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수다 DC유니버스의 구성과 DCEU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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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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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이 흥행에 성공했네요.
원더우먼에 이어 DC로선 흥행카드가 하나 늘었고 영화사업에도 일단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DC유니버스가 가야할 길로서 팬분들은 각자 좋은생각이 있으실거고 또 많은분들이 다크나이트나 잭 스나이더 스타일을 선호하시던데, 사실 미국 코믹스계를 양분하는 DC와 마블은 스타일 이전에 원작부터 유니버스 구성상 큰 차이가 있습니다.
두 세계관의 근본적인 차이를 짚으며 앞으로 DC가 특유의 색을 살리려면 어떤식으로 가야할지 참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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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작전에 몇년전에 인터넷에 떠돌았던 유명한 카드를 보도록하죠.
이 내용은 당시 많은 공감과 호응을 사긴했으나, 정작 코믹스 커뮤니티에선 반발이 있었습니다. 부분적으론 맞지만 일반화하기 힘들다는 것이었죠. 극히 일부 메이저 타이틀에서 기인한 선입견도 상당히 작용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저도 동의하고요.
2번을 봅시다. DC에서 배트맨은 히어로들이 폭주할 경우를 대비해 그들의 약점을 분석해 대응책을 세워뒀다는건 유명한 얘깁니다.
오아는 클립토인들을 경계하고, 아쿠아맨의 아틀란티스와 원더우먼 아마조네스 사이는 안좋죠. 아담 스트레인지와 호크맨의 별인 란과 사나가 사이엔 전쟁도 있었습니다. 그린랜턴 군단의 지배자인 가디언즈 오브 유니버스는 음모를 꾸미고 뒷통수 치는데 달인이죠. 1대 로빈 딕 그레이슨은 배트맨과 갈등을빚어 독립했었고 그린 애로우 사이드킥인 스피디는 마약중독으로 쫓겨난 전적이 있습니다.
재벌이었다 몰락한 후 서민적 마인드를 이해하게된 그린 애로우는 배트맨과 사고관에 차이가 생겼고 사이도 불편합니다.(뉴52 이전기준)
히어로간 의심과 경계는 DC도 사례가 꽤 많습니다.
히어로의 이중성도 어느정도 선을타는 선에서 그치는 마블과달리 DC는 아예 이걸로 평행우주를 갈라 레드선이나 인저스티스를 냈죠.
3번은 아예 틀린얘긴데 DC든 마블이든 입체적인 인물과 아닌 인물은 비슷하게 있습니다. 특히 00년대 이후 DC의 렉스 루터, 시네스트로, 블랙 아담은 선악의 경계를 넘나들기로 유명하고, 마블도 레드 스컬, 노먼 오스본(그린고블린), 카니지, 불스아이는 개심의 여지가없는 극한의 악당들입니다. 광기와 사악함이 조커보다 못하진 않아요.
1,7번도 마찬가지로 그린랜턴 세계관과 시빌워만 알아도 나올 수 없는 의견이고(근데 마블쪽 예시가 뮤턴트라니? 시아제국이나 멀티버스 이동등은 그렇다쳐도 뮤턴트 설정자체는 현실의 소수자를 빗댄설정으로 찬사받은지가 20년이 넘는데 어이없네요.) 마블도 캡틴 아메리카등 타임리시절 히어로를 주축으로 고전적 가치를 설파하긴 합니다.
현실반영은 양사 모두 주요소재론 쓰지않지만 할때는 하고, 5만봐도 뉴욕은 현실속 도시지만 DC의 주요도시는 대부분 가상인등 카드상의 내용으로도 모순을 유추해낼 수 있습니다.
그럼 두 세계관의 차이가 없다는 뜻일까요? 결코 그렇진 않습니다.
1의 DC쪽 얘긴 절반정돈 맞는데, 이는 DC의 빅3가 1938년부터 순차적으로 탄생했고 북미 슈퍼히어로계의 규범을 확립한 캐릭터들이면서 현재까지 DC의 매상을 책임지는 인기탑 타이틀로 군림하는 반면, 마블은 6-70년대에야 현재 세계관의 중심적 캐릭터들이 발생했다는데 기인합니다.
