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없음) [다크 워터스]: 완성도까지 챙긴 고발영화
영화 리뷰 전문 해외 유튜버 ‘크리스 스턱만’이 작년 말, 2019년의 베스트 영화들을 뽑는 영상에서 아쉽게도 탑15에는 들지 못했지만 정말 훌륭한 영화라서 따로 언급한 영화들 중 이 영화가 끼어있는 걸 보고 이 영화에 급격히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는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 마크 러팔로의 출연 소식은 이 영화를 더더욱 보고 싶게 만들었고, <캐롤>과 <원더스트럭>을 연출한 토드 헤인즈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은 화룡점정이었습니다.
믿고 보는 토드 헤인즈 연출에, 믿고 보는 마크 러팔로, 앤 해서웨이, 그리고 팀 로빈스 출연... 도저히 안 좋을 수가 없는 조합이죠. 게다가 (사전정보가 거의 없는채로 영화를 봤던 저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뜨는 자막을 보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지만) 모두가 알아 마땅한 충격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은 이 영화를 더욱 시의적절하고 흥미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다크 워터스>는 모든 면에서 정말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전달하고자하는 시의적절한 영화 외적인 메시지 역시 좋지만, 제가 영화를 평할 때 가장 먼저 보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인 (당연히도) 영화 자체가 정말 좋았습니다.
일단 이 영화의 모든 외적인 요소들을 배제하고 살펴봐도, <다크 워터스>는 한 편의 완성도 높고 작품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몰입도가 높은 웰메이드 영화입니다. 좀 더 몽환적이고 판타지스러운 요소들을 가미해도 되었던 헤인즈 감독의 전작들인 <캐롤>이나 <원더스트럭>에 비해선 절제되었지만, <다크 워터스> 역시 상당히 인상적인 영상미를 선사합니다.
이 스틸컷에서도 볼 수 있듯, 2.35:1의 좌우가 넓은 화면비를 적극 활용하여, 한 명이 상대하기엔 벅찬 거대한 음모와 홀로 싸우는 주인공 ‘롭’의 모습을 광활한 공간 속 매우 작아보이게 담아내는 식의 프레이밍이 영화 속에 수차례 등장합니다.
‘롭’이 불안감에 시달리는 장면에서는 프레임을 푸른 빛으로 비추며 어딘가 싸늘하고 차가운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영화 속 스토리가 너무도 충격적이고 흥미로워서 스토리에 빠져들어가느라 영상적인 부분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보지 않는 이상 눈에 잘 띄진 않습니다만, 하나하나 따져보면 세부적인 영상적 디테일에도 꽤나 공을 들인 영화인 것 같습니다.
토드 헤인즈 감독의 숙련된 연출 하에 배우들은 굉장히 안정적이고 디테일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마크 러팔로는 <토르 라그나로크> 이후 MCU에서 주로 선보였던 익살맞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과는 180도 다른, 옳은 일을 하고 싶어하지만 도와주는 이가 없어 피곤에 찌들고 때론 불안감에 시달리는 변호사 ‘롭’의 모습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표현해내었고, 앤 해서웨이는 일에 시달리느라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남편을 보고 점점 예민해지면서도 그가 하고 있는 일이 옳은 일이란 걸 알기에 그의 뒤에서는 그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라’의 복합적인 감정을 매우 잘 캐치했다고 생각합니다.
편집 역시 흠잡을 데 없었습니다. 대규모 블록버스터의 정신없이 빠른 컷편집에 익숙해졌기에 비교적 느린 페이스의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 관객들은 영화가 늘어진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토드 헤인즈 감독은 전작들인 <캐롤>과 <원더스트럭>에서도 속도감 있는 편집보다는 ‘흘러가는 시간의 미학’을 보여줬던 감독이기도 하고, 인물들의 감정선을 빠른 속도로 끊어버리면 영화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기에, 저는 토드 헤인즈 감독이 이 영화에 적합한 페이스를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이 영화의 수많은 홍보물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 영화는 모두가 알아 마땅한 실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이 추악한 사실을 전세계의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신뢰를 저버린 거대 기업과 국가에 맞서 변호사 로버트 빌럿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세계가 독극물로부터 훨씬 안전한 세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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