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복] 극장에서 볼만은 했으나 별로였던 포인트들 (스포)
오늘 용산 4관 조조로 보고온 스포 후기입니다.
뭔가 시사회 평이 안좋은 스멜이 나길래 전 기대치를 쭈우욱 내리고 감상했습니다.
그랬더니 나름 후반부 액션이 시원시원하기도 하고, 못만든 영화는 아니라 무난하게 봤네요.
그럼에도 영 별로였던 부분들이 계속 생각나긴 하더군요.
일단 초반에 박보검의 왜요? 시리즈...
뭔가 철학적인 선문답을 노리려한 거 같은데...
주제의식을 대사라는 1차원적 방식으로 표현한데다 타이밍이 영 좋지 않습니다.
솔직히 뜬금없어서 걍 짜증만 돋구더라구요.
그순간만큼은 공유에 빙의해서 빡쳤다는...ㅋㅋㅋ
차라리 보다 급박하게 트럭에서 빠져나갈때,
연구진이라는 힌트를 주고 그들을 따라가느냐, 형을 따라가느냐의 선택의 기로에서 이 대사를 쳤다면 좀더 괜찮았을지도...
공유는 사이사이 뻘한 허당짓?으로 개그를 담당하게 한거같은데
글쎄요... 뭔가 아팠다가 귀여웠다가 오락가락하는 게... 영화톤에 살짝씩 겉도는 느낌이 조금 있습니다.
스틸사진보고 용의자를 기대한 제가 잘못이지요. 큽 ㅜㅜ
간접흡연을 극혐하는 공유,
시장통 미꾸라지와 같은 쥔장이었던 옆집 옷가게,
벨크로(찍찍이) 러버와 사발면 3그릇+1 홀릭씬,
(그나저나 사발면 먹는데 세상에 김치도 안주다닛!!! 공유는 애를 대체 어떻게 키우는건지...^^;;)
돈다발에서 그냥 한장씩 뽑아내던 서복 등등
몇몇 개그코드가 있어서 어떠분은 크게 빵빵 터지시던데...
전 이게 그렇게까지 막 웃기진 않았습니다. ^^;;
(솔직히... 웃긴 웃었... 음...ㅋㅋㅋㅋ)
그나저나 삼색 축구공같은 옷은 꽤 황당하더군요.
아니 골라도 왜 하필;;; 미술팀...... 정녕 이 옷 괜찮은겁니까??!
하긴... 패션센스는 사회화의 과정이긴 하다만... ^^;; 그걸 노린걸까요?
왜 유아틱한 알록달록한 옷을 골랐는지도 알겠다만
대체 공유는 델고다니기 너무 튀는 이옷을 왜 안말렸을까요?!!!
그러고보니 뭔가 배경인 당구장에도 잘어울리는 색감이긴 하네요.
(빨간공, 노란공, 파란 당구다이, 하얀초크...ㅋㅋ)
초반 트럭에서의 펑!, 당구장 펑!, 편의점 펑! 씬 등은 딱히 인상깊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바닷가에서 새떼로 원그리는 건 멋지더군요.
중반쯤 가서야 드디어 영화관에서 볼맛나구나~! 싶던 씬이 나왔습니다.
갠적으로 서복에게 대지예술가(Land Artist)의 길을 추천하고 싶었는데...
솔직히 좀더 멋진 대자연의 힘이 팍! 느껴지는 작품이 만들어질 줄 알았으나... 약간은 실망; ㅎㅎㅎㅎㅎ
뭐 첫 습작으로 자기?를 위한 돌무덤도 그리 나쁘지 않지요...^^;;
* 서복 추천진로 랜드아트 작품 모음글은 요기!
https://extmovie.com/movietalk/64739815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에서 가장 맘에 안드는 부분은 바로 조우진 캐릭터입니다.
내부자들 등에서 본거 같은 기시감이 드는 인물인데 갈팡질팡한 스탠스가 개연성을 다 말아먹는군요.
아니... 미국에 넘길건지, 자기선에서 죽일건지 노선을 확실히 했음 쉽게 끝날일을...
게다가 공유는 자기 부하였는데 애초에 뭐하러 숨기고 다른 지령을 내린걸까요?
상황 더럽게 꼬아놓는게 판단력이 없어서 일못하는 상사의 전형인 듯 하군요;;;
머머리 기업회장과 조우진의 거리두기 줌회의? 싸움씬도 영... 유치하더라는...
일단 이영화의 가장 큰 패착은 빌런인 조우진과 회장 캐릭터가 너무 엉성하다는 점인 듯 합니다.
그밖에 이딴 실험에 자기자식을 복제한 헤비스모커인 엄마 장영남도,
서복을 인간취급 안하는 박병은도 그닥 매력이 안느껴지는 가운데....
