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공포영화 <온다> 후기
나카시마 테츠야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스타일을 가진 영화감독입니다.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같은 독창적인 연출을 보여준 2004년작 <불량 공주 모모코>로 주목을 받았고,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2006>, <고백, 2010>, <갈증, 2014> 등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과 작품성은 물론이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뭐 어쨌든 예측불허의 스토리텔링과 독창적인 비주얼의 미학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매니아층이 형성되었고, 동시에 이야기든 영상이든 늘 남이 보여주는 것 그 이상을 보여주고 싶은 듯 항상 더 멀리 더 많이 보여주기 때문에 과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감독입니다. 테츠야 감독의 영화는 솔직히 늘 과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테츠야 감독 영화의 매력입니다.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역시 테츠야 감독이구나!!!"
이 문장 안에 여러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2015년 일본 호러소설대상을 받은 호러소설<보기왕이 온다>라는 작품에 테츠야의 상상력을 더해 재탄생된 이 작품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젊은 부부와 직장인들의 심리를 꿰뚫는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끌어내고 탄탄한 드라마를 만들어갑니다. -
그 속에서 1차원적인 공포감보다는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건드림으로 인해 파생되는 두려움이나 공포를 다뤄냅니다. 여기에 테츠야 스타일의 극강의 비주얼과 사운드 그리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스토리로 쫄깃하게 풀어나가며 이 영화에서도 특유의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며, 무한반전의 끝판왕이 자신임을 다시 한번 증명합니다.
문제는 반전이 반복되면 반전이 반전이 아니게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가득이나 영화의 어떤 부분 하나 차분하지 않고 요란한데, 반전까지 계속 반복되니 중후반까지는 아주 흥미롭다가도 그 뒤로 부터는 반전이 무디게 느껴집니다. 끝으로 가면서 더 반전이 탄력을 받아야 인상깊은 피날레로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것인데 이 부분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화의 맥락과는 조금 멀게 느껴지기도 하는 피날레는 저는 이것을 테츠야의 장난질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장난질이 좋았습니다. 황당하지만 계속 보게 만들고 눈과 귀를 끌어들이는 힘과 재미가 있습니다. 어느 감독이 이런 피날레를 이렇게 뚝심있게 자신의 스타일로 마무리지을 수 있을까요? 테츠야니까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통통튀며 생동감있고 이를 소화해낸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특히 이와이 슌지 감독의 <립반윙클의 신부>에서 주연을 맡았던 쿠로키 하루가 착한 얼굴로 소름끼치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이에 반해 고마츠 나나는 평이했고, 마츠 다카코는 <고백>에서의 선생님 캐릭터 연기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습니다.
<온다>는 모두가 다 좋아할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밖에 없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갖추고 있는 작품으로 전작들 만큼은 아니지만 마치 화려한 뮤직비디오를 연상케하는 극강의 영상미와 사운드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합니다. 문제는 러닝타임 내내 너무 현란하다보니 피로감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영상의 과잉, 사운드의 과잉, 이야기의 과잉.. 이 과잉으로 가득찬 기미테가 필수적으로 필요해보이는 이 영화는 바로 이 맛에 보는 것입니다. 나카시마 테츠야 작품의 포인트가 바로 '과잉의 미학'입니다. 기빨리면서 보는 것이죠. 유일무이한 스타일을 갖춘 독창적인 공포스릴러를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온다>에서 가장 기억남는 장면은 뭐니뭐니 해도 '오므라이스 송'입니다. 저도 오므라이스 나라에 가고 싶어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고개를 끄덕!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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