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영화제]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평화와 화합 그 자체였던 축제의 시간
1. 예의 평창영화제 셔틀 버스를 타고 가는데, 대관령면에 진입하면 도로 표지판으로 해발고도가 100m 단위로 높아지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럴수록 해발 고도 700m에선 힐링 공기가 가득하다는 것도요
(알펜시아 시네마에서 상영된 [히든 라이프]의 풍광을, 평창에서는 숙소에서 아침 먹으러 가는 길에도 편히 볼 수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공기 뿐 아니라, 산에 걸친 구름의 신비한 풍광을 올려다보는 곳이 아닌,
눈높이와 같은 위치에서 보이는 곳. 그래서 저는 평창에서의 흐린 날씨를 더 좋아했습니다*
2. 누누이 강조하는데 강원도에는 정말 캐릭터 마케팅의 천재 분들만 계신 것 같습니다
평창의 원조 분들로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계신 수호랑과 반다비,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의 풍이진이가 오프라인에서 엄청난 맹활약을 했고요
강원도의 마스코트이자 수호랑과 반다비 2세인 범이와 곰이는 물론,
영화제의 마스코트인 감자 캐릭터는 정말 반복되는 영화 상영 전 안내 방송조차도 기다려지는,
눈을 뗄 수 없는 귀여움과 선량함으로 관객을 매혹시켰습니다.
이토록 착한 눈빛을 마주하며, 저는 마스크 안에서 계속 절로 미소가 지어졌어요:)
(빛나 님께서 올려주신 사진입니다)
여기에 토마토, 아스파라거스, 파프리카 친구들까지 동참하고
보라색과 감자색으로 통일한 영화제 관련 디자인들, 이를 영화에 연계시키는 센스까지...
내년 영화제는 개최 전에 이들 캐릭터들을 더욱 온라인에서 활약시켜주었으면 합니다+0+
(감자 캐릭터를 보신 저희 어무니의 반응: "다음엔 토마토/아스파라거스/파프리카 캐릭터들도 풀 버전으로 보여주세요")
3. 평화와 화합이라는 테마와 완벽하게 결합된 상영 라인업들,
영화제는 Film Festival이고 그러한 축제는 오프라인으로 개최되어야 진정한 의의가 있음을,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제대로 증명해주었습니다.
특히 한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아랍과 중남미 영화들이 라인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고
과테말라 내전을 다룬 [우는 여인] - [나의 어머니, 우리 어머니들]
레바논 침공을 다룬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 - [1982] - [어떤 승리]
2차 대전 당시 상황을 다룬 [어느 수학자의 모험] - [히든 라이프] - [샬러턴] - [안네 프랑크를 찾아서]
멕시코 밀입국 문제를 다룬 [실종] - [토니 드라이버 이것은 다큐가 아니다]
등 시대적 접점이 맞닿는 영화들을 배치하여 본작들의 메시지를, 머나먼 한국의 관객들도 더욱 공감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푸짐하고 건강했던 아침 식사, 참고로 한 끼에 나온 메뉴입니다:)
4. 제가 프레스 자격이어서 더욱 편의를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멀리서 찾아오신 분들과 지역 주민들도 관객으로서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많았습니다.
바이러스 사태로 예정보다 부스도 축소, 참여 행사도 자체적으로 축소했음에도, 저는 오히려 BiFan에서보다 더 열심히 부스 이벤트에 참여할 정도였어요
그만큼 수호랑과 반다비, 풍이진이, 범이곰이, 감자로 대표되는 채소 친구들이 매혹적이기도 했고요
비엔나 인형 박물관의 무료 개방, 그립톡과 보틀과 캔뱃지, 칫솔소독기, 세안비누, 파우치, 돗자리, 커피 등 개막식장 부스에서 이미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바이러스 사태로 내한하지 못하신 감독님들께, 영화가 어떻게 무사히 상영되었는지 알려드릴 수 있도록’
감독님들께 보내드릴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마스크 착용한 채로 티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신 분들께
이렇게 멋진 선물을 증정했습니다. 감독님들의 영상 메시지와 함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거리적 제한을, 오히려 슬기롭게 새로운 이벤트로 승화시킨
주최 측의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정말 아낌 없이 주는 평창영화제...!!
패스포트 어플도 너무 귀여워서 도저히 삭제 불가인데, 모든 상영관을 단단히 방어한 방역 시설들도 그렇고
영화제 내적으로 외적으로 평창영화제는 바이러스 사태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영화제의 새로운 문화로 정착시켰고,
앞으로도 오프라인으로 개최될 영화제의 멋지고 즐거운 모범 사례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대낮에 시원한 그늘 아래* 몸도 마음도 완전 편안한 캠핑 의자에서, 감미로운 버스킹을 즐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의자가 부럽다는 분들 많으셨어요:)
5. 사실 바이러스 사태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영화제인 만큼,
셔틀 간격/부스 이벤트의 다양성/편의 공간 제공/상영 환경 등은 바이러스 사태 이전의 영화제들과 비교될 수 밖에 없고
이는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면, 좌석 거리두기도 시행하지 않고 더더욱 많은 분들이 오셨을 테고
그럼 셔틀 배치도 더 많고, 이벤트 부스도 더 많이 열리고, 상영 시설 확보도 유리하고, 편의 공간도 여러 곳에 배치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오히려 저는 현 상황에서 평창영화제는 최선 그 이상의 모습으로
멀리서 찾아온 관객들과 지역 주민 모두에게,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온건히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영화제 관련 시설이 상영관 이외에는 없는, 알펜시아 리조트를 출발하는 셔틀 버스가
영화 종영시간과 아슬아슬해서, 경우에 따라서 엔딩 크레딧도 못 보고 달려나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알펜시아-올림픽 메달플라자의 7km 거리는 밀릴 일도 없어서, 셔틀이 진짜 7~8분도 안 걸리게 도착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종영시간이 정각인데, 저어기서 관객들 달려 나오는데 기사님은 정말 여지 없이 출발 하셔서ㅠㅜㅠㅜ
(저는 진짜 이 모습으로 두 팔 흔들며 달려가서 이미 떠나는 버스 멈춰 세운 적도 있습니다.
이게 기사님과 마주보는 위치의 알펜시아 콘서트홀이어서 가능했지, 운전석 뒤쪽에서 달려나오는 알펜시아 시네마였으면 버스 놓쳤을 듯요;ㅁ;)
알펜시아 방면에서 출발하실 때, 기사님들께서 영화 상영시간표를 사알짝 참조해주시면 더욱 감사할 것 같습니다*
평창영화제 덕분에 저는 올해 여름 목표를 다시 평창에, 이번엔 가족들과 함께 오는 걸로 결심했고요
가족들과 탕수육, 감자와플, 오삼불고기, 빵집 등등도 영접하겠습니다.
진심으로 모든 것에, 그리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평창영화제..!! 내년에도 꼭 뵈어요:D
추천인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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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익무 원정대원 네 분 가량이 전날 늦게까지 일정이 이어진 덕분에 아침 식사에 참전하지 못해서,
푸짐한 아침 식사를 기세 좋게 내오신 사장님께서 친히, '사진을 찍고 지금 올려서 그들을 슬프게 만들어라.' 하셔서 제가 대표로 먹사를 찍고 바로 올렸었습니다:D
정성 가득한 정리 잘 봤습니다~~ 제 사진도 찬조 출연했군요ㅎㅎ
빛나 님, 그거 아시나요.. 감자 캐릭터 외에, 토마토와 아스파라거스와 파프리카 캐릭터까지 모두 온건하게 등장한 사진은
공식 계정과 홈페이지에도 없고 오직 빛나 님의 사진만이 남았다는 것을....ㅠㅜㅠㅜ
저 빛나 님 사진 보고 감격해서 모니터 끌어안고 울었잖아요;ㅁ; 강원도의 채소 친구들이 앞으로 더더욱 대활약해줄 거라 믿습니다*
[히든 라이프]가 [1982]와 겹쳤죠? 하지만 [1982] 역시 평창에서 놓쳐서 안 될 영화 1순위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극장에서 정식 상영하길 응원합니다~~!!
1982랑 겹치기도 했고 저질체력이라 3시간짜리 영화를 볼 자신이^^;;;;
막 제 옆에는 평창 보틀이 서 있고, 폰도 평창 그립톡으로 받쳐놓고 있는데 정작 저는 평창에 없어요ㅠㅜㅠㅜ
아직도 크롬 브라우저 즐겨찾기에 '평창국제평화영화제'를 못 지우고 있어요... 내년까지 그냥 두고 버틸까봐요;ㅁ;