엄마의 죽음은 서복이 폭주하는 트리거로만 호로록 소진되고,
그나마 박병은이 죽는 장면은 눈이 뒤로 돌아가는 등 배우의 분투 덕에 나름 인상적이더군요.
회장 짜부씬과 조우진과 아이들?의 지진 쓰나미씬들 모두 아키라가 생각나지만 꽤나 멋집니다.
후반부가 이 영화에 별점을 조금이나마 줄 수 있었던 포인트지요.
점점 막장으로 치닫는 보검을 보면서 얘가 공유 손에 죽는 결말이 깔끔하겠군! 싶었는데...
역시나? 공유 손에 죽는군요!!
엄한 애들 손에 죽지않고 서복을 필요로 하는 사람 손에 죽는게 여러모로 낫지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어설프게 탈출시켜서 둘다 살아나가는 방식으로 대충 기워놨으면 이건 쫌 아니다 싶었을 듯...^^;;
이영화는 영원한 삶과 죽음의 두려움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는 있으나 주제의식을 표현하는 방식이 한없이 단순하고 직설적입니다.
살고싶은건지 죽는게 두려운건지, 왜 사는건지 등등 박보검의 질문과 공유의 절규가 대사로 처리되는데...
편집의 문제인지, 각본의 문제인지... 영화의 기승전결을 따라 매끄럽게 연결되기 보다는 그저 순간순간 공허하게 흩날리는 것 같군요.
철학적인 논제로 해몽을 멋드러지게 하실 수도 있겠으나... 정작 영화적 표현의 완성도는 의문입니다.
그나마 확 와닿으며 인상깊게 박힌 대사는 딱 하나!
"내가 뭐가 되고 싶어도 돼요?" 이부분이었는데...
바다씬과 성당씬, 돌아와 고문?씬만으로 갈곳이 없는 영원한 복제인간을 표현했다기엔 빌드업이 너무나 약합니다.
차라리 어설픈 개그와 액션씬으로 힘빼지말고, 특히 괴상한 빌런 둘끼리 싸움붙이지도 말고!!!
복제인간의 윤리와 영원성, 미래란 것에 대해서 좀더 진득하게 집중해보지 그랬어요. ㅜㅜ
크레딧을 보다보니 <신과 인간의 공존?>이란 책이름도 얼핏 보였는데... 흠...
딱히 주제를 영화적으로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선 깊이 고민한 거 같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참... 애매모호하네요.
에그지수 70점 언저리는 좀 가혹하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80선으로 슬슬 적당한 제자리 찾아가는듯요.
꽤 불호평으로 적긴했지만 그래도 볼거라면 극장이 낫겠단 생각입니다.
+용산 첫타임, 거의 매진이길래 굿즈를 위한 영혼이 많은가? 했는데... 생각보다 실관람객도 많더군요.
그래도 앞은 다 영혼이라 나름? 시야가 확 트였습니다.
근데 꽤 앞열의 우측에 앉은 폰딧불이가 수시로 반짝거리는데 은근 거슬리더라는...
제 시야에는 걸릴동 말동이어서 망정이지, 좀더 제쪽과 가까웠음 기어가서 어깨한번 툭툭 쳤을듯요.
오른쪽에 앉아계신 분들은 좀 짜증났겠던데... 심심한 위로를...
Nashira
추천인 21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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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문답은 자칫하면 정말 뜬금포가 되기 땜시 더더욱 상황설정을 섬세하게 해야되는데 말이죠...ㅠㅠ
박보검의 왜요 시리즈는...하아.. 어린이집 다니던 시절 조카들 생각나더라고요.
일부러 그런 대사 시킨 건진 몰라도, 나이 30돼가는 배우랑 어울리는 대사들은 아니었습니다.
철학적인 선문답을 원한거 같은데... 어린애가 떼쓰는 느낌으로 연출되어버렸죠.
질문살인마의 특성은 아직 10살인 서복에게 아이들의 특성을 부러 부여한 거 같아요
그 질문들은 꼭 답을 알면서 물어보는 것 같은,
(성장? 분열?속도는 인간보다 빠른 존재인)
서복이 기헌에게 되물어보면서
이미 스스로의 운명과 섭리에 대해서도 답을 알고있는 기헌에게
질문으로서 유도해내는 과정 같기도 했어요
겉핧기철학 버스터네요 ㅋㅋ
정상적인 상황에서 개봉했어도 흥행했을까 싶지만 나름 잘 봤어요 😄
옷가게 장면은 확실히 웃겼어요. ㅋㅋㅋㅋ
전 상영관 안에 리액션이 무지 크신 분이 계셔서 그렇게까지 빵터진다고? 싶은 의아함이 좀 있었지만...ㅋ ^^;;
혹평하긴 했어도 극장용 영화긴 하다란 생각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