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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못생긴 여자로 살아가는 일.... (남자들은 한번쯤 읽어볼 ㅠㅠ)

본슨이제 본슨이제
7915 0 15

안녕하세요. 오래전부터 판을 봐왔지만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된 20대 초반의 여자입니다.


글이 제목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도무지 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보기도 했고, 세 시간 동안 하염없이 바다만 보며 고민했지만,


제 머리에서는아무런 답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의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객관적인지 주관적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읽어보시고 당신이 느껴진 그대로의 생각이 제게는 절실합니다.


최대한 노력하여 글을 쓰겠습니다. 문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은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저는 제가 예쁘다는 생각은 결단코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성에게 인기가 없었고부모님께도 예쁘지 못하다는 얘기를 직설적으로 들어왔기에


혼자 착각에 빠지는 기만은 전혀 없었습니다.




― 다만, 가끔은 예쁜 여자로 태어났다면 이 상황에서는 어떠했을까? 라는 생각은 가끔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중, 여고를 다닐 때 역시 주위에 저보다 예쁜 애들은 다수였고, 그녀들 주위에는 이성친구가 많았던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이 겪었던 일들을 들으며 잠시 부러워했을 뿐 제게는 그다지 중요한 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어렸던 것일까요. 아니면 너무 저만의 세상의 빠져 현실을 외면했기 때문일까요.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는 분명 날 좋아해줄 남자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견고했었습니다.

예쁜 외모를 타고난 그녀들에게도 나쁜 생각을 전혀 갖지 않았습니다.




예술적인 감각을 갖고 태어나는 아이나, 총명한 머리를 갖고 태어나는 아이처럼


그들은 외모적인 부분을 타고난 아이들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히 그것은 그들의 능력이라 생각했습니다. 즉 부러워한 적은 수없이 많으나, 시기하거나 미워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을 하고 사람들의 시선에 얼마나 외모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그리고 저의 외모가 그들에게 얼마나 형편없게 비춰지고 그로써 그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었는지를 알아버렸습니다.


그리고 저의 가치관은 조금씩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성격에 상관없이 외모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여 선입관을 가진 채로 상대방을 대하는 일은 현실에서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었습니다.



― 잘 씻지 않아 몸에서 악취가 나거나, 손톱정리가 깨끗하지 못한 것 등 몸가짐과는 다른 순전히 외모만의 기호로만 판단하는 일입니다. ―




저도 그저 일반적인 대학 신입생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캠퍼스 생활을 꿈꿨고, 설레는 연애와 좋아하던 과목에 따라 선택한 학업의 즐거움.


좀 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 준비를 하는 곳. 하물며 고등학교 때 하지 못했던 머리염색과


파마 그리고 화장을 비롯한 매일 입는 사복, 높은 하이힐까지. 그저 여학생이라면 생각할 만한 것들을 상상하며


입학했었습니다.



그러나 직면하게 되었던 현실은 냉혹하고 빨랐습니다.


눈을 마주친 후 허리를 숙여 큰소리로 인사해도 모른 척 지나가던 선배들이 예쁜 그녀들에게 먼저 다가가 이름을 물었던


현실의 첫경험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첫 날은 그저 저의 눈을 의심하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처음 가서 생경하기만 했던 술집. 그 공간에서 모두들 통성명을 하고 술잔을 들었지만,


저는 아무도 없는 테이블에 혼자 앉아 몰래 눈물을 훔쳤습니다.




못생겨서 서러웠던 것도, 예쁜 그녀들이 미웠던 것도, 날 이렇게 낳아주신 부모님을 원망한 것도 그날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들에게서 저를 분리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즈음 저는 애석하게도 ‘안구정화’라는 단어를 접했고,


제가 그들의 눈을 더럽혀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의 세계에서 독립을 결정했었습니다.



대학생활은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인사를 하고나와 학교에서 돌아올 때까지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일,


빵과 우유를 사서 화장실에서 5분 만에 먹는 일, 고개를 숙인 채 캠퍼스를 걷는 일, 동아리활동을 하지 않는 일,


단체과제의 의견과 내용은 문서로 제출하는 일,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내게 질문을 하지 않는 일.


모두 의연하게 해냈습니다. 