DC의 빅3는 북미코믹스사 초창기 캐릭터들로 골든-실버-브론즈-모던에이지를 모두 견뎌내며 대중매체에서 부여된 문화적 상징성이 너무 커서, 최소한 메인우주의 빅3는 이 틀에서 벗어나면 캐릭터성 손상이 꽤 크게 오기때문에 운용상의 한계가 있는반면, 후발주자에 가까운 마블의 대표캐릭터는 이 부분에서 제법 자유롭고 반대로 상징성의 부재를 현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만회하려는 경향이 메이저 히어로 중심으로 보입니다.
8과 덧은 이 연장선상으로 DC는 메이저 캐릭터가 그 자체로 마켓파워를 갖는반면 마블은 스파이더맨을 제외하면 그렇지않아 자극적인 소재와 서사로 판매율 상승을 노리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한마디로 DC는 정석을 지키며 캐릭터성만 유지해도 어느정도 경쟁이 되지만, 마블은 캐릭터와 작품을 망가뜨려 관심을 끌어야 살아남는 구조인거죠. 덧같은경우 현대적으로 보이려는 경향과 자극적 소재가 겹쳐 전체적으로 마블이 DC보단 진보적 노선을 취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할것은 6번인데요, 반발이 가장 극심했던게 6으로 슈퍼맨의 애완견 크립토, 레드랜턴 고양이 덱스스타르, 혹성그린랜턴 모고등 캐릭터 다양성으론 DC가 밀리지 않는게 사실이나, 실제론 이 부분에서 결정적으로 큰 차이가 생기고 그 원리는 이 카드내용과 같이 단순한게 아닙니다. 바로 위의 두 단락을 이해하신 분들은 대충 감 잡으시겠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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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코믹스 히어로 유니버스의 구성
DC도 마블도 수많은 히어로들이 있습니다. 얼핏 생각해도 백명은 훨씬 넘을것 같네요. 그러나 단순히 있다는건 큰 의미가없죠.
인기가있고 세계관을 이끌어가는 히어로들이야말로 세계관의 성격과 분위기를 좌우할 것입니다.
DC에선 누구일까요?
위 사진에서 좌우끝 둘빼고 중앙의 5명입니다.
시대에따라 등락폭 간격때문에 변동이 좀 있기도한데, 거의 배트맨>슈퍼맨,그린랜턴,플래쉬>원더우먼 순의 판매율을 보입니다.
중앙의 3이 가장 경쟁이 치열하고 양끝은 거의 고정적이예요.
팀업 타이틀도 이들의 결합인 저스티스 리그가 선두이고요.
판매량 차트에서도 이들및 파생 타이틀과 아닌 타이틀간의 격차가 심각한수준입니다. 이 양극화를 해소하려 DC도 다양하고 때론 극단적인 방책을 써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DC코믹스의 수입은 거의 이 다섯으로 나오기 때문에 세계관도 이 다섯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대형 이벤트들도 이들 5에 그때그때 +a로 가는게 기본이죠.
이들 다음으로 인기나 비중있는 캐릭터들은 격차는 물론 그때그때 꽤 유동적이고 입지도 불안했습니다. 쭉 한번 살펴봅시다.
아쿠아맨
바로 지금 물만난 아쿠아맨입니다.
41년 타임리의 대표히어로중 한명인 네이머를 바탕으로 창작되었고 저스티스 리그 창립멤버이며, 예전 한국에도 방영했다던 애니메이션 ‘슈퍼 프렌즈’에서 슈퍼맨,원더우먼,배트맨과 호흡을 맞춰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당시부터 다른 대표주자들과 비교해서 존재감과 인기가 떨어진다는 분위기였고, 90년쯤되면 인기가 폭락해 00년대 후반까지 존재감이 없었으며 아예 사망처리된 기간도 있었습니다.
이를 타개하려 파격적인 캐릭터성 변화를 줬으나 허사였고, 히어로 자체보다 “아쿠아맨 썩”밈이 더 유명한 안습한 상황까지 맞았었죠.
이후 제프 존스가 브라이티스트 데이부터 각잡고 다시 밀어줘서 그래도 괜찮은 타이틀들도 나오고 입지가 회복되어 영화까지 나와 히트치긴 했는데, 그럼에도 이 미묘함을 극복할 수 있을진 미지수인 캐릭터입니다.
