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X) [블랙미러] 시즌5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 (넷플릭스)
제 <블랙 미러> 입문작은 시즌 5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스트라이킹 바이퍼스>였는데요, 이 에피소드가 제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와서 이 에피소드를 보고 난 후 <블랙 미러> 시리즈 전체 정주행을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다만... 최근엔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일정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빠서 아직까지는 시즌 5 밖에 못 본 상태입니다 ㅠㅠ 이제 영화제 일정도 끝났으니, 오늘부터 제대로 <블랙 미러> 올 시즌 정주행에 들어가보려 합니다. 일단 시즌 5 전체만 본 상황에서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를 뽑자면, 역시나 처음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첫 번째 에피소드인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를 뽑겠습니다.
먼저 VR이라는, 이제는 비교적 보편화되고 사용하기 간편해졌지만,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완전하지 못하고, 3D 기술의 초창기처럼 멀미를 유발하는 등 인간의 신체에 아직은 온전히 적응되지 못한, 뭔가 상당히 오랜 기간 존재한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신기술처럼 느껴지는, 현시대의 뜨거운 감자인 소재를 가져와서 허황된 듯한 SF적인 플롯을 사용하면서도 크게 이질적이지 않고 현실적인 느낌을 준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뭔가 <매트릭스> 같은 영화 속 가상 현실이 활용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말 그대로 아예 말도 안 되는 가상의 사이언스 “픽션”의 느낌이 난다면, <스트라이킹 바이퍼스> 속 가상 현실의 활용은 좀 더 현실 속 사회와 근접해있는 느낌이었고, 그렇기에 에피소드를 보면서 더더욱 현실적인 충격과 소름(?)이 돋는 걸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상적인 부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극장용 SF 영화에 크게 뒤지지 않는 영상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은은한 조명과 영화적인 색보정, 그리고 드라마의 어둡고 어딘가 칙칙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디지털 그레인이 조금씩 보이는 거친 영상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극장용 영화가 아닌 TV나 스트리밍용 에피소드를 SF 장르로 끌고 갈 때 자칫하면 B급 느낌으로 빠지기 쉬우나, <블랙 미러>는 B급 느낌으로 빠지지 않고 영상미를 제대로 잡음으로써 진지한 톤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실과 가상 현실 사이의 극단적인 톤 차이도 좋았습니다. 현실은 비교적 어둡고 칙칙하며 훨씬 더 기계적인 데 비해, 디지털 세계의 한 부분이 더욱 밝고 전통적(?)이며 자연의 모습을 더욱 또렷이 보여주는 영상적인 아이러니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현실과 가상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걸 영상적으로 시사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에피소드를 볼 때보다 에피소드가 끝나고 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이 <블랙 미러>의 매력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에피소드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던 건 다름아닌 배우들의 연기였습니다. 일단 앤서니 마키와 야야 압둘-마틴의 스크린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았고, 폼 클레멘티예프, 루디 린, 니콜 비헤리 모두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주역들은 마블 혹은 DC의 슈퍼히어로 영화에 출연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팔콘’ 앤서니 마키, ‘블랙 만타’ 야야 압둘-마틴, ‘맨티스’ 폼 클레멘티예프), 대규모 영화에선 조연으로만 만나보다가 <스트라이킹 바이퍼스>에서 좀 더 비중 있는 역할로 연기력을 마음껏 뽐내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제 시즌 1-4의 주옥 같은 에피소드들을 즐길 일만 남아있어 행복합니다. ^^ 최근 들어 <더 오피스>도 그렇고, 지나간 미드 정주행하는 데 맛들려서 큰일 났네요. <더 오피스>도 그렇고 <블랙 미러>도 그렇고 한 번 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 큰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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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5 중에는 이 에피소드가 제일 인상적이었는데..
앞에 시즌에 진짜 굉장한 거 많습니다. 꼭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