그녀들을 머릿속으로 시기하며 마음은 썩어 문드러져갔지만 내색하지 않았고, 그렇게 저는 빛나는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 부모님의 걱정은 친한 친구가 있다는 말과 고등학교 동창들과의 연락으로 가라앉혔습니다. ―




이런 저의 발목을 잡은 것은 취업이었습니다.


졸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면접을 우수하게 해내지는 못하였지만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부모님을 비롯하여 할머니, 주위 분들까지 모두 함께 기뻐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벅찬 가슴을 끌어안고 입사한 회사 역시


냉혹한 현실의 공간이었습니다. 대학과의 차이점은 돈을 내며 다니는가, 돈을 받으며 다니는가의 차이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그녀보다 세 배의 일을 했지만 대우받지 못했고, 무시당했습니다.


직접적인 외모폄하의 얘기를 마주한 채 들었고, 그들이 둘러앉아 얘기하는 시간조차 저는 일했지만 그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으며, 유사한 실수를 하더라도 저만 혼나는 그런 상황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제가 경쟁하여 쟁취한 그 자리를 예쁜 아이에게서 빼앗은 것이라는 뉘앙스로 얘기하시던 분까지 계셨습니다.




중학교 2학년 폐렴을 앓았던 때 한번 했던 이후로 하지 않던 토를 이틀에 한번 꼴로 했고, 체중이 감소했으며,


편두통이 생겼습니다. 엄마께서 변기를 붙잡고 있는 저의 등을 두드려 주시며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물으셨고,


저는 일이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딱 4개월 버티고 그만두었습니다.



사직을 한지 약 한 달이 되어갑니다. 집에는 빚이 있고, 아빠께서는 일용직으로 일하시고,


엄마께서는 식당에서 일하십니다. 


과거 제게 있어 가난은 난제가 아니었는데, 직업을 이렇게 잃자 빚내가며 저를 공부시켜주신 부모님께 너무나


죄스러워 이제 가난은 가장 크고 무거운 문제가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적, 혼자 방에서 울다 지쳐 엄마께 왜 날 이렇게 낳았냐고 윽박지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아마 엄마께서 제게 모진 말을 해주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엄마께서는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손목이 아파 보호대를 찬 팔로 눈을 훔치시며 제게 “엄마가 미안해.” 라는 말씀만 반복하셨습니다. 서러웠습니다.


그리고 혼란스러웠습니다. 


정말 제게 사과해야할 사람이 엄마인 것인지, 자식을 훌륭한 외모로 낳아주지 못했다는 것이


이렇게 사과해야할 일인 것인지. 지금도 생각하면 정말이지...... 온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불과 며칠 전 아빠께서 팔에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연고를 발라드리는데 치받는 눈물을 참지 못해 울어버렸습니다.


울음 때문인지, 죄책감 때문인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빠께서는 제게 “니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구의 잘못일까요. 누구의, 무엇의 잘못일까요.



저는 타인들에게 비춰진 것 보다 비춰지지 않은 단점이 더 많습니다. 옷을 입어 가려져있는 곳은 피부병이 심합니다.


오래전부터 약을 복용해왔고, 아마 지속적으로 먹어야 할 것입니다. 타인들은 저의 이런 감춰진 단점은 보기도 전에,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저를 밀어내었습니다.




그렇기에 결혼이나 이성 친구 같은 높은 하늘은 올려다볼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다른 20대의 청춘을 살아가는 평범한 여자의 삶 역시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제게는 직업은 너무나도 필요합니다. 제겐 짊어져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저는 돈을 벌어야 합니다.


저는 그저 눈앞이 하얗습니다. 전공을 바꿔볼까 생각해봤지만 빚이 너무 많아지고, 성형외과를 갈까도 생각해봤지만


피부병 때문에 가능할지 의심되기도 합니다. 답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당장에 정신과라도 가볼까 했지만,


전 아마 의사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울기만 할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친한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친구가 힘내라고 말했지만, 저는 너무 많은 일을 겪어 완전히 비뚤어져 버린 것인지 친구가 위선자로 느껴졌습니다.


친구는 평생을 살아도 제 외모로 단 한 시간도 살지 않을 텐데, 제게 이해하는 척 용기를 북돋아주는 일은


위선으로만 보였습니다. 후엔 친구를 위선자로 치부해버릴 만큼 변해버린 것인가 하는 회의감마저 들었습니다.




