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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비디오] '헬로우 고스트'처럼, 잔잔할 때 몰아치는 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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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로우 고스트'를 봤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영화가 그렇게 웃기진 않지만 잔잔한 에피소드들로 이뤄진 영화였는데, 마지막에 '미나리 김밥'에서 오는 충격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했습니다. 당시 '헬로우 고스트'는 같은 날 개봉했던 화제작 '황해'를 꺾고, 300만명이 넘는 흥행을 거두기도 했는데, '슬로우 비디오'는 '헬로우 고스트'의 김영탁 감독과 주연배우인 차태현씨가 다시 한 번 뭉쳐서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슬로우 비디오' 무대인사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개봉 전에 영화를 먼저 보게 되었는데, '헬로우 고스트'처럼 착한 영화의 장점과 단점을 고스란히 이어가는 작품이네요.

 

  남들이 못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볼 수 있는 남자 여장부(차태현). 독특한 시력으로 놀림 받던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뛰어난 순간 포착 능력을 인정받아 CCTV 관제센터의 에이스로 떠오르게 됩니다. CCTV 너머 하루 종일 지켜보며 매일 혼자 야구 하는 남자, 매일 아침 가장 빨리 일어나는 소년, 첫사랑으로 추정되는 한 여자의 일상까지 느닷없이 찾아오는 이 남자! 특별한 남자의 독특한 세상보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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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우 비디오'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감독님의 전작 '헬로우 고스트'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헬로우 고스트'는 김영탁 감독과 배우 차태현씨가 다시 한번 뭉쳤다는 점 외에도 여러모로 닮은 영화이기 때문이죠. 두 영화에서 차태현씨가 연기하는 주인공 강상만(헬로우 고스트), 여장부(슬로우 비디오) 어떤 병 혹은 증상 때문에, 사회성이 결여된 한 남자로 설정되어있으며,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통해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게 된다는 점 또한 동일합니다. 잔잔한 분위기로 영화를 따뜻하게 데우다가,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을 놀래킨다는 점 또한 두 영화의 공통점입니다. 다만 '헬로우 고스트'보다 '슬로우 비디오'의 웃음이나 반전의 강도가 약하다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보입니다.

 

  다만 '슬로우 비디오'를 웃음의 강도나 반전의 정도로 영화를 평가절하하기에는 '슬로우 비디오'의 장점이 확실히 눈에 띄였습니다. 슬로우 비디오라는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듯,  빠르게만 흘러가는 세상을 느리게 보려는 감독의 시선이 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히치콕 감독의 '이창'에서부터 여러 영화들에서 '엿보는 행위'는 흔하게 쓰이는 영화적 장치로 쓰여왔습니다. 그 동안 여러 영화에서 '엿보는 행위'는, 주로 다른 사람들을 훔쳐보는 나쁜 행위로 그려지는 게 일반적이었는데데, '슬로우 비디오'에서 주인공 여장부는 외로운 마을버스 운전기사, 폐지줍는 소년, 빚쟁이에 시달리는 첫사랑을 닮은 여자까지, 매일매일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일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을 따뜻하게 지켜봐주고 있는 영화의 시선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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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로우 고스트'와 비교했을 때, '슬로우 비디오'는 이야기의 시선이 확장되었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헬로우 고스트'는 주인공 강상만의 가족사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면, '슬로우 비디오'는 가족이라는 범위를 넘어 마을의 범위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헬로우 고스트'의 강상만보다 '슬로우 비디오'의 여장부는,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켜주기 위해 보다 능동적,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며, 마을 사람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꽤 인상적입니다. 다만, 영화의 반전으로 인해 영화의 메세지가 일부 퇴색했다는 느낌이 아쉽긴 했습니다만. '헬로우 고스트'보다 미장셴이나 소품 활용면에 있어서도 감독이 좀 더 꼼꼼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예스러우면서도 요즘은 쉽게 볼 수 없는 종로구의 풍경, 그리고 이 풍경을 담아낸 극중 여장부의 그림 등 영화의 소품, 배경들도 전체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사실 딱 까놓고 말해서, '헬로우 고스트'와 '슬로우 비디오'를 두 편 모두 본 관객들이라면, 아마 대부분의 관객들은 '헬로우 고스트'를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두 편 모두 비슷한 지점들이 많기 때문에, 더 뒤에 만들어진 '슬로우 비디오'에 대한 평가가 좀 더 박할 수도 있겠죠. 다만 두 편의 영화를 모두 보면서, 김영탁 감독은 세상에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의 작품 속에서 주인공의 세계관은 조금씩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재미나 흥행적인 요소에서는 일부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의 차기작에서는 또 한번 발전한 감독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만드는군요. '슬로우 비디오'는 '헬로우 고스트'와 비교만 하지 않는다면, '슬로우 비디오' 또한 잔잔하면서도 후반부 몰아치는 한 방은 꽤 강력한 작품입니다. 개천절, 한글날을 겨냥한 우리나라 영화들을 이미 모두 챙겨봤는데, '슬로우 비디오'는 연휴기간 동안 가족끼리 보기에 가장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은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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