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가장 재미있는 좀비영화] 새벽의 황당한 저주

많은 좀비영화가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좀비영화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Shaun Of The Dead)]예요.
사회에 나와 처음으로 뒷통수라는 것을 맞아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심란할때 여행이라는 이름을 빌려 잠시 캐나다로 현실도피 했거든요.
그때 홈스테이 하면서 새롭게 사귄 친구들과 많은 영화를 보았는데 그때 추천받아 본 영화가 [새벽의 황당한 저주] 입니다.
모든걸 진지하게 보던 그 때, 이 영화는 저에게 '그리 심각할 필요 없어' 라는 메세지를 던져 주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나와 세상. 그리고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지요.
(↑ 그리고 '사이몬 페그'라는 멋진 배우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Shaun Of The Dead'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좀비 시리즈의 거장인 조지 로메로의 3부작에서 모티브를 따왔지요.
쉴새없는 패러디와 오마주가 난무하여 쉴새없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도 못하고 꿈도 접어버린체 하루하루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전자제품 판매원인 숀은
직장에서도 무시받고, 친구의 뒤치닥거리를 하며, 여자친구의 눈치를 보고, 어머니를 모시며 하루하루 허탈하게 살아갑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의 어딘가와도 많이 닮아있죠. 그리고 그 때의 저랑도 많이 닮아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돌아 사람들을 먹는 끔찍한 좀비들이 나타났고 숀의 집에도 침입합니다.
무신경했던 숀은 그제서야 비로소 위기감을 느끼고, 살아 남기 위해 숀은 죽마고우인 애드와 어쩔 수 없이 좀비들과 싸우게 됩니다.
막상 싸우게 된다고 해도 무기가 없는 상태에서 달려드는 좀비를 향해 아끼는 LP판을 던지지 못하거나,
좀비로 변한 의붓아버지 하나 죽이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는데,
이런 인간적인 모습들은 특별한 능력이나 힘이 있는 다른 영화의 주인공들과 차별화를 두면서 영국식 코미디의 진수를 발휘하게 됩니다.
이들이 맨체스터에 진입하기 위해 좀비떼들 사이를 지나가며 좀비 흉내를 내는 장면은 단연최고입니다.
최신 미드 [워킹데드]에서 비슷한 장면이 코믹하게 연출되어 마니아 사이들에서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패러디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죠.
주인공 외 좀비들 역시 [새벽의 저주]에서 보았던 쇼킹한 뜀박질 실력과는 반대로 느려터진데다 공격력도 약하고 좀비답게 멍청합니다.
이런 캐릭터들이 만나 보여지는 우스꽝스러운 사투는 로메로의 영화들을 보신 분이라면 더더욱 배를 잡고 제대로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 개인적으로 제일 배잡고 웃은 장면!! ^^)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영화는 매스미디어와 현실. 그리고 사람 사이의 소통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집니다.
결국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영화는 결론을 내리지만, 현실과 닮아있으며 또 다름을 느끼며 묘한 생각들이 듭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이런 우리와 닮은 주인공들과 좀비들을 통해 현실과 사람에 대해 웃으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쓰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게 본지 오래되긴 오래되었나봅니다. 저도 조만간 다시봐야겠어요^_^)
한국에선 정식개봉을 거치지 않고 DVD로 출시되었고, 가끔씩 케이블에서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죽기전에 꼭 봐야 할 필견무비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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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둘이 나온 영화는 꼭꼭 챙겨봤네요



첨엔 몰랐는데.. 요즘 다시 보니 유명해진 배우들 많이 나오더라고요.
언제 봐도 흥겨운 영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