이렇듯 점점 암담해져만 가는 제게 어떤 말이든 부탁드립니다.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울음과 분노 속에서 글을 쓰느라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갔습니다.


이어짐이 매끄럽지 못한 점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네이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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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판춘문예깉은데요....
진짜라면 딩사자가 피해의식이 심한듯한
10:25
14.03.18.
profile image
....
차별을 당하지 않아본 저희가 뭘 알 수 있을까요... ㅠㅠ 피해의식이라고 치부해 버리긴 좀 그런 것 같네요
14:08
14.03.18.
profile image 2등

주변에서 그렇다니 안타깝네요... 저희회사엔 솔직히 예쁘지 않는 분들이 더 많은데 그닥 차별하거나 그렇친 않는데...

좀더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갖는게 중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11:15
14.03.18.
profile image
진스
예쁘지 않은 수준을 넘어서... 못생겨서 좀 멀리하게 되는 인상이 아닐까 싶네요. 저도 남자로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알게 모르게 차별하던 부분이 있던 것 같아 글 읽고 맘이 좀 씁쓸하더라구요
14:10
14.03.18.
포인트팡팡녀!
본슨이제
축하해~! 본슨이제님은 50포인트에 당첨되셨어 ㅋㅋㅋ 활동 많이 해 +_+
14:10
14.03.18.
profile image 3등

글의 진위 여부를 떠나 외모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겠습니다만 그게 선입견이 되어 다른 쪽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온당치 않은 일인데, 우리 사회에선 흔하디 흔한 일이죠. 연애문제의 영역이라면야 솔직히 정말 개인 나름이니 외모에 구애받지 마셔라 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위선일 뿐이지만, 적어도 위에 언급된 것 처럼 외모 때문에 일에서도 차별받는 건 있어선 안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외모 때문에 늘 부려먹는 사람 따로, 챙겨주는 사람 따로 있는 꼬라지를 하도 많이 봐서 말이죠) 뭐, 키 작은 사람을 '루저'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세상입니다. 자기 노력으로 얻은 결과가 아니라 그저 운 또는 부모 잘 만나 얻은 것들을 창피한 줄도 모른 채 '위너'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세상인데, 위선이고 나발이고간에 힘 내서 모질게 사시라고 할 수 밖에 없어요. 힘내서 살지 않으면 어떡할 건데요.

11:37
14.03.18.
profile image
EST
동감하는 내용을 많이 적어주셨네요. 그런데 불합리한 세상의 풍토 때문에 피해를 받는 사람보고 '어쩔 수 없잖아 힘내' 라고만 해준다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잘못된 건 바로 잡기위해서 서로 노력해야지요.
14:22
14.03.18.
profile image
본슨이제
사실은 조금 진지하게 덧글 적으면서도 주저하게 돼요. 제가 쓴 이야기는 자칫 '자살할 용기로 세상과 맞서라'따위의 뉘앙스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르기 때문에.
14:30
14.03.18.
profile image

그 잘생겼다는 원빈도 내성적인 성격때문에 집에만 있는다는데

외모보다 그냥 성격탓

12:45
14.03.18.
profile image
빈스과랄디
내성적인 성격때문에 집에 있는 원빈이랑 세상의 차가운 시선과 조롱때문에 성격이 소극적이고 어두워 진거랑은 차이가 있는 것 같네요 ㅠㅠ
14:23
14.03.18.
profile image

외모가 호감이 가면 초반에는 이익을 보긴 하죠. 하지만 못생긴 건 익숙해져요. 

나이 스물이 될 동안 그것을 인정하고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성격이나 그 외 강점을 살린다면 그것 또한 매력입니다.

잘생기고 성격파탄자인 사람과, 못생겼지만 성격 좋은 사람 중에 후자가 호감형입니다. 

15:52
14.03.18.
휴휴휴휴

정신과 말고 성형외과를 가세요.

그냥 쓰는게 아니고

렛미인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듯이...

못생겻다면 평범한 여자까지라도 될수있께 성형하세요.

...

이사회가 그렇다면 이 사회를 따라가는게 맞는듯해여..

이뻐지라는 말이아니예요.  보편적인 사람이 되어 자신감도 찾으시라는거지..


11:05
1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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