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8
  • 쓰기
  • 검색

'타이타닉'이 망할 거라고 다들 예상했던 이유

golgo golgo
14384 15 18

LA 주재 일본 기자 사루와타리 유키의 칼럼을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https://toyokeizai.net/articles/-/625698

 

<아바타 2> 개봉 전에 <타이타닉> 한번 더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movie_image (1).jpg

 

<타이타닉>이 폭망할 게 뻔히 보였던 당시 사정
디카프리오는 대히트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심경이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이 세계 최초로 공개됬던 건 1997년 도쿄국제영화제, 전 세계에서 21억 달러 매출을 올리며, 당시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그 영화가 세상에 나온 지 꼭 사반세기가 지난 셈이다.


그 영화가 달성한 성과는 수두룩하다. 아카데미상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작품, 감독상 포함 11개 상을 받았다. 그 영화를 응원한 사람들이 많았던 덕분에,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 방송은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복 관람하는 사람도 많아서 북미 지역에서 10개월 가까이 극장 상영이 이어진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개봉 전에는 아무도 그럴 줄 예상 못했다. 제작 중 예산이 점점 불어나서, 결국에는 2억 달러 이상이라는 당시로선 사상 최고액이 들어간 영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movie_image (2).jpg


제작 중에도 온갖 트러블이


홍보비 등을 포함하면 만약 전 세계에서 4억 달러를 벌었다 해도 본전치기다. 게다가 전해진 정보로 봤을 때, 이 영화가 4억 달러 이상 벌 히트작이 될 줄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할리우드에는 제작 중에 트러블이 발생하거나, 개봉이 여러 차례 연기된 작품은 대체로 변변치 않은 영화로 여겨지는 풍조가 있다. <타이타닉>의 경우 재수 옴 붙은 요인이 잔뜩 있었던 것이다.


우선 (제작, 배급사) 20세기폭스는 거대 예산이 투입된 로맨스 영화라는 컨셉을 처음부터 달가워하지 않았다. 카메론과의 인간관계를 존중해 1억 달러까지라면 제작비를 내겠다며 오케이한 것이다. 카메론이 예산을 초과할 것은 뻔히 보였고, 이때부터 적자를 각오한 폭스는 조금이라도 손실을 줄이려고 다른 스튜디오를 파트너로 삼기로 생각한다.


거기에 끼어든 것이 파라마운트다. 하지만 파라마운트는 최대 6,500만 달러까지만 돈을 내겠다고 우겨댔다. 그 금액을 초과하면 전부 폭스가 내야 한다. 폭스는 그 조건을 받아들였고, 자신들은 해외 배급권을 유지한 채, 파라마운트에 북미 배급권을 넘기기로 동의한다. 파라마운트 입장에선 결과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거래였던 셈이다.

 

movie_image.jpg


스튜디오의 예측은 옳았고, 카메론은 촬영 기간이 채 절반도 안 지나간 사이에 이미 5천만 달러 이상의 예산을 써버렸다. 그래서 폭스의 영화 부문 수장 빌 메카닉은 멕시코에 마련된 촬영장(멕시코를 택한 건 인건비가 싸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을 방문해, 예산을 줄이기 위해 삭제했으면 하는 부분을 적은 2페이지짜리 종이 목록을 카메론에게 건넸다.


이를 본 카메론은 “내 영화를 자르고 싶으면 날 해고하시오. 다만 해고하려면 날 죽여야 할 거요.”라며 강경하게 나섰다. 메카닉은 그 리스트를 그대로 들고서 터덜터덜 LA로 돌아가야 했다.


그렇다고 카메론이 전혀 신경 쓰지 않은 건 아니었다. 남의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이 꺼림칙했던 카메론은 연출 개런티를 받지 않겠다고 나섰다. (각본가로서의 개런티는 받았다.)


그렇게 스튜디오와 카메론이 충돌하는 사이에, 촬영 현장에서도 안 좋은 일들이 벌어졌다. 스턴트맨이 여럿 부상당하고, 하루 동안의 진행될 일이 터무니없이 길어지거나, 카메론이 늘 화를 내고 있다는 정보가, 오늘날 같은 인터넷 사회가 아니었음에도 흘러나와서 미디어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이다. <타이타닉>의 제작 상황은 멀리서 보는 이들에겐 말 그대로 침몰하는 커다란 배였다.

 

movie_image (5).jpg


원래 예정된 개봉일에 완성하지 못했다.


충돌은 폭스와 파라마운트 사이에도 벌어졌다. 예를 들어 편집 작업을 위한 스태프가 더 필요해지자, 그 비용을 어느 쪽이 내는지를 놓고 옥신각신했다. 당초 결정된 7월 2일 개봉일까지 완성이 더뎌지자, 연기된 개봉일은 언제로 하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폭스는 8월 중순을 원했지만, 미국은 그 시기에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이 끝날 무렵이라서 맞질 않아 파라마운트가 반대. 파라마운트는 추수감사절 시기를 제안했지만, 폭스는 그 시기에 다른 작품이 있어서 자사 작품과의 경쟁할 순 없다며 반대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12월 19일로 결정됐는데 해외 배급권을 가진 폭스는 도쿄국제영화제에 출품함으로써 파라마운트보다 먼저 <타이타닉>을 공개했다.