그린애로우
1941년에 탄생했으나 당시엔 배트맨의 열화카피 캐릭터였습니다.
그러다 70년대쯤 서민적 히어로로 차별점을 두며 인기가 상승했고 이후 쭉 고정수요가 생겼죠. 00년대까지 그나마 5명 다음으로 꾸준히 비중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덕분에 스몰빌을 거쳐 현재 방영중인 애로우의 주인공까지 올라섰으나 사실 이에대해서도 배트맨 대타라는 인식이 꽤 널리퍼져있는등 그림자가 확실합니다.
배트맨과 속성이 겹치기 때문에 활약도 항상 그에 크게 못미치고, 이벤트에서도 거의 활약이 없는등 세계관의 주축이라기엔 거리가 있습니다.
샤잠
1941년 탄생한 원래 포셋 코믹스라는 다른 회사의 캐릭터로 이 회사산하에 있을땐 동시기 슈퍼맨보다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에 DC는 현재도 업계불문율을 깼다고 욕먹는 표절재판을 걸었는데 포셋이 패소했고 골든에이지가 끝나 업계수익율도 떨어진차라 캐릭터와 세계관을 통채로 매각했죠.
이후 DC는 70년대에 타이틀을 부활시키는데 이 캐릭터를 항상 슈퍼맨보다 아마추어적인 캐릭터로 다뤘고 70년에는 TV시리즈도 대박내며 괜찮은 성적을 거둔 모양입니다만, 세월의 흐름에따라 트렌드에 뒤쳐져 인기가 폭락했습니다.
그래도 개성과 예전의 인기가 너무 대단해 업계안에 팬층이 무척 두터운덕에 부활시도가 꾸준했는데 근래 성공적인 경우는 없었다는 인상으로 00년대부턴 숙적 블랙 아담보다도 대우가 안좋았고 구도가 막장으로 치달아서 10년대 뉴52로 리부트 후엔 아예 자기 타이틀도 못받고 남의 타이틀에 막간 짜투리 연재로나 분량을 할애받아 오리진이 다뤄졌습니다.
마샨 맨헌터
저스티스 리그 창립멤버로 당시부터 일관되게 인기는 없었지만 꾸준히 등장하며 일정한 활약을해 존재감을 인정받았던 캐릭터였습니다.
그러나 솔로 타이틀은 항상 부진했고, 편집부가 현재 시류와는 안맞는다는 판단을 했는지 저스티스 리그에서 퇴출시키고 사이보그를 대신 포지션에 앉히며 현재는 거의 가망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그나마 5명을 제외하면 이름 좀 알려지고 활약과 전성기,비중이있는 히어로들 입니다.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 볼까요?
파이어 스톰
미스터 미러클
아톰
닥터 페이트
호크맨
미스터 테라픽
이중에 몇이나 들어보셨나요?
위 히어로들은 이런저런 이벤트에 자주 얼굴이 나오고 솔로푸쉬도 몇번 받아봤으며 때때로 인기와 반응도 있었던 캐릭터지만 현재는 잘해야 매니아층만있고 메인스트림엔 끼지 못합니다.
처음부터 메인스트림에 올릴 욕심은없는 히어로중 두터운 지지층을 확보한 타이틀을 보겠습니다.
애니멀맨
스왐프 씽
꽤 매니악해 보이죠?
이들은 나름 메타픽션적 전개로 진리를 깨닫거나, 지구의 존망이 달린 일을 자기 타이틀에서 해결하지만 대형 이벤트등에선 거의 존재감이 없습니다. 스왐프 씽은 영화도 있고 수요층이 꾸준하지만 메이저로 올라올 정도까진 아니고요.
DC코믹스는 빅5 바로 아랫선 메이저-마이너 경계에 바싹 붙어있는 이들의 위상이 현재 이정도밖에 안됩니다.
그렇지만 5명의 타이틀과 저스티스 리그만으로 회사가 돌아갈리는 없죠. 그럼 어떤 캐릭터들이 이 빈공간을 채울까요?
슬쩍 언급했었듯 5명의 파생 캐릭터죠.
사이드킥, 성반전컨셉, 빌런, 유사히어로가 이 자리를 메꿉니다.
