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타임 (PLAY TIME), 자크타티, 1967, 프랑스] 삭막한 현대사회를 순식간에 놀이공원으로 만드는 자크타티의 마법같은 세계!(스포 있음)
파란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을 비추며 영화는 시작됩니다. 구름을 비추던 카메라는 어느새 딱딱한 분위기의 한 공간을 보여줍니다.
화면에 보이는 노부부는 어딘가로 떠나는듯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으며 어디론가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이따금씩 보입니다. 잠시 후 미국에서 파리로 향하는 항공기가 도착했다는 방송이 들리며 그곳은 공항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미국에서 여행 온 바바라를 비롯한 단체관광객들은 미리 대절한 버스에 올라타 어디론가 향합니다. 한편 우리의 윌로씨도 공항에 도착하여 차를 타고 마찬가지로 이동을 합니다.
SNC 라고 적혀있는 건물에 들어선 윌로씨. 건물 경비원은 알수없는 버튼을 이리저리 누르더니 누군가를 호출하게 되고 잠시후 나타난 한 남자는 윌로씨와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한 공간에 도착한 윌로씨에게 내려다본 풍경은 구획별로 나뉘어져있는 칸막이형 사무실이었습니다. 굉장히 사무적으로 이야기하는 한 여성의 말을 뒤로한채 윌로씨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다른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옆 건물인 국제박람회장에 도착한 윌로씨는 미국인 단체관광객들과 함께 가구를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아무리 세게 닫아도 조용한 문'을 비롯해서 앉았다 일어서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는 의자까지. 신기한 물건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윌로씨의 여정 중에는 오래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종종 등장하여 그들과 함께하는 장면도 자주 보여집니다. 군인시절 친구와 집에서 위스키도 한잔 하며 경찰 친구와는 한 파티장에 같이 가서 신나게 파티를 즐깁니다.
그곳에서 다시만난 미국인 관광객 일행들 중 바바라와 같이 춤을 추게 되면서 서로 친해지게 된 두 사람은 밤새 파티를 즐기고 아침에는 드럭스토어에 함께 가서 디저트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바바라가 공항으로 가기 전 윌로씨는 스카프를 산 뒤 포장까지 하였지만 가게 출입구에서 못 빠져나오는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함께 한 행인에게 선물을 바바라에게 대신 전달해 달라고 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회색 빛 도시에서 펼쳐지는 삭막한 건물의 모습들. 그 안에서 회사의 소모품처럼 다루어지는 사람들의 기계적인 전화통화와 음성들. 모두가 비슷한 옷을 입고 다니며 개성은 허락되지 않는듯한 차가운 모습들이 비춰질때 윌로씨는 특유의 슬랩스틱 개그를 종종 선보이며 딱딱한 현대사회에 한줄기 빛처럼 등장합니다.
영화는 윌로씨와 바바라 등 특정인물을 클로즈업 하기 보다는 주변 환경이나 엑스트라 등 어떠한 상황에서 펼쳐지는 전반적인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자동차들이 원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도는 모습, 카센터에서 차를 지탱해주던 기계가 보여지고 차들이 아래, 위로 왔다갔다 하는 모습, 버스에 비친 유리문이 열고 닫히면서 마치 버스가 위, 아래로 움직이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듯한 연출은 놀이공원에 온듯한 분위기를 많이 받았습니다.
삭막한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윌로씨는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놀이공원처럼 즐겁고 유쾌하게 바라보려고 시도했던것 같습니다. 밤하늘에 켜진 가로등 불빛을 보며 꽃다발이라고 연상하는 사람은 아마 윌로씨밖에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시각적, 청각적 효과도 영화를 풍성하게 느낄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이 듭니다. 파란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 건물 앞에 있는 꽃가게, 형형색색의 자동차들의 긴 행렬과 영화 후반부에 리듬감있고 생동감이 넘치는 음악이 등장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려고 하는 윌로씨의 철학이 느껴지는 부분이어서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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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잘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