 온 가치가 충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09:27
2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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