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우먼' 할리 베리의 골든 라즈베리 명연설 동영상
<캣우먼>이 갑자기 흥해서.. 생각난 김에 올립니다.^^;
그해 최악의 여우주연상 수상했는데... 수상 소감이 아주 걸작이었어요. 보통 다른 배우들은 시상식에 나오지도 않는데, 직접 나온 것도 화제였고 연설 내용도 훌륭(?)했습니다.
출처: 나무위키 https://namu.wiki/w/%ED%95%A0%EB%A6%AC%20%EB%B2%A0%EB%A6%AC#toc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여러분 저는... 오 마이 갓! 고마워요 여러분.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살면서 단 한 번도 제가 이 자리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 본 일이 없는데... 라지 상을 다 받을 줄은 또 몰랐네! 무슨 말인지 알죠? 이딴 데 참석하게 될 거라고는 꿈도 꾼 적이 없거든요. 그래도 감사드려요. 아니, 이 오스카 트로피는 안 돌려줘도 돼. 여기 내 이름 써 있걸랑!
감사드릴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라지 상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죠. 그러니까 나 그냥 냅둬.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무엇보다 가장 먼저 워너 브라더스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똥같은 영화에 나를 캐스팅 해 줘서 진짜 고마워요! 있잖아요. 이게 사실 내 커리어에는 진짜 필요했던 순간이거든요. 한동안 탑스타였는데 캣우먼이 나를 밑바닥까지 끌고 내려왔다구. 정말 좋아! 사실 탑스타로 사는 건 너무 어렵거든. 쭈구리로 사는 건 겁나 쉬운데.
다음으로는 제 매니저 빈센트 씨르씨온. 맨 처음부터... 진짜야. 여기 내 매니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쫌 들어 봐. 이 아저씨는 나를 진짜 아낀다고. 나를 정말 아껴서, 그래서 내가 모든 여배우 중에 최고라고 말해 준다고. 나를 너무 아끼니까, 이런 영화를 찍으라고 나를 설득해 줬다고. 얼마나 똥같은 영화가 될 지 알면서도 말이지! 그래도 나를 진짜 아껴주는 아저씨야. 진짜로. 비니, 내가 딱 한 마디 충고해 줄 게 있는데. 다음에 내가 영화를 찍을 때, 아니. 사실 내가 다음 영화를 찍을 수 있기나 할 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다음 기회라는 게 있으면, 먼저 대본이라는 걸 좀 읽어 봐요. 출연료가 얼마나 되나 먼저 보지 좀 말구. 진짜로. 대본 먼저 읽어요! 감사해요. 내가 사랑하는 거 알죠?
소속사와 변호사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사실 그 사람들은 진짜 관심도 없걸랑? 오늘 오지도 않았잖아. 그래도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작가 여러분들도 감사합니다. 20명 전부 다. 이딴 게 좋은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해 줘서 고맙습니다! 누가 봐도 망작이었는데... 어쨌든 감사해요. 뭐, 다들 열심히 했잖아? 고마워요.
동료 배우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진짜 중요한 건데, 나처럼 연기를 망치려거든 나 말고도 발연기 배우들이 많이 필요하다구. 여러분! 발연기 해 줘서! 진짜 감사해요! 사실은 배우들 중에 한 명이 오늘 여기 왔는데. 알렉스 포스틴. 얼른 나와 봐! 알렉스! 고마워. 있잖아요. 지금이 우리 인생 최고의 순간인가봐! 캣 우먼을 찍을 때 제일 좋았던 건, 그나마 내가 평생 갈 우정을 쌓았다는 건데. 여기 이 숙녀분이 그 중에 한 명이라구. 있지. 진짜로 고마워. 영화 찍는 내내 매일매일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다고 말해 줘서! 니가 본 캣우먼 중에 내가 최고라고 말해 줘서! 내 얼굴에 대고 구라 쳐 줘서 너무 고마워! 고마워! 진짜야! 있잖아. 할리우드에서는 사람들이 다들 내 등에다 대고 거짓말하걸랑. 이 분은 내 면전에 대고 거짓말했다고. 그건 진짜 좋았어. 고마워. 감사합니다. 이제 꺼져.
