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추천하면서 다른 추천도 하는 글 (약스포)
이 영화를 보고 을지로의 레트로 감성 호프집이나 카페에서 뒤풀이를 하면 딱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권하긴 힘듭니다만...)
저는 오랜만에 무비싸다구 티켓이 웬일로 애비뉴엘 점을 열어줬길래 감사한 마음으로 애비뉴엘 점에 예매해서 봤습니다. 우와 주 무대가 아예 명동과 을지로 등지더군요. 인물들이 주로 타는 지하철역이 <을지로 입구역>이고요. 전반적으로 대기업을 비판하는 작품이지만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이 있지 않았나 싶네요. 저는 종로에서 일하고 을지로에 관련 업체나 거래처들이 있어서 배경들이 무척 반가웠어요. 을지로가 레트로로 뜨는 거 보고 좀 신기해했고요. 비교적 익숙한 배경인데 거기를 다수의 엑스트라로 채우는 걸 보고 규모가 심히 짐작되기 힘들더군요.
이걸 스포로 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언더독의 반란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히든 피겨스>에 <에린 브로코비치>를 차용한 정도라고 봐야 하죠. 베이비부머 세대의 딱 다음 세대들의 이야기를 조명한 거예요. 작중에도 조금씩 언급되고 있지만 이들이 회사 안에서 푸대접을 받는 거지, 회사 밖으로 나오면 다니던 학교에서도 성적 상위권자였고, 대학을 가지 못하는 입장에선 선망하는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거죠. 언듯 다가오지 않는 이야기일수 있는데 방송인 정형돈씨도 아직도 방송에서 고졸 사원으로 대기업을 들어가는 것을 이야기할 때가 있기도 한 것이니 요새로 치면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공무원 취직한 것이랑 비슷한 감각이라고 보셔도 될거 같아요. 전반적으로 그런 아이러니를 다루고 있지 그 외에 다른 걸 다루기에 벌써 벅차합니다. 사실 여성에 관한 이야기로 더 확장할 욕심도 있었겠지만 이미 다루어야 할 과제들이 많은 작품이라 거기까진 손을 미치지 못합니다.
영화는 세 캐릭터의 구축에 공을 많이 들입니다. 근데 너무 공을 들였어요. 극 초반엔 템포가 좀 좋다가 다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중간에 확 퍼져 버립니다. 중간에 지루하다는 소리가 나올 수 있는 지점이 되는 거죠. 공들인 만큼 후반부에 빛을 발하지만 제 생각엔 그냥 템포를 더 주는게 나았지 않았나 싶어요. 상당히 공들여서 만들어진 시나리오 덕에 탄탄했던 스토리였을지언정 영상화에서 처지게 된다면 칼질을 잘 하는 것도 감독의 몫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요 세대는 아니고 그냥 그 세대의 느낌만 알고 있고, 페놀 때문에 시끄러웠던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는 세대라 반가우면서도 안타까운 면도 느껴지더군요. 지금 세대와 부모님 모시고 가서 보면 좋을 가족영화고요. 대충 이런 류의 영화에 있을 법한 불편한 장면은 하나도 없어서 감독이 그런 쪽 내용으로는 완전히 자제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족영화로 관람하기 더 좋아진 거죠.
정말 큰 아쉬운 부분은 작품이 커버하고 있는 연령층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미스터 트롯 : 더 무비>랑 같이 개봉하는 통에 배급사가 그쪽에 몰빵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저만해도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주말에 저 영화를 예매해 드렸으니까요. 좋은 작품을 잘 만들고 적절히 홍보만 잘하면 잘 될 수 있을 작품 같은데 굳이 자사 배급 영화끼리 경쟁을 붙이는 상황이 안타깝네요.
배급사 측도 자신이 있긴 했는지 뒤늦게 굿즈도 만들고 무대인사도 열고 있는데 부디 잘 됐으면 하네요. 그리고 애비뉴엘 점에서 관람을 비추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이 상영관이 이름에 비해 꽤 시설이 낙후된 편이고 영화가 시네마스코프 사이즈기 때문에 비스타관에서 상영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작품 관람 자체는 롯데시네마보단 다른 체인 극장에서 보시는 게 나을 거예요. 메인관들은 다 다른 영화가 차지할 테니까요. 쿠키는 없지만 엔딩 크레딧이 귀여워서 오랜만에 즐겁게 끝까지 보고 나왔네요.
추천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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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인 캐릭터때문에 이 작품은 영화보다 드라마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영화의 단점으로 꼽히는 후반부 전개가 드라마로 풀면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보일 수 있지않았나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