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The Birds), 알프레드 히치콕, 1963, 미국] 후기입니다!(스포 있음)
샌프란시스코의 한 신문사의 사장 딸인 멜라니 다니엘스는 풍족한 집에서 자랐지만 고정 수입없이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일을 하는 프리랜서입니다.
숙모에게 선물할 구관조를 받으러 '데이빗슨 펫 샵'을 방문한 멜라니. 그러나 오후 3시까지 배달되어야 할 구관조는 아직 배달이 안 된 상황. 그 때 멜라니를 펫 샵 직원으로 오해한 한 신사가 그녀에게 새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그의 이름은 미치 브레너. 샌프란시스코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젠틀한 이미지와 화려한 언변술로 멜라니를 유혹합니다. 멜라니는 미치의 여동생이 얼마 뒤 생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선물로 잉꼬 한쌍을 구입하여 미치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방문합니다. 하지만 그는 부재중이였고 주말마다 고향인 '보데가 만'을 찾는다는 이웃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보데가 만으로 향합니다.
멜라니는 미치의 여동생 이름을 우체국 겸 채소 파는 곳에서 수소문하는데 한 사람은 루이스 또 다른 사람은 엘리스 이렇게 2명의 이름으로 알고 있다고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름을 알만한 사람을 소개받은 멜라니는 곧장 그 곳으로 향합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애니의 집을 방문한 멜라니. 미치의 여동생 이름은 캐시로 우체국 사람들이 이름을 항상 잘못 알아들어서 우편물이 도착한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한편 강 건너편에 미치가 산다는 걸 알게 된 멜라니는 모터보트를 빌려서 그 곳으로 이동합니다. 잉꼬 한쌍을 미치의 집 안에 두고 나온 멜라니. 모터보트를 타고 다시 떠나려는 멜라니의 모습을 망원경으로 확인한 미치는 반가운 마음에 차를 타고 멜라니가 최초로 출발했던 선착장에 가서 그녀를 배웅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갈매기의 습격으로 머리를 다친 멜라니.
급히 인근의 레스토랑으로 가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멜라니와 미치, 캐시 그리고 미치의 어머니 리디아. 리디아는 멜라니를 처음 보자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관심있게 지켜봅니다.
애니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 멜라니. 애니는 자신이 미치의 옛 애인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리디아의 남편은 예전에 세상을 떠났으며 그 충격으로 아들인 미치에게 의존하며 아들에게 버림 받을까봐 늘 초조하고 불안해 하는 모습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다음날 캐시의 생일파티에 초대된 멜라니는 아이들과 즐겁게 생일파티를 즐기려던 바로 그 순간 하늘에서 떠돌던 까마귀들이 갑자기 아이들을 공격합니다. 급히 레스토랑으로 피한 사람들.
한 할머니는 평소 조류학에 관심이 있어서 공부를 해오고 있는데 새가 사람을 공격할리 없다고 반박하지만 이미 새들에 의해 공격당한 사람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넋이 나간 상황이었습니다.
잠시 후 레스토랑 근처에 위치한 주유소에 습격한 갈매기들. 다량의 휘발유가 주차장으로 흘러갔고 한 차주가 담배에 불을 붙인 순간 불은 삽시간에 주차장과 마을을 뒤덮습니다. 이 모습을 하늘을 날아다니던 갈매기 떼가 지켜봅니다.
미치의 집에 피신해 있던 멜라니와 미치의 가족. 캐시가 학교에 있는데 하교 길이 걱정된 리디아는 멜라니가 학교로 가보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허락합니다.
밖에서 수업이 끝나기를기다리는 멜라니. 멜라니의 뒷편에 보이는 학교 놀이터에 까마귀가 한마리, 두마리 모이더니 어느 순간 수백마리의 까마귀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멜라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탈출하는데 이를 뒤쫓아오는 까마귀 무리. 아이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던 까마귀 떼들은 갑자기 무리를 지어 철수합니다.
당분간 미치의 집에서 머물게 된 멜라니. 미치는 집의 창문들을 모두 봉쇄하고 새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다락방에 숨어 들어온 새들의 무리를 발견한 멜라니는 공격을 받고 쇼크 상태에 빠집니다.
