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노원리브스, 피범벅 고어 액션

노원리브스를 보고 왔습니다..
미리 알고 있던 정보라고는 피범벅 유혈낭자한 영화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나니까 드는 생각이, 일단 설정 자체가 재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던 커플 또는 일행이 후미진 지역에 사는 악당들을 만나 고통을 겪는 설정의 호러들은 이미 수십편이나 있었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설정을 확 비틀어 줍니다..
악당패거리가 여행을 즐기는 커플을 습격해서 잡아놨는데, 알고 보니 이 커플 중의 남자는 고통과 살육을 즐기는 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은 일단 그 자체로 흥미롭습니다.. 영화의 처음 시작부터 피해자인 한 여성의 모습과 제목 이후 이어지는 커플들의 대화에서 이미 관객들은 그의 정체를 대강 짐작할 수 있지요.. 그 다음부터 관객들은 롤러코스터의 레일을 따라가듯 사이코패스의 살육을 즐기면 될 뿐입니다..
루크 에반스가 연기했던 미친놈은 상당히 괜찮은 캐릭터입니다.. 자칫 평범한 캐릭터일 수도 있었는데 루크 에반스의 연기력은 그보다는 더 높은 수준의 미친놈을 보여주지요.. 특히 엠마를 납치해서 자신과 동화되도록 만드는 모습이 꽤 인상적입니다.. 후속편이 나와도 괜찮을 캐릭터에요.. 무엇보다 수줍게 허물을 벗고 속살을 드러내던 순간의 모습은 정말 멋졌어요!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는 그에게 납치되었던 엠마였습니다.. 납치되었다가 풀려나지만 결국 살인마에게 다시 희생당하는 여성 캐릭터들은 흔히 있습니다.. 그러나 이 캐릭터 역시 기존의 클리셰를 확 비틀어서 다른 모습으로 보여줍니다..
좀도둑 패거리들의 손가락을 꺾고 후려치고 도망치던 장면이나 악당들에게 시니컬한 대사들을 날리는 모습들도 좋더군요.. 결정적으로 주인공인 사이코패스의 감성을 닮아가는 모습도 괜찮았고요..
반면에 아쉬운 면도 꽤 있었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슬래셔 고어물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고어가 약해지면서 액션영화의 분위기로 변하는 부분이 가장 아쉽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하드고어한 슬래셔 영화였다면 호러팬들의 지지가 더 강했을 텐데 말이죠..
특히 엔딩부분에서 슬로우비디오로 보여지던 장면은 좀 겉멋처럼 보여서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ㅋㅋ
슬래셔와 액션, 두 장르 사이에서 길을 잃지만 않았어도 이 영화의 완성도는 훨씬 높았을 듯싶어요..
이 영화가 흥행한다면 속편이 나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루크 에반스와 엠마역으로 나왔던 아델라이드 클레멘스가 다시 만나서 함께 살육을 벌이는 내용이라면 봐 줄 용의도 있습니다..
다만 후속편에서는 장르의 노선을 확실하게 슬래셔나 고어로 잡아줬으면 합니다..
Pilg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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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에 아예 둘이서 마지막 악당을 확실하게 발라내줬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엠마와의 관계는 나름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일텐데 저는 편집이 좀 아쉬웠어요.
좀 더 잘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