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1
  • 쓰기
  • 검색

[biff] '불멸의 검'(무한의 주인) 초간단 리뷰

수위아저씨
6853 7 11

movie_image.jpg

 

1. '무한의 주인'이라는 만화를 본 적은 없다. 제목을 듣고, 표지를 봤을때 들었던 생각은 "'바람의 검심'같은건가?" 정도였다. 미이케 다카시가 연출했다고 한다. 워낙 예전같지 않은 분이지만 그래도 "싸구려같은 재미라도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가 만화 '무한의 주인'을 원작으로 한 영화 '불멸의 검'을 처음 봤을때, 나는 미칠 듯한 졸음과 싸움을 벌여야 했다. 

 

2. 영화의 첫 장면은 오래된 사무라이 영화처럼 시작한다. 저주에 걸리기 전 만지(기무라 타쿠야)가 여동생 마치(스기사키 하나)와 도망을 다니던 마치는 죽고 만지는 패거리와 싸움을 벌이게 된다. 사무라이의 비정한 전투가 벌어지는 장면은 꽤 강렬하다. 흑백의 연출은 강렬함을 더하고 오래된 영화의 향수도 불러 일으킨다. 그러다 만지는 의문의 노파 야우비구니(야마모토 요코)에 의해 죽지 못하는 저주에 걸리게 된다. 이때부터 영화는 컬러로 변한다. 이제 영화가 지루해지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3. 내용은 꽤 흥미진진하다. '일도류'라는 조직에 의해 부모를 잃은 린(스기사키 하나)이 야오비구니의 권유로 복수를 도와줄 무사 만지를 고용하기 위해 찾아간다. 만지와 린은 투닥거리지만 결국 만지는 린을 지키고 일도류를 처치하는데 나서게 된다. 일도류는 사무라이 문파를 쓸어버리는 조직으로 아노츠 카게히사(후쿠시 소우타)가 수장으로 있는 조직이다. 아노츠의 수하에는 실력있는 무사들이 많다. 그러니깐 만지의 상대는 매번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이보다 흥미진진한 설정이 또 있을까?

 

4. 그럼에도 이 영화는 지루하다. 마치 의도적으로 액션을 죽이고 드라마를 키우려는 의도처럼 보인다. 문제는 이렇게 키운 드라마도 결국 어설픈 감성팔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만지와 같은 저주에 걸린 시즈마 에이쿠(이치카와 에비조)와의 대결을 살펴보자. 같은 불멸의 무사 간의 대결이라면 상당히 처참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냅다 찌르기에 바쁘고 결과도 허무하게 끝난다. 그러니깐 '불멸의 검'의 액션 연출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수준인데 이야기가 그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다(놀란이 다른 건 그럭저럭 해도 액션 연출은 참 못한다). 

 

5. 꽤 흥미진진한 플롯도 내다버리고 결국 이야기가 사라진 '영겁의 액션'만 펼친다. 마치 미이케 다카시의 2004년작 '이조'를 연상시킨다. '이조'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영화다. 한 사무라이가 마치 무간지옥에 빠진 것처럼 시공간을 초월에 끊임없이 칼질을 해대는 이 영화는, 마치 시대를 아우르는 '폭력의 굴레'를 담은 것처럼 직설적이다. '이조'는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밀어붙인다. 여기에 과감한 폭력성은 덤으로 얹어져 있다. 나는 '불멸의 검'이 '이조'만큼만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였어도 더 끝내주는 영화가 됐을거라 생각해본다. 실제 '불멸의 검'에서 보여진 만지의 삶은 '이조'의 그것과 닮은 듯 했으나 어설픈 대중성으로 영화의 본질은 흐려져 버렸다. 

 

6. 이 어설퍼진 이야기를 마주하고 나니 오히려 원작이 궁금해졌다. 정말 만화도 이 모양 이꼴인지 확인을 해보고 싶어졌다. 물론 30권짜리 방대한 만화를 2시간에 압축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런데 그 힘든걸 해내는게 영화 만드는 사람의 일이며 잘 해내야 실력이 있다는 소리를 듣는 법이다. '불멸의 검'은 일본 영화계에서 범람하는 '만화 원작 영화'들 중 하나로 묻혀버리게 생겼다. ...일단 원작을 보고 다시 까야겠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7


  • 비기
  • 신의한수
    신의한수
  • 원령공주
    원령공주
  • Anotherblue
    Anotherblue
  • golgo
    golgo

댓글 11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1등

원작도 왜색이 강한데다 중간에 생체 실험 부분이 질질 늘어지기는 한데,작화가 정말 예술적일 정도로 멋집니다.

이거 영화로 절대 못살리죠.외려 애니라면 몰라.. 더 웃긴건 아노츠 카게히사가 악당이지만 멋있어 부문이 있다면

역대 1,2위를 다툴 정돈데,발연기 배우가 맡았대서 기대감이 아주 지하를 뚫겠네요.

16:25
17.10.20.
올해 부산영화제는 미이케 다카시와 소노 시온의 동반 몰락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였군요.
감독님 그래도 '나플라스의 마녀'는 재밌게 찍어주세요.
17:33
17.10.20.

