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매드랜드> 다녀왔습니다(노스포)
(오늘 서복을 보려다 노매드랜드로 급 방향을 틀었었는데요. 상영관을 나서서 책상 앞에 앉은 지금, 웬지 모를 뿌듯함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흡사 다큐멘터리를 떠오르게 합니다. 주인공의 곁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3인칭으로 담아내는 화면들은,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이 여정의 동반자로 끌어들이는데요. 아주 가끔씩 주인공의 시선과 관객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합쳐지는 순간, 아무런 대사 없이도 주인공이 받는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현대 사회는 이미 제도라는 틀에 많은 구성원들을 속박하고 있는 현실인데요. 사람들의 성향은 각각 누구나 다른데도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많은 것들을 희생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자신이 속한 거의 모든 '모임'에서 같은 것을 겪게 되는데요. 그러다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세상에서 인간관계가 제일 힘들다' 같은 말들을 하곤 합니다.
같은 이유로 일 끝나면 두문불출하는 방콕족들도 많고, 시간만 주어진다면 이내 여행을 떠나는것이 삶의 1순위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것은 각자의 성향 차이일 뿐, 이해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충실하지 않은 삶을 사는것은 아니듯이, 때로는 원하지 않는 삶이 버겁고 힘들어서 모두 내려놓고 싶은 사람들도 많을텐데요. 이 영화는 그렇게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면서 서로를 보듬고 아낌없이 나누는 삶을 간접체험하게 해줍니다.
다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사는 이 영화가 여운이 남는 작품이 될수도 있고, 또는 평범한 소품이 될수도 있을텐데요. 그 또한 각자의 성향 차이에 있는 것이므로,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다만 가급적 선입견이 적고 열린 마음으로 이 작품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올 최고의 영화가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맥도먼드 누님과 클로이 자오 감독 내외입니다. 촬영감독과 함께 산다고 하네요)
거의 자연광을 사용한듯한 촬영이 상당히 좋은데요. 가능하다면 화면에 가득담긴 풍광을 아낌없이 즐길수 있는 시네마스코프 스크린에서 감상하시면 금상첨화일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적인 장면에서도 경쾌하게 컷을 나눔으로써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가는데요. 같은 음악이 껄리는 와중에도 컷은 여러개로 나뉘는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이터널스의 연출을 맡았다는데 괜히 더 기대하게 만들더군요.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연기는 글로 표현할수 없는 경지입니다. 그냥 가서 직접 목격하시길 권하고 싶고요. 이 영화에 비하면 <쓰리 빌보드>는 액션 블록버스터일만큼 잔잔한 영화지만, 그 속에 담긴 화두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한 울림을 전해줍니다. 예상컨대 여우주연상과 작품상은 거의 8부 능선을 넘지 않았나 싶고요. 만약 예상대로 된다면, 맥도먼드 누님은 일타쌍피의 쏠쏠한 수확을 얻으시겠네요. 흔하게 보기 힘든 잔잔하고 깊이 있는 드라마를 찾는 분들께 웬만하면 추천합니다. 이만한 작품은 1년에 두번 보기 힘들겁니다.
추천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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