당장 DC의 대표적인 팀인 타이탄스(틴 타이탄스)의 경우도 멤버절반은 이쪽계열로 로빈과 키드 플래쉬, 두명의 원더걸, 슈퍼보이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여기서 벗어나면 사이보그는 올라갔다 망했고, 비스트 보이, 레이븐, 스타파이어는 팀에서 벗어날경우 단독 입지가 그렇게 탄탄하진 않죠.
수어사이드 스쿼드도 마찬가지로 빅5 타이틀의 빌런들이 주축이 됩니다. 버드 오브 프레이도.
잊혀진 골드에이지 히어로와 마이너 캐릭터의 조합이란 컨셉시절의 JSA조차 1대 그린랜턴 앨런 스콧와 1대 플래쉬 제이 게릭이 정신적 지주로 무게감이 상당했습니다.
배트걸, 나이트윙, 레드로빈, 레드후드, 배트우먼등 배트패밀리와, 카일 레이너, 나머지 그린랜턴 코어멤버등등 파생 캐릭터가 빅5와 그외라인의 중간을 채우는 상황이지만 이들에겐 당연히 태생적으로 빅5에 종속되었다는 한계가 있는만큼 위계도 위아래로 확실하고 때문에 DC는 거의 군대식 체계가 자연스레 세워졌습니다.
저스티스 리그 TV애니메이션 오프닝끝의 이 장면이 이를 단적으로 설명해주죠. 이는 말했다시피 빅5의 오랜 역사와 권위, 이에따른 인기로 나머지가 완전히 짓눌렸기 때문으로, 심지어 빅5 내에서도 거의 동등한 인기라지만 데뷔가 20년가량 늦은 2대 그린랜턴 할 조던과 2대 플래쉬 배리 앨런은 다른 DC트리니티 삼인방보다 안밖으로 미묘하게 대우가 안좋고 권위도 떨어질정도 입니다.
이들이 3대(주연으로) 그린랜턴 카일 레이너와 3대 플래쉬 윌리 웨스트로 대체되었던 시절엔 아예 트리니티와 동급이란 인상조차 주지못했죠.
이러다보니 트리니티(슈퍼맨,배트맨,원더우먼)가 호출하면 오고, 가라면가고, 조사하라면 조사하며 집단전에선 배경이나 잡몹이상은 못되는 부하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심지어 타이틀중엔 트리니티와 함께 싸운게 너무 영광스럽다고 파생&마이너 히어로들이 엄청 감격해하는 장면이 들어간적도 있는게 빅5외의 히어로들이 받는 대우입니다.
이는 다른 회사의 캐릭터들을 흡수해서까지 마찬가진데, DC코믹스는 현재까지
포셋 코믹스 (샤잠 패밀리등)
찰튼 코믹스 (캡틴 아톰, 블루비틀, 퀘스천, 썬더볼트, 피스메이커등)
퀄리티 코믹스 (엉클 샘, 프리덤 파이터스, 플라스틱 맨등)
의 고전 코믹스 히어로들은 물론,
90년대 이미지 코믹스의 대표브랜드 중 하나였던 짐리의 와일드스톰 유니버스까지 인수한 엄청한 먹성을 보이고도 여기서 얻은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들을 그냥 놀리고 있습니다.
별다른 시도도없고 어쩌다 한컷으로조차 보기힘든 캐릭터들이 무척 많은 상태죠.
와일드스톰은 그 자체로 DC유니버스의 패러디 성격이 있었기 때문에, 메인유니버스 합류후엔 존재감까지 확 죽어버렸어요.
이런 상황이니 비인기 히어로인 블루비틀의 3대 하이메를 히스패닉계의 다양성 캐릭터로 00년대 중후반 야심차게 데뷔시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도 별다른 호응은 못받고 자리를 못잡았지만, 비슷한 목적의 사이먼 배즈는 뉴(6대) 그린랜턴이란 빅5의 권위를 빌렸다는 이유로 데뷔직후부터 주목을 받는데 성공하는 현상도 벌어집니다.
감히 말하건데 DC코믹스는 가히 (캐릭터)다양성의 무덤이라봐도 무방하단 인상이예요.
