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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몬스터 (스포일러 약간)

재진군
19916 0 9
박찬욱, 미이케 다카시, 프루트 챈.....확실히 거물급 감독들이다. 특히 미이케 다카시라면 호러영화 팬들이라면 절대 모를 리 없는 바로 그 유명한 그 엽기적이고 초 기괴한 영화들의 감독이 아니던가? 까놓고 말하자면 착신아리는 그의 외도였다. 이번에 쓰리-몬스터에서 보여줄 그의 작품은 과연 원래 그의 스타일인가? 아님 여전히 외도를 하고 있는 작품일까? 그게 솔직히 재진군의 주요 관심사였다.

물론 다른 작품들에 기대를 안 한건 아니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꽤 궁금했었다. (트레일러를 보기 전까지는...) 그런데 뭐랄까...남들이 다 좋아하는 이병헌이라는 배우에게서는 호러라는 메리트를 찾기가 힘들었다. 때문에 그만큼 관심이 줄어들었다고나 할까? 강혜정의 캐스팅은 좋았다. 그리고 프루트 챈의 작품? 솔직히 별 기대 안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디 아이2'가 대단히 재미없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컸던 듯 싶다. (그냥 같은 중화권이라 별로 안땡겼다) 어쨌든 이런저런 복잡다단한 심정으로..감상에 들어갔다. (사실 복잡다단한 심정에는 영화 외적인 요소들도 꽤 포함되어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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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OREA-BLUE (컷)

염정아의 살인적인 개그 '우웨에에엑'으로 시작된다. 지루함을 없애기 위한 탓인지 초반 전개는 무진장 빠르다. 어느새 감독의 집에는 괴한이 침입해 있고 마누라는 꽁꽁 묶여있는 그 상황이 연출되고 만다. 여기부터는 임원희의 개인기 쇼 타임이다. 그의 사투리는 신선 했지만, 여전히 하는 짓은 똑같아서 좀 식상한 기분이 들었다. 뭐 그래도 가끔 웃겨서 좋았다. 그에 반해 이병헌은? 일부러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강혜정 달래주는 그 장면!!! 뭔가 어설픔이 느껴지며 올드보이의 최민식이 겹쳐졌다. 마지막에 최믹식이 전화로 딸래미 달래줄 때 딱 그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기분이 참 묘했다. 역시 같은 감독의 작품은 겹쳐지게 마련이군...하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영화가 슬슬 재밌어지기 시작한 건 이병헌이 마누라에게 폭언을 내뱉기 시작하는 장면이었다. 분명 돌변한 그의 모습은 놀라웠다. 그러나 무섭다기 보다는 오히려 통쾌했다. 10년동안 쌓아 둔 속 마음을 어찌 저리도 시원하게 내뱉을꼬? 엄청난 공감대 형성의 순간이었다. 이때부터 슬슬 이병헌에게 감정이입이 이루어지며 영화가 조금은 더 재밌어지게 된다. 임원희는 초반의 화려한(?) 개그를 선보이며 주목을 끌지만 후반 갈수록 그 캐릭터의 색이 퇴화된다. 아마 이병헌에게 촛점이 맞춰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믹서기 장면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더욱 더 고조된다. 박찬욱 감독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 마지막 씬에서 우리는 보다 잔인하고 보다 격렬해진 박찬욱 감독의 표현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불쾌한 공포를 맛봐야 했다.

마지막으로 꽤 논란의 여지를 불러 일으킨 이병헌의 마누라 살해장면....이유? 그건 인간의 본성이다. 극한 상황에서 이병헌은 폭주해서 현실도피를 해버리고 만다. 가장 무서운 장면은 바로 이 부분이다. 누구든 마음 속 깊은 곳에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살해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믿고 싶지 않지만, 사실이다. 특히 오랜 시간을 걸쳐 쌓여온 스트레스와 불신은 '살의'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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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JAPAN-RED (상자)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졸라 난해했던 작품. 다만 뭔가 다른 점이 있다면 기괴한 표현력으로 오싹하게 만들다가 무진장 미묘한 결말로 사람 환장하게 만들던 옛 작품들과 달리, 특별히 극한 상황 없이 조용하고 미묘하게...주욱 기괴한 분위기를 묘사하다가 결국 그냥 미묘하게 끝나버리는...확실히 조금 더 난해해진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샴쌍둥이를 이토록 기묘하게 다룬 작품이 또 있으려나? '붙어야 산다'랑은 소재는 같아도 뿌리부터가 다른 설정이었다.

