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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들어 국제수사 (2020) 애매하다

배우들 퀄리티도 좋고, 각본도 스피디하고 촘촘하게 잘 만들어졌고, 그런데 영화가 

뭔가 느슨하다. 김빠진 탄산음료처럼. 쏴하고 콕 콕 찌르는 그런 짜릿함이 없다. 

 

왜일까 생각해 본다. 

어느 사람 좋은 경찰이 친구 사기에 걸려 빚으로 허덕인다. 집에 돌아오면 아내의 바가지, 어린 딸의 투정에 시달린다. 

그런데 이 경찰의 괴로운 생활이 어딘가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줄거리 상 이런 거야 하고 느껴지는 정도? 그는 가족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여행을 간다. 

그리고 자기에게 사기친 친구를 거기서 만나게 된다.

전형적인 히치콕 스타일 전개다. 평범한 소시민이 엄청난 음모 속에 휘말려들어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사건의 핵심에 육박해들어간다는 이야기.

하지만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찔한 스피드와 손에 땀을 쥐는 짜릿함이 필수다. 이 영화에는 아찔한 스피드는 있지만,

짜릿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캐릭터 구축이 문제인가? 범죄도시 마동석은 캐릭터가 확실했다. 이 영화에서 곽도원은 

정많은 시골경찰 그 이상이 느껴지지 않았다. 생활감이 문제인가? 범죄도시같은 경우,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의 현장감, 생활감이 잘 표현되었다. 

이 영화에서 필리핀 한인사회가 뚜렷한 생활감, 현장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기교의 문제인가? 이 영화는 무난한 스피드가 느껴지지만,

관객들의 뒷통수를 치는 그 현란함이 없다. 애매하다. 

 

구 일본군이 숨겨놓은 금괴를 찾아가는 것이 주 줄거리인데, 구 일본군이 숨겨놓은 금괴라는 것이 너무 와닿지 않는 이야기다. 

그 금괴에 대해 주인공의 친구와 악당은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이것이 잘 안 나온다. 이 과정이 잘 묘사되어야 사람들이 금괴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나타날 텐데.

"친구가 엄청 고생하며 구르고 굴러 금괴 정보를 알아냈는데, 주인공이 이걸 찾아나선다" 와 "밑도 끝도 없이 친구가 나타나서 금괴정보가 있으니 찾으러 가자 해서 찾으러 간다"와 비교해 보라. 몰입도가 엄청 차이가 날 것이다. 영화 처음에 친구 역을 맡은 김상호가 인디애나 존스처럼 엄청 구르고 죽을 고비를 넘긴 다음

보물 위치를 찾아 좋아하는데, 갑자기 필리핀 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으로 가는 식으로 코믹하고 스릴 넘치게 집어넣었으면 어쨌을까?

 

악당이 너무 약하게 나온다. 몬스터라는 영화에서 악당 이민기는 초인간이라고 할 만한 잔인한 연쇄살인범으로 나온다. 저런 잔인한 괴물과 

지적장애인 소녀가 어떻게 싸워 이겨 하고 관객들이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러니까 지적장애인 소녀가 이민기를 추격하는 줄거리가 확 산다.

관객들이 몰입하기 때문이다. 그 소녀가 이민기 목덜미를 붙잡고 옴팡지게 달라붙어 기어이 목졸라 죽이고야 말 때, 관객들은 후련함을 느낀다. 

이 영화에서도 악당이 무슨 초인간같은 잔인한 존재로 나왔다면 어쨌을까? 사람 좋아서 늘 사기만 당하는 시골 일개 경찰이 이 악당을 

추격하고 깡으로 기어이 죽이고야 마는 식으로 갔다면? 관객들이 더 몰입하지 않았을까? 이 영화에서, 악당은 카리스마 없는 그냥 찌질이다. 

살인 저지르고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도망온 살인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잔가지를 쳐야 할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필리핀 경찰이나 필리핀 여자가 나오는 장면이 그랬다는 느낌이 든다.

 

분명 이것저것 고려해서 아주 잘 만들었는데, 혀를 톡 쏘는 탄산수같은 그런 짜릿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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