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17>과 그림이 만났을 때
조너선두번봄
6275 15 18
<1917>에서 영국 병사 스코필드는 독일군의 계략에 빠진 영국군을 구하러 달음박쳐 달려갑니다.
그의 손에 1600명의 영국 군인들의 목숨이 달린 사령관의 명령문이 쥐어져 있습니다.
독일군에게 쫓기다 강물에 빠진 스코필드.
생사의 기로에 놓여 물에 떠내려가는 그에게 다시 힘을 북돋우는 것은 바람 결에 날려온 체리 잎입니다.
봄이 되면 체리를 하루 종일 체리를 땄다는 친구의 이야기가 그를 다시 살아나게 합니다.
숨가쁘게 몰아치던 스코필드의 여정에 잠시 명상과 같이 다가온 시간.
그때 제게 떠올랐던 그림은 라파엘 전파에 속하는 영국 화가 존 에버트 밀레이의 <오필리아>(1851)라는 그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 햄릿에게 아버지가 죽임을 당하자 낙심한 나머지 목숨을 버린 비운의 여인 오필리아.
죽어가는 오필리아의 목에 걸린 제비꽃은 '젊은 날의 죽음'을, 오른 쪽 뺨의 장미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꽃말입니다.
오필리아와 똑같은 구도로 누워 있던 스코필드에게 날아온 체리 잎은 죽음이 아니라 희망과 자신이 맡은 임무를 일깨우게 만듭니다.
같은 구도의 다른 느낌의 영화와 회화.
영화가 회화를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조너선두번봄
추천인 15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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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구도가 상당히 비슷하네요..!
12:35
20.02.25.
2등
헉 저도 오필리아 생각났는데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12:49
20.02.25.
3등
와.. 저 그림하고 정말 비슷하네요.
12:58
20.02.25.
오 정말 비슷하네요. 오필리아의 절망과 대조되는 스코필드의 희망.. 영화 다시 보고싶네요
13:10
20.02.25.
영화에서 느낀점은 희망적이였었는데, 그림에서 느낀점은 좀더 절망적으로 보이네요
13:13
20.02.25.
오 감독님이 의도한걸수도
13:28
20.02.25.
rosst
당연히 의도한 겁니다.
감독들은 영화 제작 전에 자기 영화의 특정 장면과 유사한 그림, 사진들을 준비해놓고 촬영 감독과 의논을 하죠.
감독들은 영화 제작 전에 자기 영화의 특정 장면과 유사한 그림, 사진들을 준비해놓고 촬영 감독과 의논을 하죠.
13:34
20.02.25.
달빵이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13:47
20.02.25.
영화와 회화가 만나서 아름다운 장면이 탄생하네요 의논까지 하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ㅎㅎ
예전 빔밴더스감독의 파리텍사스란 작품을 보며 에드워드호퍼의 그림이 떠올랐는데 영향을 받았다는 글을 본적이 있어서 반가웠던 기억이 나네요
예전 빔밴더스감독의 파리텍사스란 작품을 보며 에드워드호퍼의 그림이 떠올랐는데 영향을 받았다는 글을 본적이 있어서 반가웠던 기억이 나네요
13:58
20.02.25.
노스탤지아
봉준호 감독의 경우, <옥자> 준비 단계에서 사진 작가 스테픈 쇼어의 작품을 참조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죠.
미카엘 하네케는 <하얀 리본> 촬영 때 아우구스트 잔더의 작품을 참조했고요.
14:05
20.02.25.
조너선두번봄
아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4:37
20.02.25.
와아... 처연하면서도 아름다운 순간이었는데 오필리아와 꽤 비슷한 구도네요. 전 이 장면에서 <레버넌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떠올랐어요. 살기 위해 도망치면서 강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비슷했거든요.
14:12
20.02.25.
이 얼마나 아름다운 영화인지
14:14
20.02.25.
이래서 아는만큼 보이나 봅니다 감독님들은 위대하십니다 ㅠ
15:07
20.02.25.
의도한게 느껴지네요. 몰랐던걸 알게됐네요
15:44
20.02.25.
저도 이장면 내내 이거 완전 오필리안데? 이생각했어요.ㅋㅋ
17:27
20.02.25.
장면 하나하나 이런 의도가 숨겨져 있다니 신기하네요ㅎㅎ
19:25
20.02.25.
유명한 그림인데 느낌이 달라서 전혀 연결을 못지었네요 ㅎㅎ
20:13
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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