일단 재해석을 해보자면, 쇼코와 쿄코는 원래부터 한 몸인 샴쌍둥이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도 알다시피 쿄코만 성장하고 쇼코의 모습은 여전히 10살의 소녀인 모습이다. 이것은 쿄코의 꿈에서 유추해 볼때, 쇼코가 10살이었던 시절 상자안에 가둬서 태워버렸다는 이미지로 쇼코의 성장이 그때 멈췄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쇼코의 재능이 더 뛰어 났다는 묘사는 훗날 쿄코가 왼손잡이인 작가가 되었다는 걸로 실제로 소설을 쓰고 있는 건 역시 쇼코라고 볼 수 있겠다. (쿄코는 오른쪽, 쇼코는 왼쪽이었다) 물론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10살의 모습에서 성장이 멈춰버린 쇼코에게 쿄코는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어쨌든 자기 때문에 그녀의 성장이 멈춘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쿄코는 늘 같은 악몽을 꾸고 있다. 상자에 갇혀 암매장 당하는 꿈의 마지막은 그녀의 두려움(자신도 언제 성장이 멈춰 버릴지 모른다는..)과 죄책감의 산물이다. 결국 이 영화는 샴쌍동이라는...한 몸을 가졌으면서 다른 의지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 존재에 대한 뿌리 깊은 고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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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HINA-GREEN (만두)

대충 만두라는 제목을 보고 '인육이겠군' 하는 생각은 했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너무 민감한 부분을 파고 들어가 버렸다. 어디서 나온 얘긴지 모르지만 '태아는 몸보신에 좋다'는 무시무시한 속설을 스크린에 거리낌 없이 표현해 버린 제대로 현실적인 호러물이었다. 다른 분들의 리뷰에도 나와있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만두를 씹을 때 나는 그 '오도독'하고 뼈가 씹히는 소리다. 생각해 보면 졸라 끔찍한 부분이지만서도...이 영화 보는 내내 배가 고파서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면 나는 변태인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주인공인 칭이 다리에 깁스하고 있는 남편 양가휘에게 물 뿌리며 유혹하는 장면은 절라 웃겼다. 섹시하게 비추길 원한 모양이지만....'아 제발 함 주라~' 라는 듯한 간절한 표정의 양가휘라던가...'유후~♡'하는 표정을 한 채 눈은 게슴츠레 뜬 상태로 입에서 물을 찍찍 흘려대는 칭의 모습은 관객들 대다수에게 폭소를 안겨주는 명장면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역시 이번 편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욕조에서 자신의 태아를 잡아 빼내는 칭의 모습이었다. 혼자서!! 그것도 이상하게 생긴 쇠꼬챙이로!!! 거리낌 없이 쑤셔 박는 장면!!! 오 쉣이다....난데없이 혀가 튀어나와 사람 놀래키는 부분도 정말 좋았다. 의외로 괜찮게 본 호러물이 아닐까 싶다. 역시 실생활과 관련된 리얼호러가 제대로 무서운 거라고 살며시 생각해 본 재진군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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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역시 전체적인 느낌은 좋았다. 물론 기대를 했던 것에 비하면 그다지 무섭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옴니버스 영화였지만, 하나하나 따로 떼어 놓고 완성도를 따져 보자면 그럭저럭 평작은 했다고 본다. 어쨌든 역시 재진군은 옴니버스 영화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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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영화 감상기에 적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3부 만두가 몹시 기대되는군요!
23:40
08.04.10.
사소한 미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그걸 극단적이게 부풀려서는 해답을 찾을수가 없는...
23:40
08.04.10.
전 첫번째 에피에서 강혜정이 임원희 물어뜯을떄 굉장히 통쾌하더군요
근데 또 이병헌이 자기 부인 죽이는거 보고,,;;참 끝까지 불쾌하고 불편한 영화구나 싶었죠,,ㅡ_ㅡ
23:40
08.04.10.
재진군
극단적이게 부풀린건 사실이지만 제 글이니까 제 나름대로 극단적이고 싶었습니다. 특히 감상평이란건 자기 생각을 알리는거지 남의 동조를 얻기 위해 쓰는 게 아니거든요. 같은 영화에 사람들 평이 다 같으면...세상 절라 재미없잖아요?
23:40
08.04.10.
재진군
결정적으로 '꼭 죽인여야 한다'고 생각한건 양민님이 제 글을 부풀려서 해석하신 듯 합니다...^^
23:40
08.04.10.
누구든~살해욕구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한다면 단정하는 말이 되기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죠 극단적인 어투의 글을 쓰지 말라는게 아니라 그런 글을 쓴다면 논란에 대해서도 받아들여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참고로 글 재미있게 잘 읽었구요~그나저나 스포일러 몽창 다 알고 보게되었네요 안읽었어야하는데 그노무 궁금증 T_T
23:40
08.04.10.
profile image
만두가 젤 인상적이였슴...
여자들은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정말 암것두 안가리는가???
라는 물음이 밀려왔슴....-_-;;;
23:40
0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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