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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오브 하츠, 2019>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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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를 보다가 유럽 영화를 특히 북유럽권 영화를 보면 감정 표현이 참 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점이 그들 영화에는 참 어울린다. 그것이 그들의 정서니까.

<퀸 오브 하츠, 2019>는 2019년 당신이 봐야 할 유럽 영화 BEST 10 리스트에 있었다. 소재가 파격적이었다. 중년의 여성이 남편과 전 부인과 낳은 아들과의 바람. 심지어 십 대 아들. 이러한 설정만 놓고 본다면 꽤나 선정적이고 인간의 성윤리를 건드리는 것 같다. 맞다. 건드린다. 관객이 불편할지도 모르는 선을 따라 걷는다. 한 발 두 발 침착하게 그 선을 따라 걸어 들어가 결국 그들의 비윤리적인 불륜이 폭로될 때 예상외의 결말로 맞이한다.

청소년 전문 변호사인 안느는 쌍둥이 딸, 의사인 남편과 평화로운 저택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겉으로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속으로는 희미하게 드러나는 중년의 위기. 그때 남편의 전처가 낳은 십 대 아들 구스타브가 집으로 들어온다. 구스타브는 삐딱한 사고뭉치 아들이다. 나이뿐만 아니라 외형, 성향, 생각까지 자신과 정반대이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구스타브는 완성되어 버린 삶 덕에 되려 정적으로 느껴지는 그녀의 혈관에 피를 왕성하게 돌게 한다. 묘한 충돌을 느끼고, 결국 사고를 친다.

완벽해 보이는 가정.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녀의 삶. 더 이상 부릴 욕심이 없어 보이지만 안정에 도달하면 출처를 알 수 없는 또 다른 불안은 늘 우리의 약점을 파고든다. 그녀도 자신의 욕망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모를지도 모른다. 영화 내내 그녀의 눈빛은 불안하다. 그녀의 눈빛이 불안해 보이지 않는 순간은 불륜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선한 인간의 내재된 욕망에 이어 악함도 모습을 드러낸다. 안느의 십 대와의 불륜이 더 끔찍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녀가 청소년 전문 변호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괴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보는 관객을 안느의 감정의 소용돌이로 초대하여 그녀의 편을 들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선택은 끔찍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녀가 느끼는 동정, 욕망, 갈등, 사랑 등 뒤섞인 수많은 감정들이 다시 그녀를 하나의 평범한 인간으로 만든다.

메이 엘-투키라는 덴마크 여성 감독이 연출했다. 할리우드에서는 보통 나이 많은 남자가 나이 어린 여자와의 충동적 사랑을 다루는데 반대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점에서 흥미롭다. 민감한 소재를 볼 만하게 다뤄내는 다뤄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고 몰입감도 뛰어나다.

만약 중년의 남성과 십 대 소녀의 불륜의 이야기였다면 많은 사람들이 더 불편했을 것 같다. 하지만 중년 여성의 십 대 소년과의 불륜.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불편하진 않았다. 하나의 이야기로 어느 정도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되었다. 다만 이는 과연 안느가 불륜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잘 연출을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보통의 남녀 관계가 뒤바뀌어서 그런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나 또한 평범한 인간이고 나도 모르게 사회적 편견과 인식이 굳어져 있을 수도 있다. 여성 관객이 이 영화를 보면 또 어떤 느낌일까? 그냥 너무 궁금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안느가 구스타브와 관계를 가진 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구스타브가 물어본다.

 

"처음 관계한 사람은?"
"그러지 말았어야 할 사람"

 

그리고 더 이상 누군지 말하지 않는다. 스쳐 지나가는 이 대사에서 그녀가 십 대 소년과 저지른 불륜의 시발점을 찾는다. 난 그것이 죽은 아버지라고 유추해본다. 아버지가 자식에 저지른 성폭행의 경험. 그것을 이겨냈던 이겨내지 못했던 경험했다는 그 자체는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남아있다. 겪지 못한 사람은 윤리적 양심으로 인해 쳐다보지조차 못하는 것을 그녀에게는 일어날 수도 있는 작은 나쁜 가능성으로 쳐다는 보게 된다.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그 경험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가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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