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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국 공포 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를 보았어요.

블루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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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집에서 혼자서 2011년에 개봉한 한국 공포 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개봉일이 2011년 6월 9일이네요. 약 5년 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한국 공포 영화들 중에서는 드물게 '아이돌'이라는 소재를 다룬 공포 영화입니다.

 

그래서 2011년 개봉 당시에는 당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나 중학생, 고등학생들도 적지 않은 관심을 가졌다고 하더군요.

 

또한 2011년 당시에 한국에서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자랑하던 걸그룹 티아라의 멤버인 함은정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티아라 팬층들에서도 이 영화를 기대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1시간 46분의 적당한 러닝 타임의 이 공포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공포 영화에 아이돌이라는 소재를 끌어온 것은 충분히 훌륭한 시도이지만 훌륭한 시도에는 어울리지 않는 아쉬움이 많이 존재하는 공포 영화"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메인 축을 담당하는 걸그룹 '핑크 돌즈'는 대중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적은 걸그룹입니다. 그런데 설정들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본다면 인기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한 마디로 요약을 하자면, 최악의 연예인 루머들을 다 안고 있는 걸그룹입니다. 팀의 리더인 '은주(함은정)'은 백댄서 출신에 다른 멤버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으며 비주얼을 담당하는 '아랑(최아라)'는 성형 중독에 빠져 있으며 보컬을 담당하는 '제니(진세연)'은 다한증 때문에 한약을 계속 복용하고 있는 상태이며 댄스를 담당하는 '신지(메이다니)'는 극 중에서 최고 인기를 달리고 있는 걸그룹 '퓨어'(실제 걸그룹 '애프터스쿨'이 카메오로 나왔더군요)의 전 연습생 출신입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사이가 굉장히 안 좋습니다. 서로 간에 아픈 곳을 다듬어야하는 멤버들끼리 오히려 갈등과 반목과 불화를 일삼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 제대로 된 팀워크가 이루어질 수가 있겠으며 어떻게 같이 마음을 모아서 일을 할 수가 있을까요?

 

 

그런 핑크 돌즈에게도 대박을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옵니다. 새로 이사한 소속사 건물을 청소하던 주인공 은주가 작중 시점으로 15년 전에 이 건물을 사용하다가 화재로 몰살당한 걸그룹의 노래인 '화이트'라는 곡을 발견하고 이 곡을 통해서 핑크 돌즈는 무명의 설움에서 벗어나서 최정상으로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개연성이 삐긋거리기 시작합니다. 소속사 대표가 메인 체제를 세우고 핑크 돌즈의 멤버들도 비정상적으로 메인의 자리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는 거예요. 뜨지 못했던 그룹이 곡 하나가 대박이 나서 대중들의 주목을 받는 시점에서는 각각의 멤버의 개성을 제대로 어필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요? 비주얼 담당은 비주얼 담당답게 화보 같은 쪽으로, 보컬 담당은 보컬 담당답게 노래 쪽으로 확실하게 나가거나...

 

 

아무튼 메인을 둘러싸고 기껏 사이가 좋아질 것처럼 보였던 핑크 돌즈의 멤버들은 다시 갈등과 반목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멤버들이 하나씩 하나씩 정체불명의 유령에 의해서 사고를 당하는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하지요. 그런데 얘네들은 고작 멤버 수가 4명이거든요? 1명만 사고를 당해서 빠져도 금방 티가 나는 마당에 소속사 대표는 계속해서 메인 체제를 고집하고 멤버들이 메인의 자리에 강한 집착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총 멤버 수가 4명이고 그 중에서 2명이 사고를 당해서 활동이 불가능한 마당에 메인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차라리 처음부터 솔로곡을 달라고 조르던가....

 

 

멤버들이 연속적으로 사고를 당하는 사건이 이어지는 주인공 은주는 15년 전에 나온 화이트 곡에 얽힌 진실과 저주를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진실은 화이트라는 노래에 숨겨져 있습니다. 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노래를 자르고 붙이고 뒤집어 돌려야 합니다. 여기에서 논리적으로 두 가지가 걸립니다.

 

 

첫째, 이 노래는 모든 사건의 원인이 된 비극이 일어나기 전에 만들어지지 않았나요? 그럼 어떻게 단서가 미리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지요? 둘째,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의 시간적인 배경이 이 영화가 개봉한 2011년이라고 가정한다면, 작중에서 15년 전이라면 1996년입니다. 1996년에 죽은 사람의 귀신치고는 2010년대의 디지털 문화에 지나치게 능숙한 것 같지 않습니까? 단서가 되는 플짤들은 도대체 어떻게 만든 거죠? 1990년대에 죽은 사람의 유령 역시 21세기에 공포를 주기 위해선 플짤을 만드는 기술이라도 배워야 하는 것일까요?

 

 

또한 이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아이돌 팬들에 대한 시선 역시 곱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도를 넘어선 사생팬들이야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이 영화는 모든 아이돌 팬들을 다 그런 식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앞뒤 논리도 안 따지는 좀비 떼처럼 묘사를 해놓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과연 아이돌이라는 소재에 대해서 애정이라도 있었던 것인지, 아이돌 팬덤의 주축이 되는 아이들에게 애정이라도 있는 것인지 궁금해지더군요.

 

 

스토리는 상당히 빠르게 전개됩니다. 그래서 지루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 전형적인 식사 요리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소재를 좀 더 수준 높게 다루었더라면 한국판 <블랙 스완>이 될 수도 있었을 터인데 참 아쉽습니다. 티아라 은정은 가끔 발성이 새는 것 빼고는 연기를 아예 못하지는 않더군요. 황우슬혜도 대사 치는 게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거 빼곤 무난했고요. 나머지 핑크 돌즈 멤버들은 많이 연기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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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학생 때 봤었는데 ㅋㅋ 무서웠던 기억이 있네요
22:41
1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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