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타: 배틀 엔젤 - 4DX with 스크린X] 간략후기
- jimmani
- 2593
- 10
오늘 개봉한 <알리타: 배틀 엔젤>을 어쩌다 보니 벌써 세 번째로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일반 3D, 아이맥스 3D에 이어 오늘은 4DX with 스크린X 포맷으로 관람했는데,
3D 효과가 워낙 뛰어난 영화이다 보니 2D로 보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으나
4DX와 스크린X가 적절하게 결합된 포맷이 연출하는 현실감은 그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었습니다.
이쯤 되면 이 영화는 거를 포맷이 없는 수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1. 3면 스크린이 창이 되어 26세기 미래세계로 안내한다
<알리타: 배틀 엔젤>은 공중도시 '자렘'의 시점에서 지상의 고철도시를 내려다보는 첫 장면부터
(특히 3D로 보면) 압도되는 느낌의 스케일을 실감나게 전달하는데, 스크린X 버전의 경우 2D이긴 하나
3면 스크린이 하나로 이어져 같은 장면을 더 넓은 시야에서 연출하여 이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어딘가 도태됐으면서도 광활한 26세기 미래세계를 내려다 보는 화면이 3면 스크린으로 펼쳐지니
스크린은 마치 창처럼 느껴지고, 그 창 너머에 있는 미래세계로 고스란히 착지하는 느낌을 가져다 줍니다.
오프닝에서부터 스크린X 효과가 영화의 스펙터클에 대해서 매우 좋은 인상을 전해 줍니다.
비슷한 규모로 세계를 넓게 조망하는 엔딩 부분에서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고요.
스크린X가 전하는 미래세계의 또 다른 인상적인 풍경은 주인공 알리타(로사 살라자르)의 기억 속 장면입니다.
기억을 잃은 알리타가 문득문득 자신이 경험했던 과거 속 장면으로 몰입하게 되는데,
달 표면에서 펼쳐지는 무중력 상태의 지상전, 공중도시와 고철도시 사이에서 펼쳐지는 공중전,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간에서의 훈련 장면 등 알리타의 과거가 등장하는 매 장면마다 스크린X 효과가 연출됩니다.
이 장면들은 알리타의 실체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액션의 규모도 현재의 그것에 비해 훨씬 큰 편인데,
스크린X 효과에 힘입어 보여지는 풍경의 규모감 또한 확연하게 차별화되어 보는 이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합니다.
알리타가 만났던 과거의 세계와 만나고 있는 현재의 세계가 스크린X 효과에 힘입어 현장감을 한껏 획득합니다.
2. 4DX와 스크린X의 합작이 만들어내는 알리타의 파워 액션
영화가 시작한 후 그리 오래 가지 않아 알리타는 자신의 신체적 능력을 무의식적으로 자각하기 시작합니다.
최첨단 병기인 알리타의 액션은 우월한 신체 능력에 기갑술을 기반으로 한 폭발적인 힘과 날렵함까지 자랑하는데,
이러한 알리타의 액션을 구현함에 있어 스크린X 효과는 드넓은 동선을, 4DX 효과는 강렬한 타격감을 담당하며
알리타가 펼치는 주요 액션 장면들에서의 쾌감을 관객들에게 실감나게 전달합니다.
골목에서 펼쳐지는 알리타의 첫번째 액션 장면에서는 좁은 공간을 쏜살같이 질주하는 알리타의 동선을
스크린X 3면 스크린이 처음부터 끝까지 쫓아가면서 공간의 크기와 캐릭터의 박력에서 오는 스릴감을 연출합니다.
강력한 적 그루위시카(재키 얼 헤일리)와 지하세계에서 맞붙는 액션 장면에서는 정면 스크린을 넘어
좌우 스크린으로까지 그루위시카의 촉수와 같은 무기(그라인드커터)가 뻗어나오는 가운데
그 속을 날쌔게 넘나드는 알리타의 동선 또한 3면 스크린을 종횡무진하여 짜릿한 스릴을 선사하고요.
한번 만난 적은 인정사정 없이 분질러(?) 버리는 알리타의 타격감 넘치는 액션은 4DX로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가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긴 하나 사이보그들 간의 싸움이라 액션의 강도는 상당히 높은 편인데,
알리타가 당하는 타격, 가하는 타격 모두 모션 체어를 통해 전달되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안마 효과'를 입증하고,
적을 사정없이 내리치면서 (피를 대신한) 화학 액체가 뿜어져 나올 때에는 친절하게 워터 효과도 연출됩니다.
적들의 공격으로 에어샷 효과가 귓등을 휙휙 지나가는 가운데 모션 체어로 가격의 느낌까지 전해져 올 때에는,
알리타라는 이름이 '알차게 리얼한 타격감'의 약자인가 보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3. 4DX와 스크린X의 결정적 진검승부, 모터볼 시퀀스
4DX와 스크린X 효과의 격돌이 가장 불꽃튀게 전개되는 장면을 꼽자면 역시 '모터볼' 경기 장면일 것입니다.
공을 쫓아 달려가는 속도전과 경쟁하는 선수들 간의 육탄전이 동시에 펼쳐지는 모터볼 경기 장면에서
스크린X 효과는 3면으로 확장된 스크린 위에 모터볼 트랙을 넓게 펼쳐놓아 관객을 경기장 한복판으로 안내합니다.
경기 장면이 모터볼 트랙 표면과 최대한 밀착되어 전개되기에, 넓으면서도 승부가 끝나기 전까진 벗어날 수 없는
모터볼 트랙의 긴박한 분위기가 3면 스크린을 통해 더 잘 와 닿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3면 스크린 위에 형성된 트랙 위를 달리는 선수들 또한 좌우, 정면 스크린을 넘나들며 질주하고
카메라 또한 그들을 따라 휘청거리며 트랙을 휘젓기에 웬만한 3D 영화 못지 않게 아찔한 현장감을 선사합니다.
알리타가 처음 출전한 모터볼 경기 장면에서는 특히 4DX와 스크린X 효과가 작정한 듯 휘몰아칩니다.
경기 시작 신호와 함께 스크린이 좌우로 확장되면서 동시에 4DX 효과 또한 시동을 거는 듯 본격적으로 연출되는데,
레이싱 장면에서 느낄 수 있는 스피드, 드리프트 같은 방향 전환 감각, 선수들 간에 충돌할 때의 타격감,
불꽃이 튈 때의 열기, 환경 효과인 바람과 안개 연출까지 더해져 대단히 입체적인 연출을 보여줍니다.
새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0년 전 영화 <아바타> 4DX를 처음 보면서 느꼈던 문화 충격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이처럼 다채로운 4DX 효과에 스크린X 효과까지 더해지니 2D로 영화를 보는 아쉬움은 더 이상 남지 않았습니다.
이 장면만 제대로 즐겨도 본전 생각 나지 않겠다 싶을 정도로 하이라이트로 꼽기 충분했습니다.
<알리타: 배틀 엔젤> 4DX와 스크린X 효과는 영화 전개가 그러한 만큼 시종일관 나타나는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특수 포맷 연출은 '얼마나 자주'보다 '얼마나 확실하게' 연출되느냐에 따라 그 성과가 기억되는데,
<알리타: 배틀 엔젤>의 4DX와 스크린X는 기대하는 장면에서 그 기대치를 채우고도 남는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영화라는 콘텐츠가 확실히 시청각 이외의 감각까지 충족시키는 게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라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4D로도 함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