고전,외부,신규 캐릭터 가리지않고 빅5외엔 고전을면치 못하니까.
저같은 경우도 찰튼 코믹스 출신의 캡틴 아톰과,
골든 에이지시대 DC에서 최초의 시각장애 히어로컨셉(완전 맹인은 아니고 특수시를 소유한거라 컨셉은 최초지만 완전한 맹인히어로로는 인정을 못받음)으로 나왔던 닥터 미드나잇에 호기심이 생겨 타이틀을 찾아봤지만 얼마 있지도않고 활약도 별로고 세계관내 취급도 안좋아 금방 드랍한 경험이 있습니다.
(덤으로 뉴 52 캡틴아톰이 이꼴로 변한것도 꽤 충격적이었고ㅠㅠ)
여기까진 마치 단점처럼 들리겠으나 대신에 빅5에는 반사급부로 그만큼의 비중과 활약이 모아지기 때문에 캐릭터성과 활약또한 엄청 대단하고 풍부해지는 장점이 있죠. 회사의 역량이 집중되니 명작스토리도 많이 나오고 캐릭터에대한 해석도 계속해 입체적으로 발전하며 그만큼 이 캐릭터들의 입지는 계속해서 단단하게 굳고있어요. 마블과 비교해 DC의 히어로(사실 주로 빅5)를두고 보다 영웅답다, 신적이다같은 표현이 많이 쓰이는걸 볼 수 있는데 이는 이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단순히 파워만 따지면 마블에도 센트리나 닥터 스트레인지같이 DC에도 뒤지지않는 강력한 능력자들이 있긴합니다. 그러나 DC트리니티는 이들과달리 대형이벤트등 세계관에서의 주요한 활약상이 집중되기 때문에 작내외로 지금껏 몇번이나 지구를구한 주연이란 간판이 붙게되었죠.
오랜 역사와 그로인해 내포하게된 상징적 가치들, 여기에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소수정예로 지구를 구해왔던 활약상이 더해져 이들은 위대하고 신적인 존재로 거듭나게된 것입니다.
DC도 이들이 그렇다는걸 잘 알고있어 이제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은 신으로 비유되는 묘사를 하나의 클리셰로 쓰고있고, 자사의 다른 히어로들로부터 거의 숭배받는 위치에 놓았는데 이 극소수를 제외한 다른 히어로들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죠.
세계관에서 미정부조차 감히 건들지 못할만큼 히어로들의 위상이 높은것도 이 현상의 연장선에서 생겼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빅5가 아니라면 억지력이 그렇게 강력하진 않거든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신분들중 ‘이들이 어떻게 슈퍼맨을 막지?’하는 의문을 갖으셨던 분들이 제법 보이던데 이건 원작도 거의 비슷합니다.
빅5는 물론 트리니티나 슈퍼맨만이라도 변절하면 나머지 모든 히어로로는 박박 긁어봐야 못막는다는건 거의 세계관 정설수준이예요.
이론상 슈퍼맨이 마법면역이없어 샤잠이 상성우위에 있고, 파이어스톰은 크립토나이트 방사능을 생성하는게 가능하며, 마샨맨헌터도 슈퍼맨급의 육체능력이 있다는 설정이 무색하게 인저스티스 전부터도 드물잖게 보였던 클리셰로 자리잡힌지 오래입니다.
인피니티 크라이시스 후 52기간동안 트리니티가 은둔했을땐 블랙 아담이 혼자 미쳐날뛴정도로 세계관이 한바탕 뒤집어졌을만큼 밸런스가 심하게 치우쳐 있습니다.
DC가 영웅의 활약을 우선하고, 마블이 인간적인 모습에 집중시켰다는 세간의 인식도 사실은 DC트리니티의 위상과 활약이 너무 대단해서 그들의 인간드라마가 묻혀서 생겼다는게 제 견해입니다.
로이스 레인의 간호속에 마사 켄트가 병마에 시름할때 슈퍼맨은 지구의 존망을걸고 아포칼립스에서 다크사이드와 주먹을 나누거나 우주에서 브레니악과 싸우는 이 극명한 대비가 드라마의 가치를 떨어트리는거죠.
