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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O) <미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샤하랑
537 0 0

*영화리뷰 게시판에 글 쓰는 것은 거의 처음이네요. 기록용으로 남기고 싶어서 음슴체로 작성하겠습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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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OST로 유명한 <미션>. 나도 학생 때 한 번 보았었고, 가족끼리 뮤지컬로도 관람했던 터라 어떤 내용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영화관에서 본 적은 없어 극장에서 보는 느낌이 기대돼 엔니오 마리꼬네 기획전이 연장되고 우연히 시간대가 맞아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감사했다. <시네마 천국>을 제외하고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녹아있는 다른 작품은 보지 못했지만, 크리스천이라 그런지 <미션>이 1순위로 눈에 들어왔었다.

 

역시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게 제 맛인지, 극장에서 보는 미션은 이전의 경험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큰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 보통 <미션>하면 극초반부 가브리엘 신부가 오보에를 불며 원주민의 마음의 문을 연 장면과 멘도자의 참회 장면, 후반부 가브리엘 신부와 멘도자를 비롯한 예수회 사제들이 순교하고 원주민이 무참히 죽게 되는 장면 이렇게 3가지가 떠오르기 되는데, 나는 이 중에서 멘도자가 참회하고 원주민이 용서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

 

원주민에게 칼을 휘둘렀던 그가 원주민이 잡은 작은 칼에 의해 자신이 짊어지고 있던 멍에를 버리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하염없이 눈물을 쏟을 때 나도 같이 울었는데, 아마 그에게서 기독교인, 그리고 내가 걸어가야 할 모습이 보여서 그런 것 같다. 또 원주민이 '하하하 울었대요~'라고 멘도자를 놀리는 것 같은 웃음과 울다가 나중엔 웃게되는 멘도자의 모습, 그런 멘도자를 안아주며 함께 하는 가브리엘 신부의 모습, 이 모든 것이 다 어우러진 분위기도 아름다워서 그걸 보면서 내 짧은 필력으로 형용하기는 어려운 어떠한 감정이 내게 밀려와 더 울었던 것 같다. 난 멘도자처럼 누구를 해친 적은 없지만 나 역시 살면서 잘못을 저지른 적이 있는데 그 때 난 멘도자처럼 죄책감을 느끼며 반성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혹시 남들도 다 이러고 사니까 라는 마음으로 나의 행동을 정당화하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오히려 이렇게 약으면서 살아야 하는 거라며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난 멘도자가 대단하다고도 느꼈고, 한편으로는 사소한 잘못은 개의치 않고 당당히 살아가는, 거짓과 자신만을 위한 이기주의가 판치는 사회가 씁쓸했다. 우리 모두, 바쁜 현실 속에서 가끔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기독교인으로서 몸 담고 있는 이 땅의 교회의 현재 위치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예수를 믿는 크리스천이 정작 예수처럼 되려고 하지는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기독교인으로서 내가 어떠한 마음가짐과 가치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야할지 이 영화는 그 해답을 조금은 준 것 같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정작 원주민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과 애초에 원주민에게 선교하고 그들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이 생각나 이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도 공감이 갔다. 나 역시 서구사회에서 우리 동양인에게 행한 행위를 잘 알고 있어 원주민의 모습에 동양인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받았던 수많은 차별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션>은 최근에 해야 할 것을 하고 있지만 삶에 지쳐있던 나에게 크나큰 위로와 깨달음을 준 영화로 오래오래 내 머릿속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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