다만 도쿄국제영화제는 전 세계 주요 언론사와 기자가 모일 만한 주목도 높은 영화제라고 하긴 힘들어서, 영화의 완성도가 어떨지는 개봉 전까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드디어 개봉 날이 되어 멋지게 박스오피스 1위. 게다가 4월 초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켜냈다. 그야말로 경사 중의 경사였다.

 

movie_image (4).jpg


하지만 주연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갑자기 최고의 스타가 된 것에 복잡한 심경이었던 것 같다. “내 얼굴이 열쇠고리가 된 걸 보는 게 익숙해지지 않는다.”라며 당시 그는 드물게 진행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보통은 기세를 몰아서 바로 다음 작품에 나와 인기를 유지하기 마련이지만, <타이타닉> 개봉 후 2년 이상 지나서 비교적 작은 영화 <비치>로 스크린에 돌아온 점도 디카프리오다운 일이다(그 사이에 <타이타닉> 개봉 전에 찍은 <아이언 마스크> <셀러브리티>가 개봉되었다.)


원래 디카프리오는 <타이타닉> 출연을 크게 내켜 하지 않았다. 잭 도슨이라는 캐릭터에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모양이다. 한편 케이트 윈슬렛은 로즈 역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당신의 로즈로부터”라고 적힌 카드와 함께 한 송이 장미를 카메론에게 보내 어필했다. 


그런 윈슬렛도 촬영장에서 카메론이 보인 태도에 질렸던 것으로 보도되었지만,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았을지도 모른다. 윈슬렛은 올해 12월에 개봉하는 <아바타: 물의 길>에서 다시금 카메론과 작업했기 때문이다. 


<아바타> 속편인 <물의 길>도 제작이 발표되고 공개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카메론의 경우 그게 꼭 나쁜 징후라고 할 수 없다는 걸 이미 다들 알고 있다. 올겨울 카메론은 그의 로즈와 함께 다시금 기록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

 

golgo golgo
90 Lv. 4051165/4500000P


익스트림무비 스탭
영화, 영상물 번역 / 블루레이, DVD 제작
영화 관련 보도자료 환영합니다 email: cbtblue@naver.com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15

  • 해질녘
    해질녘
  • 결말은No
    결말은No
  • 클로니
    클로니
  • 피아노걸
    피아노걸

  • miniRUA
  • 핑크팬더
    핑크팬더
  • 팔슈름예거
    팔슈름예거
  • 천둥의신
    천둥의신
  • 게리영만
    게리영만

  • 화이트라뗴

  • 섭스

  • 엄마손

  • 도곡리
  • 세입자
    세입자
  • 옵티머스프라임
    옵티머스프라임

댓글 18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저때만 해도 독불장군이었던 카메론 스타일이 아바타 때부터 많이 유해졌다고 들었네요.. ㅎ
13:24
22.10.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옵티머스프라임
타이타닉 때 소문 흉흉했던 건 한국 언론사들도 많이 전하고 그랬죠.
13:30
22.10.16.
profile image 2등
셀레디온 타이타닉 ost 카메론 감독님이 싫어하셨다는 소리가 있었는데 대박이 났죠ㅎ
14:08
22.10.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세입자
그 노래 참 지겹게 들었습니다. 당시에
14:24
22.10.16.
profile image 3등
타이타닉 재개봉 할 수 있다는것도 어디선가 본것같은데
큰 스크린으로 보고싶네요
14:44
22.10.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오렌지붕
개봉 30주년 땐 무조건 할 거 같네요
14:59
22.10.16.
profile image
해고하려면 날 죽여라 ㄷㄷ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 잘 읽었습니다! 번역 수고하심에 깊이 감사드려요~!!
17:01
22.10.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핑크팬더
감사합니다. 대단한 감독이죠.
17:04
22.10.16.
profile image
타이타닉 재개봉 했었는데요 그때 뱃지도 줬어요 또 할것같긴한데요 어디선가 봤는데 레오는 타이타닉을 다시본적없다고 하더라구요
22:16
22.10.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피아노걸
본인 최고 히트작인데 안 좋아하는군요.ㅎ
22:16
22.10.16.

IMAX 필수 감상 필수죠.
이명작을 TV로 한번 봤다가 급후회한적이 있었죠.