MJ의 간호속에 메이숙모가 병마에 시름할때 스파이더맨이 고블린이나 닥터 옥토퍼스와 싸우는것과 같이 똑같은 상황이 주어져도, 히어로에 담긴 경외가 다르니 상대적으로 인간성이 하찮게 보이는 겁니다.
빅5중 예외적으로 자체 스케일이 작고 능력도 평범한 배트맨의 경우만해도, 팀업 타이틀이나 이벤트에서 나머지 둘에 뒤지지않는 활약을 주다보니 지능도 재산도 장비도 탈 인간화해버려 뱃신 소리까지 듣고있죠.
실제 현지서 “배트맨은 다 이긴다.”,”배트맨은 다 해결한다.”는 밈이 존재하고 개인 타이틀과 아닌 타이틀의 인상이 기형적으로 극과극입니다.
배트맨의 인간성은 주로 솔로타이틀에서나 볼 수 있는거고 팀업 타이틀에선 인간은 물론 초인계 히어로도 설설 기며, 그런 상대들을 실제 제압해내는 모습은 그를 대단해보이게 함을 넘어 비인간적으로 보이게 만듭니다. 때문에 슈퍼맨과의 케미등 일부요소만 제외하면 팀업타이틀에서 배트맨의 인간성을 느끼긴 쉽지않죠.
종합하면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그린랜턴, 플래쉬는 그야말로 DC유니버스의 모든것입니다.
이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DC에서 정말 풍부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거의 무제한 제공받을 수 있고, 그간 축적된 오랜 역사로부터 깊은 몰입감과 감정선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세계관은 항상 이들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돌아가며, 이들과 직접 관련된 사람들만이 주로 그려집니다.
반대로 그외의 히어로는 수만많지 서사가 쌓인 캐릭터가 생각보다 많지않고요.
거의 배트맨등 메이저타이틀 찬조출연으로 입지를 쌓은 자타나같이 메이저 히어로에 업혀가지 않을경우 존재감을 확보하기 아주힘든 곳입니다.
이를 영화에 대입하면 아쿠아맨이니 샤잠이니, 수어사이드 스쿼드해도 결국 DCEU의 무게를 잡아줄 이들은 결국 트리니티밖에 될 수 없다는건데, 스나이더의 부족한 역량이 처음부터 큰그림을 어그러트려 저그티스 리그의 대실패로 이어졌기에 현재 원더우먼을 제외하면 캐릭터성의 손상이 너무 심한상태입니다.
이건 맨 오브 스틸때, 현대적 변화란 명목으로 슈퍼맨의 캐릭터성을 적극적으로 터치했을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독립된 영화였다면야 상관없었겠는데 일단 1938년부터 누적된 캐릭터성이 있는 슈퍼맨이라면 본모습만 유지한채 캐스팅만 잘해 세워놓는 것만으로도 유니버스 구심점 역활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스나이더의 전복은 결국 유니버스를 코믹스와는 전혀 다른식으로 구축하는 모험을 할 수밖에없는 상황을 자초했던거고 여기에 다크나이트 리턴즈에서 유래한것으로 보이는 변종 배트맨이 추가되니 상황이 돌이킬 수 없게 꼬여버린 형국입니다.(애초에 다크나이트 리턴즈의 작가인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해석은 튀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경우가 코믹스에서도 최근 뉴52라는 리부트에서 발생했었는데 슈퍼맨을 보다 젊고 현대적으로 다시 쓰려했지만 결과는? 신 슈퍼맨을 신캐로 분류해 죽이고 구 슈퍼맨을 복귀시킨뒤 리버스였죠.
오랜시간 쌓아온 서사의 연속성을 간과한게 화근이었습니다. 세미-리부트 형식으로 연속성을 끊진않았던 배트맨과 그린랜턴에선 이정도의 혼란은 없었던게 이를 증명합니다.
슈퍼맨의 히어로성이 올드한것도 맞고, 1938년부터 이어져 굳어진 캐릭터성 때문에 드라마의 폭도 좁은건 맞는데 이걸 건드린다는건 단순히 히어로 한명을 다시쓰는 수준이 아니라 DC유니버스 중핵을 건드리는 것이란 점을 스나이더는 숙지했어야 했습니다.
