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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즈 오브 호러 - Imprint

김종철
14354 0 13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 1에서 유일하게 아시아권 감독으로 참여한 미이케 다카시. 평소 엄청난 다작과 기상천외한 영화들을 쏟아내고 있어 팬들은 그를 기꺼이 ‘괴인’이라 부른다. 괴인의 영화는 남다르다. 때문에 종잡을 수가 없다. 그는 아이돌영화에서 야쿠자, 코미디 그리고 잔인무도한 호러영화까지 폭넓은 장르를 소화한다. 이들 영화들은 유별난 데가 있다.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적 특징은 상식을 파괴하고, 그것을 초월하는 데 있다.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오디션> <비지터 큐> <킬러 이치>는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극단에 이른 폭력 묘사로 보는 이의 얼을 뺀다. 또 한편으론 <요괴대전쟁>과 같은 어린이 대상의 판타지영화를 연출하며 당혹감을 안겨준다. 매번 어떤 영화를 들고 나올지 예측하기 힘든 미이케 다카시는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 1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장식하고 있는 <임프린트>로, 13편의 영화 가운데 가장 개성적이며 화려한 영화를 선보인다. 또 예상했던 그대로 미이케 다카시는 폭력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일본 메이지 시대로 보이는 한 마을. 미국인 문필가 크리스가 사랑하는 여성 코모모의 행방을 찾아 마을로 들어선다. 그는 강 한가운데에 있는 유곽에서 창녀와 하룻밤을 보낸다. 그녀의 외모는 기이하다. 한쪽 입 꼬리가 위로 흉측하게 찢겨져 있다. 혐오스러운 외모와 달리 그녀의 슬픈 눈은 기구한 사연을 담고 있다. 크리스는 그녀에게 얘기를 들려달라고 부탁을 하고, 이윽고 그녀는 자신이 걸어온 비참한 생애와 양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뜻밖에도 코코모와의 인연과 그녀가 자살했다는 얘기까지 들려준다. 코모모의 죽음에 크리스는 크게 상심하지만, 그녀를 다그치며 진실을 캐묻는다. 또다시 얘기는 시작이 되고 크리스는 감당하기 힘든 무서운 진실을 알게 된다.

한밤중에 창녀가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라는 매력적인 설정의 <임프린트>. 원작은 이와이 시마코가 쓴 단편소설 <정말 무서운>으로, 일본 호러소설 대상과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임프린트>는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영화다. 창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진실 속에는 독특한 괴기성과 함께, 일본 전통 문화와 악습의 폐허로 고통을 받고 기구한 삶을 살아야 했던 그 시대 여인들의 슬픔이 진하게 녹아 있다. 그로 인해 영화가 전달하는 공포는 두 가지다.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비극, 그것은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늘 심신의 고통을 안고 있는 그녀들은 뼛속 깊숙이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치유할 길이 없다. 그 상처는 대를 물려 이어가면서 그 깊이를 더해간다. 떨쳐버릴 수 없는 악업의 악순환이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 속에서 상식을 뛰어넘는 고문장면이 등장한다. <오디션> <이치 더 킬러>를 합해 놓은 듯한 <임프린트>의 고문 현장은, 폭력에 관한한 전인미답(너무 잔혹해서 미국에서 방영 금지되었고, 영국에서 방영)의 경지로 들어서고 있다.

제아무리 감심장이라고 한들 큰 바늘이 손톱 밑과 잇몸을 사정없이 파고드는 데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텍사스 살인마>의 토브 후퍼가 이 영화를 보고 악몽을 꾸었다는 얘기는 전혀 과장이 아니다. <임프린트>가 담고 있는 기괴한 폭력의 세계는 장르영화들의 대가들조차 오금이 저릴 정도로 살기등등하다. 따라서 다리오 아르젠토의 <제니퍼>, 존 카펜터의 <담배 자국>과 함께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 1의 빅 3로 손색이 없다. 오히려 <임프린트>는 이 두 영화를 넘어서고 있다. 매혹적인 스토리텔링과 무시무시한 공포가 주는 쾌감,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세트디자인과 색채의 미학이 강렬한 작품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 내면에 도사린 괴물의 존재가 만들어가는 지옥의 풍경을 압도적 영상미로 펼쳐 보인다. 그 어떤 미지의 존재나 괴물도, 인간이 저지르는 악행에는 미치지 못한다. 결국 이 영화는 인간이 가장 무섭다는 평범한 진리를 냉혹하리만치 잔인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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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김미경
미치겠삼!! 미치겠삼!!!
보구싶어서 미치겠삼!!!-_-;;
16:10
08.04.05.
소설이 있다니 소설을 먼저 보고싶어요 사진은 끔찍 ㅠㅠ
16:10
08.04.05.
윤주님 생각의 동의합니다...영상보다는 글을 먼저...보통은 들이대면서
보는 편인대...임프린트...이작품은 제외로 삼아야겠내요...하지만 정말
보고싶내요..소설...영화....둘다...
16:10
08.04.05.
음... 그래도 마스터오브호러 중에서 다른편들이 더 좋앗스...

아무래도.. 다른 작들의 서양냄새가..참 좋은듯..
16:10
08.04.05.
저걸볼려면 아직 중간에 더 봐야할 에피소드가....ㅡ.ㅡ
16:10
08.04.05.
음.. 별거 아닙니다. 그냥 보면 됩니다.
잇몸에 박는 건 제대로 안 보여줍니다.
손톱에 쑤시는 건 그럴싸하긴 하지만..
16:10
08.04.05.
profile image
금방 구해 봤는데 으으 -_- 정말 저에겐 고통스러웠습니다..저도 덩달아 온몸이 베베 꼬이더군요....
16:10
08.04.05.
profile image
저도 유일하게 IMPRINT 보면서 소름이... 손톱에 바늘 꼽는건 그럭저럭 참았는데 잇몸에 박을때는 갑자기 현기증이;;
16:10
08.04.05.
인어이야기
토브후퍼도 악몽을 꿨다는데
난 역시 (독한ㄴ ㅕ ㄴ).......
너무 멀쩡 ㅋㅋ
16:10
08.04.05.
와 손톱을.... 정말 한번 보고싶네요. 그러나 제 몸이 따라줄지...ㅠ
16:10
0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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