08:15
22.10.17.
2012년도였나? CGV에서 재개봉 이벤트로 1998년 타이타닉 개봉 당시 영화 티켓 가져오면 공짜로 보여주는 마케팅을 진행했었어요 이게 웬 떡이냐 하고 98년 티켓을 들고 가니 CGV 알바생의 표정에서 ’이걸 진짜 들고 오는 사람이 있네?? 하는 당혹감이 보이더라구요
22:45
22.10.17.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맥도숙
와... 재밌는 경험이었겠어요.
22:51
22.10.17.
profile image
전 솔직히 아바타도 망할줄...;;; 생각해 보면 이 감독은 모두가 망할거라는 기대감을 보란듯이 깨부수는데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부디 아바타 시리즈가 그런 전철을 밟아(?)주길 바랍니다.
03:08
22.10.18.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아믈랭
아바타도 공백기 너무 긴 상태에서 나와서 많이 불안했었죠
07:56
22.10.18.
타이타닉을 만들려고 제작한 영화가 아놀드옹의 트루라이즈라던데 맞나요?이영화도 흥행했었죠
18:26
22.12.14.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모르는 이야기] GV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11 익무노예 익무노예 4일 전10:54 1729
HOT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 2 Sonachine Sonachine 19분 전21:56 138
HOT 발 좋아하는 어느 감독님 3 golgo golgo 1시간 전21:03 509
HOT 시드니 스위니 후왓웨어 3월호 풀화보 1 NeoSun NeoSun 2시간 전19:43 577
HOT <나의 올드 오크>를 보고 나서 (스포 O) - 켄 로치 감... 5 톰행크스 톰행크스 2시간 전19:39 199
HOT 소니 회장,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시리즈를 살렸다 1 카란 카란 2시간 전19:33 575
HOT [별빛우주재개봉관] '칠드런 오브 맨' 안 본 눈 ... 4 콘택트 콘택트 3시간 전19:15 459
HOT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IT 개발자 대접 7 totalrecall 3시간 전19:15 538
HOT 밀리 바비 브라운, 영화 안 본다 “그렇게 오래 앉아있을 수 ... 4 카란 카란 3시간 전19:11 748
HOT 커스틴 던스트, ‘스파이더맨 키스’ 촬영은 비참했다 2 카란 카란 3시간 전18:39 929
HOT (스포) 아리 애스터 '에딩턴' 촬영지 주민이 밝힌... 3 NeoSun NeoSun 4시간 전17:54 929
HOT '듄 파트 2' 뉴 세트장 샷 / 빌뇌브 감독 13살때 ... 4 NeoSun NeoSun 4시간 전17:38 1003
HOT 넷플릭스 '삼체' 시리즈 투입예산 - 넷플릭스 사... 4 NeoSun NeoSun 4시간 전17:25 1190
HOT 영국판 드림 '홈리스 월드컵' 평가 좋네요. 3 golgo golgo 5시간 전16:27 694
HOT 파묘가 해외서도 통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인니 이어 베트... 2 시작 시작 5시간 전16:19 1343
HOT 임시완, 길복순 스핀오프 [사마귀]로 킬러 변신 4 시작 시작 6시간 전16:15 2167
HOT 원표 주연 '기문둔갑' 국내 포스터, 예고편 3 golgo golgo 6시간 전16:13 942
HOT '극장판 스파이 패밀리' 관객 20만 돌파 1 golgo golgo 6시간 전16:06 625
HOT 패스트 라이브즈 - 초간단 후기 3 소설가 소설가 6시간 전15:37 585
HOT 일본 시부야 타워레코드에서 열린 비욘세 사인회 2 카란 카란 6시간 전15:23 708
HOT '오멘: 저주의 시작' 해외 호평 반응들 10 golgo golgo 8시간 전13:57 1790
1130511
image
Sonachine Sonachine 19분 전21:56 138
1130510
normal
totalrecall 25분 전21:50 155
1130509
image
Sonachine Sonachine 31분 전21:44 95
1130508
image
golgo golgo 32분 전21:43 220
1130507
image
카란 카란 47분 전21:28 261
1130506
image
샌드맨33 50분 전21:25 162
1130505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21:03 509
1130504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20:59 228
1130503
image
토루크막토 1시간 전20:53 255
1130502
image
e260 e260 1시간 전20:51 135
1130501
image
e260 e260 1시간 전20:51 197
1130500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9:43 577
1130499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2시간 전19:39 199
1130498
image
카란 카란 2시간 전19:33 575
1130497
normal
미래영화감독 2시간 전19:33 260
1130496
image
콘택트 콘택트 3시간 전19:15 459
1130495
image
totalrecall 3시간 전19:15 538
1130494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19:11 748
1130493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18:56 566
1130492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18:39 929
1130491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8:03 390
1130490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7:54 929
1130489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7:38 1003
1130488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7:25 1190
1130487
image
락스퍼국제영화제 락스퍼국제영화제 5시간 전17:12 202
1130486
normal
하늘위로 5시간 전16:32 520
1130485
image
golgo golgo 5시간 전16:27 694
1130484
normal
시작 시작 5시간 전16:19 1343
1130483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16:17 703
1130482
image
시작 시작 6시간 전16:15 2167
1130481
image
golgo golgo 6시간 전16:13 942
1130480
image
golgo golgo 6시간 전16:06 625
1130479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6:02 329
1130478
image
영화에도른자 6시간 전15:57 1050
1130477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5:53 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