인터뷰와 미실현 아이디어를보면 본인은 다크나이트 리턴즈식의 원작과 동떨어진 엘스월드(평행우주) 성격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이런걸 DC가 용납할리가 애초에없고 또 너무 심각하게 위험한 도박이란걸 간과한 생각이었습니다.
제프 존스가 투입되고도 상황이 더 이상하게 꼬여 저스티스 리그같은게 튀어나온건 이 때문으로 보이는데, 스나이더가 만든 뒤틀린 캐릭터들과 그래도 전통파를 지향하려는 DC계 인사들의 비전이 조스 웨던손에서 이상하게 뒤섞여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과물로 나왔다고 봐야죠.
아직 스나이더가 만들어낸 슈퍼맨과 배트맨의 모습이 대중에게 강렬히 남아있기 때문에, 이 둘에겐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질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가 되는건 DC엔 다음타선이 부족하단거죠.
위에서 보셨듯 원더우먼을 빼면 빅5엔 그린랜턴과 플래쉬가 남았는데 저그티스 리그의 플래쉬도 캐릭터손상이 너무 컸고 플래쉬 포인트가 방향을 못잡는것도 이것때문으로 추측됩니다. 그린랜턴또한 맨 오브 스틸이전에 이미 크게 실패한데다 그게 밈까지된 바람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워지질 않고있죠.
저스티스 리그에 나왔던 사이보그는 영화서도 별로였고 원작에서의 인기도 낮아서 이대론 가망없다고 봐야겠고, 아쿠아맨과 샤잠을 빼면 정말 뒤가 막막합니다.
그린애로우는 드라마에서 쓸건 다 써버렸죠.
괜히 번외적 실험작으로 만들었던 수어사이드 스쿼드 파생 프로젝트나 조커같은 오리지널 작품이 만들어지는게 아니예요.
이게 개별작품을 잘 만들어야 유니버스가 잘 나오지같은 원론적인 차원이 아닙니다.
퍼스트 어벤져, 천둥의 신 다 전방위적으로 별볼일없는 영화였는걸요. 그러나 이 두 작품은 히어로 본연의 캐릭터성을 크게 파괴하지는 않았습니다.
DCEU에 더 나쁜건 원더우먼와 아쿠아맨이 성공해서 물 들어올때 노는 저어야하니 일단 어떻게든 꾸역꾸역 영화는 만들겠는데 이들만으론 구심점을 세울 수 없고 당분간 계획된 영화의 주인공들로도 마찬가질거란 겁니다.
후술할 마블과는 상황이 틀려요. 배트맨, 슈퍼맨을 빼고 세계관을 구축할수가 없는게 DC니까요. 그럴 캐릭터도 없고 발굴하지도 못할거라 봅니다.
그래서 일단 성공한 원더우먼와 아쿠아맨은 기존 DCEU 세계관의 세미-리부트 방향으로 살려는두고, 여러 단독작품이나 번외작으로 시류는 타면서 배트맨솔로작으로 간좀보고 새 배트맨이 자리를 잡았다 판단되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된 슈퍼맨을 합류시켜 유니버스를 재가동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게 몇년이나 걸릴까요..
그때까지 히어로붐이 이어질지도 확신하기 힘든데요.
팬분들이 DC 인기히어로를 모두 담은 거대한 유니버스영화를 보시려면 아직 한참 인내심을 갖으셔야 할거같고, MCU때같이 대중들은 잘 몰랐지만 알고보니 매력있는 히어로들로 이 현상을 만회하여 드라마틱하게 유니버스가 재구축될 가능성은 DC원작구성을 봤을때 가능성이 무척 적어보입니다. 나이트윙이나 배트걸같은 캐릭터만해도 배트맨이란 벽에 부딪히는 한계가 명확한 히어로니까요.
너무 길어져 마블유니버스는 별도의 글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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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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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스티스리그의 실패가 너무 컸던것 같네요. 정말 히어로 영화계의 빅 이벤트를 무참히 망가트려 버렸으니 참

DCEU의 실패는 저그티스 리그의 실패가 아니라 맨 오브 스틸-던 오브 저스티스 -저스티스 리그 3부작의 실패로 해석해야 합니다.
흥행문제가 아니라 앞의 2작품으로 세계관이 제대로 구축될수가 없었어요.
