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익숙한 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주는 법
원작자 루이자 메이 올컷 여사가 봤다면 무척이나 만족했을 듯.
일단 각색의 승리다.
원작소설 2부 '굿 와이브즈'의 시간대에서 둘째 조가 1부 '작은 아씨들'의 유년기를 회상하는 플래시백 방식으로 서사를 전개시킴으로써 너무나도 익숙한 네 자매의 서사를 지루하지 않게 전달한다.
그레타 거윅은 올컷 여사의 이야기 대부분을 고스란히 따라 가면서도 새로운 대사와 상황을 추가하여 당대의 올컷 여사가 작은 아씨들을 통해 전달하려 한 본연의 메시지를 (아마도) 정확하게 복원한다.
특히 소설의 엔딩이 당시 출판'산업'의 강제에 따른 것이었을 것이라는 합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원작의 마냥 행복한(하지만 개연성없는) 엔딩과 대안적 엔딩을 병행하여 제시한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다.
캐스팅은 또 얼마나 완벽한가!
'레이디 버드'의 원조격이라 할 만한 걸크러시 조 역에 시얼샤 로넌, 에이미 역에 '레이디 멕베스'의 정욕의 화신 플로렌스 퓨를 캐스팅한 것은 정말이지 영리했다. 두 배우는 그레타 거윅의 큰 그림을 제대로 살려냈다. 대중적 인지도에서 두 사람을 압도할 만한 엠마 왓슨이 둘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메그 역으로 희생한 것도 평가할 만 하다.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은 클래시컬한 미술과 촬영의 우아함 속에 현대적 개성으로 통통 튀는 여성들의 활기를 보여 준다. 그녀들은 그녀들을 옥죄는 가부장적 세계의 현실에 맞서 때로 좌절하기도 하지만 결코 물러서지는 않는다.
극 초반 원고를 팔기 위해 출판사를 찾은 조에게 편집자 대쉬우드는 소설 속 여주인공의 선택은 결혼이 아니면 죽음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조, 조세핀 마치는 결혼도 죽음도 택하지 않고, 소설을 쓴다.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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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가지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야기 전개에 활기를 주는 동시에 현재와 과거의 상황을 교차시키며 자매들의 성장, 변화를 확실하게 보여 주는 효과가 있더라구요.
구성이 확실히 오리지널과는 다르네요.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