간신히 응급치료를 받은 멜라니. 집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조심스럽게 이동하여 차를 문 앞에 주차시킨 미치. 미치의 가족들과 멜라니는 공포에 휩싸인채 조심조심 차에 오른 뒤 정 들었던 마을을 떠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부잣집 딸로써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한 멜라니는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차를 탄 채 마을을 빠져나오며 전혀 다른 사람의 캐릭터로 그려진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머니 없이 자란 멜라니는 미치의 어머니인 리디아와 비슷한 외모로 보였으며 새들의 습격으로 인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두 사람은 유사 어머니와 딸의 관계로 묶이게 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한편 4년전 남편을 잃은 리디아는 그녀 스스로 남편에게 의존적이었다고 고백하며 하나뿐인 아들 미치가 자신을 버리지는 않을지 항상 불안감에 사로잡힌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주말마다 자신의 고향인 보데가 만을 방문하는 미치. 그래서 자연스럽게 리디아와 미치 사이에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형성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애니는 과거 미치와 연인관계였고 지금은 결별한 상황. 멜라니는 새의 연이은 습격 사건을 통해 미치와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합니다. 처음엔 멜라니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 리디아는 결국 두 사람의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멜라니를 가족으로 받아들입니다.
새를 공포적인 소재로 다룬 히치콕 감독님의 연출력이 돋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펫 샵의 새장에 갇혀있는 새들의 지저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들.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이후 정반대로 바뀌게 됩니다.
새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두려워하며 도망가고 울부짖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까마귀, 갈매기들의 표정은 마치 사람들이 새장에 갇혀있는 새들을 보는것처럼 위압감이 느껴졌습니다.
중간에 레스토랑에서 한 남성이 "지구상에 있는 새들은 다 멸종되어야 해. 죽여버려야 해" 라고 이야기한 부분, 그리고 한 여성이 "새는 악마다"라고 이야기한 모습은 향후 마을 사람들에게 닥치게 될 위협을 암시하는듯 보였습니다.
영화 중반 이후 철저히 새의 시선에 의해 카메라는 인간들을 바라보는것처럼 느껴집니다.
새 무리들로 대표되는 조류들의 습격을 통해 그동안 인간이 자연생태계를 무분별하게 파괴하여 생존이 위협당한 갈매기와 까마귀들이 인간을 심판하러 찾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잉꼬 한쌍을 가져온 뒤 서로 사랑을 나누는 잉꼬와는 달리 멜라니와 미치가 사랑을 나누려고 할 때 미치의 어머니인 리디아가 그들을 방해하는 듯 보였습니다. 인간과 동물 모두 사랑을 하기 위해 태어났는데 애정의 충만함과 결핍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이를 매개체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부분이 놀라웠습니다.
미치의 여동생으로 등장하는 캐시는 지금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얼핏보면 딸로 보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도록 설정한 이유가 솔직히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남편을 일찍 여읜 리디아가 아들인 미치와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즉 근친상간을 통해 낳은 딸로 캐시를 설정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멜라니 다니엘즈역의 티피 헤드런 배우의 매혹적인 모습을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또한 애니, 미치, 리디아, 캐시역을 소화한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깊었습니다.
영국의 대프니 듀모리에 작가님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이며 아카데미에서 시각효과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시각적인 이미지가 돋보였습니다.
또한 감독님은 음악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새소리로만 사운드를 구성하려고 노력하셨다고 합니다. 버나드 허만 음악감독님께서 전기음향악기를 동원하여 새의 소리와 소음들을 만드셨고 이것이 자연의 새소리와 결합하여 독특한 사운드트랙을 만든것입니다. 그래서 영화의 중반부 이후에는 새소리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조성하게 만들었으며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도도 최고였습니다.
마지막 엔딩이 특히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오래 남을것 같은 작품입니다!
추천인 6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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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집 안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새 소리만 계속 들리던 장면들이 특히 압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각과 청각적인 효과로 공포감을 극대화시켜 영화에 대한 몰입감 또한 최고였습니다!

감독님의 탁월하신 연출력과 촬영 방식이 돋보였던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군다나 개네가 날개짓하면 바이러스 분사할 꺼 같아서 두배로 두려워요.
동네에 바닥가가면 갈매기도 있는데 무서워요.ㅠㅠ
영화에서 까마귀와 갈매기 우는 소리가 공포스러워서 저도 이제 주위에서 보는 새들이 무서워질것 같습니다...ㅜㅜ

요즘엔 지나다니는 새만 봐도 조금 놀래곤 하네요~
후기잘읽고갑니다
중간에 집에 갖혀 바깥에 새소리만으로 배우들이 연기라는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