넷상의 DC팬은 크게 팀버튼,놀란,맨옵스를 바탕으로한 영화팬와 코믹스팬들이 섞여있는데 ‘어쨌든 멋있고 잘나왔으면’됐기야 했겠지만 스나이더스타일을 포함한 전자는 원래 코믹스쪽과는 작풍이 크게 차이납니다.
원작작풍을 살리느냐, 오리지널로 나가느냐에서 스나이더는 후자를 택했고영화팬분들은 그 세련됨에 열광했지만 이건 세계관을 0에서 구축하겠다는 엄청난 모험이었죠.
그리고 당연히 슈퍼맨이 마땅히 상징해야 했던걸 하지못한 맨옵스와, 슈퍼맨과 배트맨간에 세대차이까지 발생했던 던옵저로 이미 큰 지뢰들이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저리는 스나이더식으로 원작풍 포기하고 막나가냐 대충 수습하고 새로 만드냐라는 극히 좁은 선택지밖에 없었습니다.
스나이더식이 흥행대박이라도 쳤었으면 모르겠는데 항상 WB의 기대에 미달하는 정도였으니 대충 종결짓는 방향으로 결정은 났는데(제프 존스를위시한 코믹스쪽 의견도 상당했을걸로 보입니다.) 스나이더는 못믿겠는지웨던을 합류시켰다 완성도까지 안좋게나와서 저리만 욕먹는거죠.
스나이더식으로 나갔더라도 이 상태론 유니버스 붕괴는 피할 수 없었을 겁니다.
거기다 하필 원더우먼과 아쿠아맨은 또 대박을쳐서..싹 입씻고 리붓도 못하게되고 어떻게 이렇게까지 꼬였는지 혀가 차지네요.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네요!!
다음글도 기대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DC 덕후로서 저 카드뉴스 내용 처음 나왔을 때 얼마나 화가 치밀었는지 기억이 생생하네요 (부들...)
아무튼 DC에 관한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D
덧, DCEU의 실패가 스나이더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죠. 암요.
와 대딘하십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샨 맨한터나 그린 애로우는 정감가는 캐릭터였는데 아쉬운 점이 많네요
다른건 몰라도 저 비교이미지 자체가 만화책에 전혀 관심없거나 잘 알지못하는 분이 만든 건 확실하죠. 신뢰성도 전혀없고, 그냥 인터넷 밈 정도라고 봐야할테니까요. 더군다나 영화로 보자면 애초에 그동안 두 회사의 영화제작방식에 차이가 컸었고, 제작주체도 달라왔어서(내부체계 변경전까진 dc영화는 워너가 전담하고, mcu는 마블의 영화부서인 스튜디오기 직접제작) 직접비교하기도 힘들기도 할테고요.
헛.. 글 쓰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임시닉' 님 글의 DC / MARVEL의 세계관 중 힘POWER에 관해, 나름 간략하게 정리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DC야 힘내 ~

DCFU라고 하더니 DCEU로 바꿨나요?
E는 뭐의 약자죠?
글 잘 읽었어요 :) 처음 이미지는 코믹스 기반으론 애매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렇게 보이는 경우가 대체로 있는 듯 합니다. 어쨌든 DC 입장에서는 두드러지지 않던 아쿠아맨이 흥행하니 한결 더 나은 영화 세계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봐요.

엄청난 내공이 느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초딩때부터 배트맨을 좋아했던 저인데..
영화의 힘이 어마무시한지 어느새 MCU로 변절했네요ㅠ
마블글도 기대하겠습니다

재밌네요. 이름부터가 성격을 규정짓고 있는..닥치고 외쳐 뉴욕에 빵 터졌어요 ㅋ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디씨팬으로서 이런글 감사합니다!!

장문의 분석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골수 DC팬으로 DC를 응원합니다. ㅎㅎㅎ
마블도 좋아하긴 합니다. ^^
DC는 미래가 어둡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하기사 디씨에는 앞으로 키울 케릭이 많이 없다는게 .....
결국 배트맨 슈퍼맨으로 돌아 올 수 밖에 없는

배트맨 솔로작이라도 맷 리브스가 정말 잘 만들어줬음 좋겠습니다 ㅠ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