드라마는 감정이입이 1도 안되게 어설펐고

영화내내 이어지는 여러 상대와의 대결은 같은 패턴의 반복으로

점점 지루해지면서 지치더라구요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은 입체감도 없고 그저 설정으로 존재하고

어이없게 소모되어짐

그나마 주인공 만지의 신체적인 고통이 영화가 진행되면서 쌓여가는게 잘 표현되었던거 같아요

이걸 그럴듯하게 풀어냈으면 로건의 그것과 비슷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대규모 전투신이 시작되기전.. 미장센이나 엔딩의 음악정도가 개인적으론 좋았던 것 같습니다

17:41
17.10.20.
profile image
원작의 작화를 영화로 보여주는 건 거의 불가능일 테고 원작 엔딩이 정말 괜찮았는데 영화는 과연....
18:06
17.10.20.
전 꽤 만족하면서 봤어요. 미이케감독 거친 스타일이 그대로 표현되었고 키무라 타쿠야를 주연으로 둬서 그런지 특유의B급느낌은 덜 살렸더군요 (감독작 치고 완성도가 높다는 이야기입니다ㅋㅋ)
좀 긴게 단점이였는데 원작팬으로 만족스럽습니다
19:28
17.10.2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말없는 소녀]/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개막식/[니캡] 시사회 ... 익무노예 익무노예 5일 전20:37 2483
HOT 드니 빌뇌브 감독 '그을린 사랑' 재개봉 포스터 4 golgo golgo 9분 전11:35 116
HOT '미션임파서블 파이널레코닝' 캐스트들이 한국팬... 1 NeoSun NeoSun 26분 전11:18 226
HOT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 2 시청률 55% 하락 5 시작 시작 3시간 전08:24 977
HOT 아마데우스 시사회 후기 6 셔니슬로우 셔니슬로우 1시간 전10:40 213
HOT ‘슈퍼맨’, 시사회 이후 대대적인 수정 거쳐 - 재촬영, 유머 ... 4 NeoSun NeoSun 1시간 전10:44 602
HOT [해리포터] 영화와 TV판 아역 비교 4 시작 시작 4시간 전07:41 798
HOT 실사판 <드래곤 길들이기> 스핀오프 전개 가능성도 — ... 2 카란 카란 2시간 전09:38 363
HOT '릴로와 스티치' 현재 흥행 글로벌 3억6천만달러,... 2 NeoSun NeoSun 2시간 전09:30 514
HOT [스포x] 디즈니플러스 데어데블 본어게인 감상 후기 6 순하다 순하다 2시간 전09:13 524
HOT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오프닝 주말 흥행 성공 이... 5 NeoSun NeoSun 2시간 전08:51 839
HOT 필리푸 형제의 신작 <브링 허 백>..이번엔 더 기괴하... 3 카란 카란 11시간 전23:46 1275
HOT 픽사 ‘엘리오‘ 뉴 포스터들, 파이널 트레일러, 비하인드신 NeoSun NeoSun 3시간 전08:07 426
HOT '초속 5cm' 실사판 티저 포스터 공개 1 golgo golgo 3시간 전08:03 796
HOT 개인적으로 최고의 홀로코스트 영화 10편 2 Sonatine Sonatine 5시간 전06:33 649
HOT 주차금지 2 순수하게나쁜녀석 11시간 전00:12 431
HOT 유역비 최신 근황(오늘, feat. 쌩얼 공개) 3 손별이 손별이 11시간 전23:47 1339
HOT 해리포터 드라마판 주연 삼인방 캐스팅 공개 5 밀크초코 밀크초코 11시간 전00:23 2262
HOT 2025년 5월 27일 국내 박스오피스 1 golgo golgo 11시간 전00:00 1398
HOT <릴로 & 스티치> 실사영화, 중국박스오피스 1위 3 손별이 손별이 12시간 전23:39 967
HOT [씨너스 죄인들] 황혼에서 새벽까지 3 다솜97 다솜97 12시간 전23:39 1553
1177251
image
golgo golgo 9분 전11:35 116
1177250
image
NeoSun NeoSun 26분 전11:18 226
1177249
normal
NeoSun NeoSun 35분 전11:09 132
1177248
image
NeoSun NeoSun 35분 전11:09 319
1177247
image
GI 47분 전10:57 180
1177246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0:44 602
1177245
normal
셔니슬로우 셔니슬로우 1시간 전10:40 213
117724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0:38 212
1177243
image
쌈장 1시간 전10:23 160
1177242
normal
NeoSun NeoSun 1시간 전10:06 329
1177241
normal
알프레드 1시간 전10:00 307
1177240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9:54 499
1177239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9:53 277
1177238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09:47 403
1177237
image
카란 카란 2시간 전09:38 363
1177236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9:38 324
117723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9:30 514
117723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9:27 221
1177233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9:15 369
1177232
image
순하다 순하다 2시간 전09:13 524
1177231
normal
울프맨 2시간 전09:10 389
1177230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9:05 306
1177229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8:51 839
1177228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8:49 233
1177227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8:47 363
1177226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8:45 266
1177225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08:36 363
1177224
image
시작 시작 3시간 전08:24 977
1177223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08:16 327
1177222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8:07 426
1177221
image
내일슈퍼 3시간 전08:07 294
1177220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08:03 796
1177219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07:41 798
1177218
image
e260 e260 4시간 전07:30 407
1177217
image
e260 e260 4시간 전07:29 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