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다크 피닉스] 관람평(스포없음)
일반관에서 관람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간단히 사상검증(?)부터 하자면 저는 X-MEN 유니버스 시리즈의 팬이었습니다. 시기적으로 아마 2편이 나오던 2003년부터 좋아지기 시작했던 것 같네요. 이 돌연변이의 소재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왜 이런 말을 사전에 하냐면, 다음의 <엑스맨: 다크 피닉스> 관람평 때문입니다.
아래는 스포일러 없는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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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스 마니아는 아니지만 ‘다크 피닉스 사가’가 얼마나 중대하고 훌륭한 작품인지 정도는 알고 있다.
시네마틱 유니버스 특유의 오프닝 시퀀스가 등장하지 않아 시작은 조금 허전했다.
그러나 피닉스 포스라는, 멋지고 강력한 소재를 움켜진 이 영화에서 우주적 재앙의 스펙터클을 기대했다.
그러나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오락영화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했다.
각 씬들은 유기적 연결 없이 완전히 따로 놀며, 캐릭터간 관계의 긴밀감, 차분히 쌓아나가는 감정의 조성에 실패했다.
엑스맨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마이너리티 집단의 딜레마와 고민들은 어디로 갔는가.
사건들을 촉발하는 분리주의적 갈등을 떼어놓고 말할 수 없는 세계관이건만, 얘기는 하는 둥, 마는 둥 어물쩍 넘어간다.
엑스맨 영화들, 특히 비기닝(프리퀄) 시리즈의 특징은 시대상과 영화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융화되어 있었다는 것. 60년대 냉전시대의 <퍼스트 클래스>, 70년대의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 80년대의 <아포칼립스>가 그러하다. 그런데 시놉시스상 90년대가 배경인 이 작품은? 시대적 특징을 살리지 못하고 진부한 블록버스터 영화의 화술만 이어진다.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진 그레이는 장풍(?)을 열심히 쏴대고, 비효율적으로 발려지는 cg는 피로도만 증가시킨다.
힘의 묘사가 양과 질에서 함량미달. 차라리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금문교 들어매치기 장면이 더 웅장하다.
유일하게 흥미롭게 본 부분은 도입부의 우주구조작전 스퀀스 뿐이다.
그나마 능력의 협력을 그리는 cg가 인상적으로 쓰인 장면.
이 훌륭한 배우들이 치킨 브레인으로 쓴 각본에 철저히 희생될 수 있는지 여실히 증명한다.
새삼 얼마 전 개봉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타이탄 괴수들이 얼마나 열연을 펼쳤는지 되새기게 된다.
어처구니없는 희생, 설득력 부족한 각성, 경박한 액션들(특히 열차시퀀스)을 쭉 경유하면 결국 마주하는 건
20년 프랜차이즈의 고별사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마무리.
스포라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이 영화의 마지막은 화룡점정이 아니라 그냥 ‘불닭’이다.
한숨을 넘어, 황망함에 슬프기까지한 이별이다.
‘이토록 멋진 소재로 불닭을 만들어버린 재앙의 마무리.’
★☆
텐더로인
추천인 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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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우주구출씬까지만 좋았고 이후엔 부족한 개연성의 연속이라 매우 보기 힘들었습니다....ㅠ
링크타고 왔어요
불닭... ㅠㅠ
마치 불닭이 맛있어서 눈물이 나기보다 맛없고 매워서 눈물이 나는 것 같아요 ㅠㅠ
ㅜㅜ 불닭 볶음면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