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언니전지현과 나> 게임조차 낭만이 있던 그 시절
영화 제목은 도무지 이 영화가 뭔 영화인지 몰라서 섣부르게 관람예정 리스트에서 누락시켰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일랜시아' 클래식 RPG게임, 고인물 중에서도 '진짜' 고인물 유저들의 이야기란 것을 들었을 때
요즘 독립영화판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소재라서 개봉 당일 바로 달렸습니다.
영화는 일랜시아가 왜 고인물들의 천국이 됐는지, 왜 망랜시아가 됐는지, 그리고 운영진은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
마치 추적 60분을 방불케하듯 그 진위를 집요하게 추적하며
유저들간의 랜선을 넘는 끈끈한 연대를 보여줍니다.
90년대생이라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즐겼던 클래식 게임이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데
그 게임들이 나올때마다 진정으로 즐겼던 그 시절의 향수를 곳곳에서 느꼈습니다.
제 인생 첫 월정액 게임이 '아이온' 이었는데
밤새 길드원들과 수다도 떨고 레이드 뛰다 밤을 꼬박새며 강의실로 가던 때도 있었고,
게임조차 낭만이 살아있던 그 시절이 그립게만 느껴졌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모바일게임이 대다수고,
그마저도 자동사냥이란 매크로가 이제는 인게임 기능으로 구현된 것을 볼 때
사람이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사람을 조종하는 것처럼
그 시절 느꼈던 '낭만'은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가상 캐릭터지만, 그것을 조작하는 것은 사람이고,
한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교류하면서 공동의 목표(퀘스트)를 위해 함께 싸우던
그런 시절은 요새 좀처럼 보기가 힘들어졌죠.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일랜시아'란 게임을 몰라도
적어도 온라인게임을 즐겨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게임에 대한 추억과 낭만을 진하게 상기시켜줍니다.
상업영화와 마찬가지로 독립조차 소재의 참신함과 다양성이 점점 빛을 잃을 때
독특한 소재와 '일랜시아'를 활용한 인게임 연출, 그리고 게임 안밖의 사람들 이야기까지
2018년 개봉한 <서치>를 보듯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올 한해 관람했던 몇 없는 한국영화 중에서
만족도와 여운이 이렇게나 좋았던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마침 굿즈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원정 갔는데
좋은 영화에 굿즈까지 얻으니 이만한 행복도 없는 것 같습니다.
상영관이 극악이긴 하지만
정말 보기드문 작품이라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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