평창영화제에 대한 애정이 절절 묻어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
채소 아이들이라는 표현 너무 좋으셔요+0+ 채소 아이들, 강원 프렌즈, 채소 프렌즈로 앞으로도 계속 그룹 활동 했으면 좋겠어요*
저희 어무니께서 "얘네들 혹시 봉제 인형 나왔니...?"라고 질문하시는 걸로 보아 다음엔 인형 굿즈도 기대해봅니다:D

평화와 화합 그리고 용서에 걸맞는 상영 라인업, 방역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시설들까지, 여기에 매력 만점의 캐릭터들과
아름다운 풍광, 좋은 분들까지 함께 하니 더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0+
저희 가족들이 여름 휴가를 위해 열심히 짐을 꾸릴 때, 제가 신세를 좀 지려고요*

영화제가 정말 좋았어요 +_+
수고하셨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귀요미들, 멋진 분들, 아름다운 풍광, 훌륭한 영화, 맛있는 음식이 모두 함께 있던 5박 6일이었습니다...!!
다른 많은 분들이 수고하셨고, 사실 저는 그 혜택만 받고 온 것 같아요^^;; 영화제를 위해 힘써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평창 저도 꼭 가보겠습니다~~
시선이 닿는 모든 곳이 아름다운 영화제였습니다, 꼭 은철이 님도 오실 수 있기를~~!!
제가 일찍 잠든 사이에 믿기 힘든 일들이 일어났어요+0+ 재미있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사실 제가 제일 많이 먹고 자고 굉장히 편하게 지낸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많이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