다음으론 감독님 피토프에게 감사합니다. 있잖아요. 그 프랑스 출신 이름 한 단어로 된 감독. 매일 매일 그냥반이랑 같이 작업 하는 건 진짜 즐거웠어요. 사실 도대체 뭐라고 하는지는 하나도 이해는 못 했지만. 뭐, 내가 연기해 놓은 꼬라지 보면 다들 대충 눈치채셨겠지만... 그래도 진짜 즐거웠다고. 내 연기 선생님인 이반나 쳐빅에게도 감사드려요. 그녀가 이번에 '배우의 힘'이라는 책을 새로 썼는데... 다들 사고 싶죠? 너무 좋은 책일 듯.
자, 이제 진짜 진지하게 얘기할게요. 이빨은 그만 털고. 내가 오늘 밤 여기 온 진짜 이유를 말하고 싶어요. 음... 사실은 잘 모르겠긴 한데. 어쨌든.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엄마가 말해주시길, '좋은 패배자가 되지 못한다면 좋은 승자도 되지 못하는 거란다.' 이러셨죠.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칭찬 받을 자격도 없는 거란다.' 라고. 다음에 내가 배우 일을 시작했을 때... 사실 나는 미인대회로 처음 데뷔했는데, 그것도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중에 하나일 걸? 아무튼. 미인대회로 데뷔했는데. 예선에서 세 번이나 그냥 주르륵 우승해 버렸죠. 그냥 겁나 쉬웠어요.
그리고 미스 USA 무대에 나가게 됐어요. 이제 1등을 부를 차례가 됐구. 나랑 다른 여자애. 둘 중에 하나가 이기는 거였어요. 걔는 완전 쭉쭉빵빵 금발에 파란 눈 텍사스녀였다고. 나는 걔를 보면서 이랬지. '오 마이 갓. 나 질 거 같아.' 우승자를 부르는데... 내가 아니었어요. 그 여자애였지. 내가 딱 돌아서 그 애를 봤을 때 머릿속에 우리 엄마가 해 주신 얘기가 울렸죠. 난 '좋아. 어머니가 해 주신 말 대로 하자' 이랬는데... 사실 내가 진짜 제일 하고 싶었던 게 뭔지 알아요? 그 씨발년 존나 패고 싶었어! 자! 이제 다들 알겠지? 나 지금 나를 여기 불러낸 이 라지인지 뭔지 하는 새끼들 존나 패고 싶어!
근데 안 그럴 거예요. 우리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대로 할래. 겸허하게 여기 서서, 비판을 받아들일 거예요. 오늘의 교훈을 잊지 않을 거구. 그리고 신께 기도할 거예요. '주님, 이 새끼들을 다시는 보지 않게 해 주소서.'
golgo
추천인 19
댓글 14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아.... 할리베리.... 정말 멋지네요.... 진정한 대인배~!!! ㅎㅎ
이 영상 볼때마다 너무 멋있어요! 쿨하게 인정하고 당당한 모습 진짜 최고
ㅋㅋㅋㅋㅋㅋㅋ 되게 정신 사납네요
진짜 멋진 연설이네요
이건 정말 두고두고 레전드예요ㅎㅎ
할리 베리는 정말 아름답고 멋진 배우입니다.
할리 베리 ㅋㅋㅋㅋ 최고입니다
어찌보면 우리도 이런 자세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우스꽝스럽게 보일지라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야말로 그녀가 계속 배우활동을 하게되는 원동력이 아닐까합니다.
캣닙...!
'좋은 패배자가 되지 못한다면 좋은 승자도 되지 못하는 거란다.'
명언이네요. ^^b
즐길 줄 아는 진정한 배우입니다^^
와ㄷㄷㄷ 말로만 들었는데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할 베리가 수상하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네요. 정말 그 전엔 관심에 크게 두지 않았던 배우인데 역설적으로 오늘의 이 최악의 영화배우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의 그녀 모습을 보고서 진심으로 반하게 되었습니다. 비판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태도가 정말 압도적으로 멋져보입니다 bbb
샤론 스톤과 할리 베리가 완전히 낭비된 영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