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리우드-For Your Consideration] DAY11: 당신은 영혼의 주체인가 객체인가? 초현실주의 종교 스릴러《Trance》
인도영화 소개 프로그램 For Your Consideration입니다.
오늘은 종교와 스릴러, 미스테리, 판타지가 결합된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교주가 되는 것으로 모자라 신을 꿈꾸던 한 남자의 기묘한 이야기,
'구루'의 나라 인도에서 온 독특한 스릴러 《Trance》입니다.
[한국어판 예고편]
링크가 보이지 않는 경우 아래 주소로 들어오세요
https://tv.kakao.com/v/409107730
INFORMATION
제 목_ 트랜스 (Trance)
감 독_ 안와르 라시드
출 연_ 파하드 파실, 나즈리야 나짐, 딜리쉬 포탄, 고탐 메논, 수빈 샤히르
키워드 _ 스릴러, 종교, 미스테리, 판타지
러닝타임_ 170분
SYNOPSIS
어린시절 부모를 잃고 동생과 함께 살던 동기부여 연설가 비주는 동생의 자살 후 뭄바이로 건너가 종교 비즈니스 그룹에 채용되어 조슈아라는 이름으로 가짜 목사 행세를 하면서 명성을 얻는다. 하지만 생방송에서 기적을 행하는 쇼를 하게 되면서 그의 능력은 시험을 받게 되는데
웰컴 투 말라얄람, 인도의 색감을 더하다
인도에는 다양한 언어만큼이나 각 언어권마다의 영화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언어권을 꼽으라면 단연 말라얄람어권이다. 케랄라 지역을 중심으로 작품성과 상업성 뿐 아니라 실험성을 겸비한 영화들이 만들어져 관객을 즐겁게 하고 있다.
감독인 안와드 라시드는 당초 2013년 자신이 프로듀서한 영화를 마칠 무렵 광고업계 출신인 빈센트 바닥칸으로부터 시나리오를 받았다. 라시드 감독은 도전적인 각본에 무척 끌렸지만 당시로서는 말라얄람어권 영화 산업에선 감당할 수 없는 높은 제작비가 산정되어 이 프로젝트는 안타깝게도 좌초될 수밖에 없었다.
이 와중에 이 영화에 숨결을 불어넣은 사람은 바로 주인공 ‘비주’역할을 한 파하드 파실. 파하드는 인도영화제 상영작인 《마헤쉬의 복수》 등 말라얄람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출연하는 영화마다 퀄리티를 보장하는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오른 배우이다.
이미 이 영화의 주연으로 낙점된 파하드는 안와드 감독을 설득했고 6년만에야 이 영화는 빛을 볼 수 있었다. 이 영화에서 그는 동기부여 트레이너에서 영적인 구루로 변신하는 ‘비주’ 역을 맡아 소위 미친 연기력을 펼치고 있다.
대담하고 스릴넘친다 - Sify
암시적이고 몽환적인 - Deccan Chronicles
시각적이고 청각적으로 압도적인 - New Indian Express
2020년 주목해야 할 가장 공감각적인 오락영화
라시드 감독이 이 영화의 중심 테마로 잡은 것은 바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무아지경(trance)’이다. 이것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영화의 색채에 대한 표현과 사운드가 함께 어우러져야 했다. 따라서 제작진은 영화의 촬영과 사운드를 다룰 수 있는 최고의 스태프들을 구성해야했다.
먼저 촬영은 말라얄람어권을 대표하는 촬영감독 아말 니라드가 담당했는데, 영화는 상징적인 쇼트들이 많이 쓰이는 까닭에 영화가 추구하는 비전을 잘 담는 인물이 필요했고 그는 이 작업의 적임자였다.
또한 영화는 사운드의 감각을 중시하는데 주변의 소음과 주인공의 트라우마를 연결하여 인물의 정신적인 상태와 그로인한 성장을 담으려 했다. 따라서 음향은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오스카 음향효과상을 수상한 레슐 푸쿠티가 참여해 완성도를 더했다.
또한 인도영화에선 이젠 일반적이지만 돌비 애트모스 믹싱으로 음향효과를 더하고 있다.
인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종교 스릴러
조슈아, 에스더, 매튜... 인도영화에서 듣던 이름이 아닌데 캐릭터들의 이름이 익숙하다면 그 느낌은 잘못된 것이 아닐 것이다. 말라얄람어권의 영화들이 독특하게 다가오는 건 천주교 문화가 자리 잡은 까닭도 있다. 이런 종교적인 다양성이 영화적인 시도와 맞물려 인도영화를 더 풍부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오쇼 라즈니쉬, 구르밋 라힘 싱... 인도에는 ‘구루’라 불리는 영적 지도자들 중에서는 영성(靈性)을 위시하여 부를 축적하거나 성범죄나 권력형 범죄 등을 일으키는 이들이 많이 있다. 이영화 《Trance》에서도 추종자들을 무아지경의 상태로 만드는 구루와 그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려는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기업형 구조로 전락한 종교의 모습을 비꼬기도 한다.
하지만 각본을 쓴 빈센트 바닥칸은 어느 누구에게도 영감을 받지는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신앙생활을 통해 느꼈던 갈등이 가장 큰 요소가 되었다고 전한다.
예수의 광야의 시험이나 부처가 보리수나무에서 깨달음을 얻듯 종교의 중심인물들은 모두 큰 시험에 들고 조슈아 칼튼으로 변신하는 비주 역시 가족에 얽힌 고통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하나의 산을 넘는다. 초월적인 존재가 아닌 한 명의 나약한 인간을 조명하는데 집중하며 영화는 심리적 긴장감을 더한다. 비주가 이것들을 극복하고 초월적인 존재로 거듭날지 운명의 객체로 남을지는 이 영화를 통해 확인해봐야 할 것이다.
포스터부터가 약빤 느낌이고. 인도 영화에 이런 작품도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